제네바 모터쇼는 전시장의 규모는 작지만 여느 모터쇼보다 많은 월드프리미어가 공개된다. 또 콘셉트카보다 양산차의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특히 이번에는 약 100여 차종 이상의 신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 2014 제네바 모터쇼 전경(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친환경적을 앞세운 소형차나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차도 많았다. 또 슈퍼카 브랜드나 튜닝 브랜드의 경쟁도 치열했다. 

2014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신차 중 우수한 성능이나 괄목 할 만한 특징을 갖추고도 현재까지 국내 출시 계획이 없는 신차를 살펴봤다.

◆ 르노 신형 트윙고, 소형차의 새바람

트윙고(Twingo)는 세대 변화를 겪으며 완전히 다른 차가 됐다. 기존에 비해 월등히 예쁘고 귀엽고 고급스럽게 변한것 뿐이 아니다. 소형차 상식을 완전히 넘어섰다. 메르세데스-벤츠 덕분이다. 신형 트윙고는 차세대 스마트 포포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엔진이 트렁크 밑바닥에 위치했다. 그리고 후륜구동이다. RR(리어엔진 뒷바퀴굴림)이라는 면에선 포르쉐와 비슷하다. 이를 통해 얻는 장점도 포르쉐와 비슷하다. 실내 공간이 넓어졌고 스티어링의 반응이 향상됐다고 한다. 또 회전반경이 크게 좁아졌다.

▲ 르노 트윙고(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스마트 포투의 경우 국내에서 경차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트윙고는 국내 경차 규격을 살짝 넘어선다. 국내 경차 규격은 길이 3600mm, 너비 1600mm, 높이 2000mm, 배기량 1000cc 미만이다. 트윙고는 배기량은 부합하는 반면 길이 3590mm, 너비 1640mm, 높이 1550mm로 너비에서 40mm 규격을 초과한다.

▲ 르노 트윙고(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경차 구입에 인색한 국내 소비자들이 경차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차급 소형차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뻔하다. 2004년 기아차 모닝이 출시됐을 때도 배기량이 당시 규격(800cc)을 초과해 경차 혜택을 받지 못했고 판매는 저조했다. 이후 경차 혜택이 완화되면서 판매는 급물살을 탔다.

▲ 르노 트윙고(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르노삼성차 관계자들도 이번 모터쇼에서 신형 트윙고를 유심있게 살폈다. 소형차는 분명 판매를 끌어올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 때문에 여러 방법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 닛산 콰시콰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SUV

유럽 어느 국가를 가더라도 닛산 콰시콰이(Qushqui)를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정말 많다. 콰시콰이는 지난해 유럽에서 20만1722대나 팔렸다. 전체 자동차 판매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고 SUV 중에서는 가장 많이 팔렸다. 두번째로 많이 팔린 SUV인 폭스바겐 티구안(14만2523대)과 격차도 꽤 크다. 독주를 하고 있는 셈이다.

▲ 닛산 콰시콰이(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콰시콰이가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유럽에서 디자인과 생산을 전담해 현지 고객의 취향이 더 원활하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뛰어난 효율성도 인기의 한 요인이다. 110마력의 1.5리터 디젤 엔진과 수동변속기가 탑재된 모델의 유럽 연비는 26.3km/l에 달한다. 자동변속기에 풀옵션으로 가장 연료효율성이 떨어지는 모델을 봐도 유럽 기준 연비는 17.8km/l에 이른다.

▲ 닛산 콰시콰이(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콰시콰이는 ‘로그’라는 이름으로 북미나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디자인이나 엔진 라인업 등 다른 점이 한둘이 아니다. 콰시콰이 자체로는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이 없어 아쉽다.

▲ 닛산 콰시콰이(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 세아트 레온, 스페인산 독일차

세아트 레온은 골프와 껍데기만 다르다. 동일한 플랫폼에서 만들어지고 파워트레인도 같은 것을 쓴다. 껍데기만 골프가 아닌 대신 값이 훨씬 싸다. 브랜드 가치가 폭스바겐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점이나 디자인의 '다름'만 감안하면 충분히 선택할 만 하다. 유럽에서도 꽤 인기다. 신형 레온이 출시된 후 판매가 급증했다. 지난해 46%나 판매가 상승했다.

▲ 세아트 레온 쿠프라(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이번에 공개된 레온 쿠프라는 폭스바겐으로 치면 '골프 GTI'라고 보면 된다. 고성능 엔진이 장착됐고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 디자인 패키지도 적용됐다.

▲ 세아트 레온 쿠프라(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2.0리터 TSI 엔진과 수동변속기 혹은 DSG 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은 무려 265마력, 최대토크는 35.6kg.m에 달한다. 고성능 모델에 적합하도록 섀시를 보강했고, 앞뒤 트레드를 넓히고 서스펜션 세팅도 달리 했다.

▲ 세아트 레온 쿠프라(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세아트 레온은 스페인에서 생산되지만 독일차나 다름없다. 또 국내서 판매되는 폭스바겐의 일부 차종도 스페인에서 생산되니 국내서 큰 거부감도 없겠다. 폭스바겐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겠지만 국내 출시 계획은 전혀 없다.

◆ 시트로엥 DS 5SL, “중국은 소중하니깐”

중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중국을 위한 전용 모델을 만드는 일이 잦아졌다. 큰 차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을 위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롱휠베이스 버전을 선보이기도 한다. 시트로엥은 아예 중국에서만 파는 특별 모델을 만들었다.

▲ 시트로엥 DS 5SL(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DS 5LS는 시트로엥 DS5를 중국 시장에 적합하도록 재설계한 모델이다. 정통 세단을 표방하며 시트로엥 특유의 가죽 시트로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특히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도 최고급 가죽으로 마감됐고 원목 무늬가 살아있는 우드그레인도 눈길을 사로 잡는다.

▲ 시트로엥 DS 5SL(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시트로엥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너무 개성이 강해서 오히려 위화감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반면 DS 5LS는 중국 전용 모델이지만 국내 소비자들 취향에도 적합해 보인다. 중국이 그리 멀지도 않으니 수입을 고려해볼만도 한데 시트로엥 측은 너무나 단호하다.

▲ 시트로엥 DS 5SL(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 폭스바겐 골프 GTE,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

골프 GTI와 GTD에 이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골프 GTE가 공개됐다. 고성능 라인업인 만큼 뛰어난 운동 성능을 갖췄고 전기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의 도움을 받아 획기적인 연료효율성까지 확보했다. 유럽 기준으로 연비는 66.7km/l에 달한다고 한다.

▲ 폭스바겐 골프 GTE(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아쉽게도 현재까지 국내엔 출시될 계획이 없다. 또 국내에선 아직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연비 측정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다.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전기 충전소를 쉽게 찾아보기 힘든 점도 문제다.

▲ 폭스바겐 골프 GTE(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그래도 골프 GTE는 몇가지 해결해야 한 문제만 정리되면 국내 출시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국내서 골프가 워낙 인기가 좋고 국내 소비자들은 연비에 민감하기 때문에 충분히 호감을 살만 하다. 골프 GTE는 올 가을부터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 폭스바겐 골프 GTE(사진=제네바 김상영 기자)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