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너] BMW도 따르는 알피나…오리지날을 리드한다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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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17 10:11
[튜너] BMW도 따르는 알피나…오리지날을 리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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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에 브라부스, 아우디에 압트가 있다면 BMW에는 알피나(Alpina)가 있다. 단 알피나는 BMW 전문 튜너면서도 독일 연방 자동차 등록국(German Federal Motor Vehicle Registration Agency)에 엄연한 자동차 제조사로 등록돼있다. 

또 한가지 알피나의 특징은 튜닝카의 모체가 되는 BMW 모델을 BMW가 직접 지원한다는 점이다. BMW가 먼저 알피나의 능력과 잠재력을 인정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BMW는 알피나가 더 뛰어난 결과물을 내놓게 하기 위해 엔진, 차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 BMW 4시리즈를 기반으로 제작한 알피나 B4 바이터보 쿠페.

◆ 관록의 BMW 튜너

BMW는 자체적인 고성능 브랜드 M도 있지만 많은 튜닝 업체가 손을 댄다. 브랜드 특성 상, 젊은 소비자들이 많고 그들이 느끼는 부족함을 개성 넘치는 튜너가 보완해준다. 알피나를 비롯해 AC 슈니처(AC Schnitzer), 하만(Hamann), 하르트게(hartge) 등의 전통적인 튜너와 G-파워, 3D 디자인 등의 신흥 튜너까지 다양한 튜너가 존재한다.

▲ 알피나의 초창기 모습.

이중 알피나는 가장 긴 역사를 갖고 있다. 알피나의 시작은 19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르카르드보벤지펜(Burkard Bovensiepen)는 BMW의 소형차 1500을 구입했지만 성능에 만족하지 못했고 직접 튜닝하기 시작한다.

▲ 부르카르드보벤지펜이 제작한 BMW 1500 듀얼 카뷰레터.

그가 제작한 듀얼 카뷰레터(Dual Carburettor)는 독일의 각종 자동차 전문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심지어 BMW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 파울한네만(Paul G. Hahnemann) 세일즈 담당 이사에게 극찬을 받는다.

이를 계기로 보벤지펜은 1965년 1월 1일, 바이에른 카우프보이렌(Kaufbeuren)에서 알피나를 설립했고 BMW는 알피나가 필요로 하는 차량을 지원했다. 또 알피나의 수리나 보증을 BMW와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했다.

8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5년만에 70명으로 직원 수가 늘었고 본사를 부흐뢰(Buchloe)로 옮긴다. BMW의 딜러 네트워크를 함께 사용하며 영국과 스위스에 지사를 설립하며 유럽 전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 1978년 출시된 알피나 B7 터보는 최고출력 300마력을 발휘했다.

1978년 알피나는 터보 엔진을 장착한 알피나 B7 터보를 통해 큰 관심과 인기를 얻는다. 1979년 일본 시장에서도 판매를 시작한다. 그리고 1983년 독일 연방 자동차 등록국에 자동차 제조사로 등록된다.

▲ 535i를 기반으로 제작된 알피나 B10 바이터보. 최고출력 360마력.

1989년 알피나 최초의 트윈터보 엔진이 장착된 B10 바이터보를 내놓는다. 535i를 기반으로 제작된 B10 바이터보는 최고출력 360마력, 최대토크 53.0kg.m의 성능을 발휘했다. 최고속도는 시속 300km에 근접했고 알피나는 가장 빠른 세단이라고 설명했다.

◆ BMW를 앞서는 기술력

알피나의 직원 120명으로 늘었고 1992년에는 전자식 클러치 관리 시스템이 도입된 시프트-트로닉(Shift Tronic)을 내놓는다. 또 이듬해 내놓은 스위치-트로닉(Switch Tronic)은 반자동 변속기로 패들시프트를 통해 변속이 이뤄졌다. 알피나의 변속기는 BMW M이 내놓은 변속기보다 변속이 더 빠르다고 알려진다.

▲ 알피나 B12 5.7쿠페를 통해서 알피나는 시프트-트로닉을 선보였다. BMW 8시리즈를 기반으로 제작됐고 최고출력은 410마력이다.

알피나가 35년 되던 해인 1999년, 알피나는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BMW 알피나 D10 바이터보를 공개한다. 알피나 D10 바이터보는 직렬 6기통 엔진에 트윈터보가 장착됐다. 현재 BMW가 가장 즐겨쓰는 조합이지만 알피나가 먼저 내놓았다. 최고출력은 245마력, 최대토크는 51.0kg.m에 달했다.

▲ 알피나 D10 바이터보. 직렬 6기통과 트윈터보가 결합됐다.

3시리즈 E90을 기반으로 제작한 알피나 B3 바이터보는 최고출력 360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성능을 발휘했다. 세단, 투어링, 쿠페, 컨버터블 등 모든 라인업에 걸쳐 판매됐다.

2010년에는 일본 시장에 디젤 엔진이 장착된 알피나 D3 바이터보를 출시했다. 30년 넘게 일본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아온 알피나는 BMW보다 먼저 BMW의 디젤 엔진을 일본에 소개한 셈이다.

▲ 알피나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가 강세인 일본 시장에 BMW보다 먼저 BMW 디젤을 선보였다.

알피나는 BMW로부터 차를 제공받아 일년에 천대 이하로 차를 내놓는다. 엔진부터 변속기 등은 알피나가 쌓아온 기술력이 녹아들고 대부분의 부품은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특히 원가절감과 대량생산에 비중을 둬야하는 BMW의 틈새를 파고들어 튜닝 업계에서 확고한 명성과 영향력을 갖게 됐다.

◆ 모터스포츠와 함께 한 역사

알피나는 회사 설립 후 곧바로 모터스포츠 참가를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1968년부터 1977년까지 유럽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에 참가했다.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 명성을 떨치던 데렉벨(Derek Bell),  F1의 영원한 라이벌 제임스헌트(James Hunt)와 니키라우다(Niki Lauda) 등이 알피나의 드라이버로 활약했다.

▲ 1970년, 유러피언 투어링카 챔피언십, 독일 힐클라임임 챔피언십, 스파 24시간 내구레이스 등에서 알피나는 우승을 차지한다.

1970년에는 유러피언 투어링카 챔피언십, 독일 힐클라임 챔피언십, 스파 24시간 내구레이스 등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유러피언 투어링카 챔피언십에서는 3회 우승을 기록한다. 모든 모터스포츠는 BMW를 기반으로 제작한 레이싱카로 참가했다. 1977년 모든 모터스포츠 사업을 접게 되는데, 모터스포츠를 통해 얻은 기술력을 튜닝카에 접목시키는데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 20여년의 공백을 깨고 FIA GT3에 출전한 알피나.

1987년 독일 DTM에 참가하지만 1988년 다시 모터스포츠 사업을 접는다. 이후 오랜 기간 모터스포츠 보다는 튜닝 사업에 집중한다. 20여년이 지난 2009년 알피나는 FIA GT3 유러피언 챔피언십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알피나는 6시리즈를 기반으로 제작한 B6 GT3는 4.4리터 V8 엔진에 슈퍼차저를 더해 53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했다. 알피나 B6 GT3는 2011년 독일 GT시리즈와 ADAC GT 마스터즈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알피나는 여전히 모터스포츠에서의 기술력 축적과 좋은 성적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그것을 고성능 차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성능 뿐만 아니라 효율까지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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