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너] '포르쉐의 끝' RUF, "우리는 독립 자동차 제조사"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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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13 08:15
[튜너] '포르쉐의 끝' RUF, "우리는 독립 자동차 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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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포츠카 제조사 포르쉐는 그리 강한 출력을 내는 회사가 아니다. 최신 터보S라고 해도 기껏해야 550마력 정도. 그런데 이미 오래전부터 포르쉐를 튜닝해 767마력을 내고 3초만에 시속 100km로 가속할 수 있는 포르쉐를 내놓는 회사가 있었다. 바로 Ruf다. 

▲ Ruf로고

그저 '포르쉐를 튜닝한다'고만 하면 Ruf 입장에선 조금 화가 날지도 모른다. 독일 Ruf 유한회사(Ruf Automobile GmbH)는 단순한 튜너가 아니기 때문이다. Ruf 자동차들은 미완성 포르쉐 섀시를 받아서 이를 이용해 만들어지지만 포르쉐와는 관계없는 철저히 독립적인 자동차 생산자다. 

이 회사 근로자들은 너무나 철두철미해서 단순히 Ruf 뱃지를 붙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부품까지 일일히 스스로 만들어 붙여야 직성이 풀리는 듯 하다. 덕분인지 이 회사는 독일 정부로부터 버젓이 양산 자동차 메이커로 인정받는다. 소위 '컴플리트카'라고 하는 자체 브랜드 이름을 붙인 튜닝 양산차를 내놓는 회사다. 

역사적으로는 'CTR 옐로버드'를 통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포르쉐 성능 향상 튜닝업체로는 가장 크고 널리 알려진 회사다. 사실 Ruf는 차량 튜닝은 물론 올드 Ruf와 포르쉐 자동차 복원까지 하고 있으며 서비스와 사고수리까지 맡아 하는 폭넓은 자동차 회사다.

- Ruf의 역사

▲ Alois Ruf 주니어

회사는 1939년 독일 Pfaffenhausen에서 'Auto Ruf'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으며 Alois Ruf(아버지)가 서비스센터를 열면서 시작했다. 이후 1949년 풀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유소로 확장하게 됐다. Ruf는 1940년 후반부터 자신의 독자적인 자동차 디자인을 실험적으로 제시했으며 1955년에는 실제로 관광 버스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작업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시작했으며 개인적으로 새로운 버스회사를 만들어 운영하게 됐다.

자동차 산업에 끼친 영향은 그의 아들 Alois Ruf 주니어(아들)에 와서야 두드러졌다. 아들은 스포츠카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었고 1960년부터 포르쉐 자동차의 서비스와 복원을 돕기 시작했다. 1974년 그의 아버지가 죽자 그는 비즈니스의 방향을 그의 열정이 향하는 포르쉐, 특히 911에 집중했다. 불과 1년 지나 첫번째 Ruf 튜닝 포르쉐가 세상에 나왔다.

Ruf는 첫번째 컴플리트 모델을 1977년에 내놨다. 그 차는 포르쉐 911을 튜닝한 버전이었으며 3.3리터 엔진을 개조한 것이었다. 

- 놀라운 자동차들, Ruf의 시대를 열다

1978년에는 Ruf의 첫번째 자연 흡기 포르쉐인 911 SCR을 내놨다. 이 차는 자연흡기 3.2리터 엔진으로 217마력을 내는 차로 지금 기준에서 봐도 나쁘지 않은 출력을 갖췄다. 수많은 소비자들이 이 차를 사기 위해 줄을 섰을 정도다. 

▲ RUF 911 터보.

이후 수십년간 회사는 자동차 세계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파워풀하고 독특한 포르쉐 베이스의 자동차를 만들어왔다. 그 대표적인 차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 기록을 세운 1987 CTR, 그리고 이후 CTR2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합법적이면서도 가장 빠른 차를 내놨다.

2007년에 Ruf는 바레인의 새로운 공장의 개장과 오리지날 CTR이 나온지 20주년이 됐다는 의미로 CTR3를 공개했다. CTR3는 763마력을 낼 뿐 아니라 듀얼클러치 7단 변속기를 장착할 수 있고 가격은 5억5천만원에 달하는 차다. 

또 2010년 제네바모터쇼에서 Ruf는 혁신적인 자동차 RGT-8을 내놨다. 포르쉐 911에 V8 엔진을 장착한 첫번째 모델이다. 이 또한 워낙 많은 부분이 달라져 얼핏보기엔 포르쉐 911에서 출발한 차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 Ruf CTR3

현재 Ruf가 생산 및 판매하는 모델은 Ruf CTR3, RGT-8, Rt 12, Rt35, 3800S 등 5가지다. 역사적인 자동차 유명한 것은 SCR, CTR 옐로버드, RCT EVO, CTR2, Turbo R등이 있다.

▲ RUF 로드스터.

최근엔 eRuf 모델A라는 전기 스포츠카도 내놓고 있다. 911의 엔진과 관련부품을 모두 드러내고 여기 3상 전기모터를 집어넣었다. 이 차는 201마력 전기모터로 최고속도 225km/h를 내며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7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또, 한번 충전으로 250km-32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업체 측은 밝히고 있다. 퍼포먼스의 상황에 따라 영국 엑제온(Axeon)의 인산화염배터리(iron-phosphate) 혹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한편, 2013년 2월부터는 로터스 F1팀의 오너인 젠니캐피탈(Genii Capital)이 Ruf를 인수했다. 현재는 제라드로페즈가 운영 이사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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