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재규어, 가장 아름답고 품위 있는 자동차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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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25 09:28
[브랜드] 재규어, 가장 아름답고 품위 있는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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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는 9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장 아름답고 품위 있는 자동차'를 추구한 영국의 대표 자동차 브랜드다. 재규어 모델들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스타일과 영국 특유의 감성이 물씬 풍겨나는 멋스러움을 갖췄다. 재규어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차들이 '재규어다움(Jaguarness)'을 갖췄다고 표현하는데,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기보다는 '재규어답다'는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재규어 뮤지엄

◆ 타고난 스포츠카 DNA…르망 24시 휩쓸어

재규어의 전신은 지난 1922년 윌리엄 라이온스와 윌리엄 웜슬리가 설립한 스왈로우 사이드카 컴퍼니(Swallow Sidecar Company)다. 스왈로우 사이드카는 차 이름 앞에 회사 이름의 머리글자인 SS를 붙여 1935년에 SS90과 SS100 모델을 출시했다. 그러나 SS가 독일 특수부대 이름과 같다는 비판을 받자 1945년에 회사 이름을 재규어로 바꿨다.

▲ 재규어 SS90

재규어는 세계 2차 대전 이후인 1940년대 말부터 급속히 성장해 세계적인 회사로 발돋움했다. 1949년부터 1961년까지 출시한 XK 120, XK 140, XK 150, E-Type 등이 모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재규어 특유의 유려한 곡선과 독특한 디자인은 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 재규어 C-타입

재규어는 1951년 XK 시리즈를 앞세워 당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던 르망 24시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이후 C-타입과 D-타입을 개조한 레이싱카를 만들어 많은 자동차 경주에 참가했고, 르망 24시에서 5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르망 24시에서 1955년부터 1957년까지 3회 연속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 재규어 E-타입

재규어는 1968년 브리티시 모터, 레이랜드와 합병해 BL공사에 편입됐고, 같은 해 현재 재규어의 플래그십 모델인 XJ의 모태가 되는 XJ6 설룬을 출시했다. 또, 영국 왕실과 총리의 의전 차량 제조업체로 선정돼 차량 조달 허가증을 받고 왕실 가족 등에게 재규어 차량을 제공했다.

◆ 경영난, 암흑기 겪으며 체질을 개선하다

그러나 기술을 지나치게 중시한 나머지 80년대 들어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재규어는 1989년 포드 자동차에 인수됐다. 이후 1999년 선보인 스포츠 세단 S-타입이 인기를 모았으며, 2001년에는 X-타입까지 출시해 XJ에서 XK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심각한 경영난에서 연간 20만대가 넘게 팔리는 브랜드로 회생한 것이다.

▲ 재규어 X-타입

2000년, BMW 산하에 있던 랜드로버를 합병한 포드는 2002년에 두 개의 브랜드를 하나의 사업부로 합쳐 재규어랜드로버를 탄생시켰다. 이후 2008년에 인도 자동차 그룹인 타타모터스는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했다.

◆ 재규어의 독특한 디자인, 이안 칼럼

재규어는 출시 이래 ‘라이온스 라인’이라 불리는 독특한 디자인 언어를 적용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회사 창립자인 윌리엄 라이온스의 이름에서 유래한 ‘라이온스 라인’은 네 개의 헤드라이트와 보닛의 곡선으로 이어지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말한다. 낮고 긴 차체와 날렵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는 영국 신사의 기품 있는 모습과 폭발적인 주행 성능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러한 재규어의 디자인은 이안 칼럼을 영입하며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재규어에 합류한 이안 칼럼은 디자인 총괄로서 혁신적인 콘셉트카 C-XF를 제작했고, 이는 지난 2007년 스포츠 쿠페 스타일의 세단 XF로 양산됐다. 이후 2009년에는 FR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XF의 고성능 버전인 XFR을 디자인했으며, 2012년 출시된 F-타입을 만들었다.

◆ 엔진 개선·사륜구동 추가·알루미늄 차체…멈추지 않는 진화

파워트레인에도 대대적인 개선이 있었다. 재규어는 2012년,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직분사 가솔린 엔진인 2.0 터보와 3.0 슈퍼차저 엔진을 선보였다. 이 엔진은 XF·XJ뿐 아니라 레인지로버 이보크, 레인지로버 스포츠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또, 2013년형 XF·XJ 3.0 슈퍼차저 모델에는 항시사륜(AWD) 모델도 추가됐는데, 재규어 고유의 강력한 주행 성능과 정교한 핸들링을 유지하면서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재규어에 탑재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은 후륜구동을 기본으로 한다. 평상시에는 전륜과 후륜의 구동력을 10:90으로 배분하다가, 주행 상황에 따라 앞바퀴 구동력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린다.

▲ 재규어 XKR-S

또, 엔진과 차체에 알루미늄을 적용해 차의 무게를 크게 줄였다. 이는 연비 향상을 통한 배기가스 배출 감소뿐 아니라, 알루미늄의 재사용과 폐기 등 자원 사용의 선순환 구조 등 보다 친환경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록 영국은 자본이 독립된 자동차 회사는 없지만 태생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훌륭한 자동차들을 만들어 내는 나라다. 롤스로이스나 벤틀리의 극도의 고급스러움은 물론 로터스나 애스턴마틴의 극단적인 스포티함이 모두 이 차에는 스며 들어있다. 재규어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이들의 장점을 적절하게 조화 시키고 있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