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너] 포르쉐 전문 튜너 겜발라, “제2의 도약 노린다”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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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11 19:05
[튜너] 포르쉐 전문 튜너 겜발라, “제2의 도약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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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체의 제조 기술이 발달되고, 라인업을 세분화하면서 튜닝 시장은 다소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사가 여러가지 차를 내놓으니 과거에 비해 튜닝할 여지가 줄었다.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의 스포츠카를 튜닝하는 것은 더 어렵다. 굳이 튜닝을 하지 않아도 부족한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런 완벽한 스포츠카를 튜닝하는 업체는 대개 두가지 부류로 나뉜다. 기존 브랜드의 특성을 유지하는 한도내에서 살짝 손을 대거나,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아예 확 다른 차를 만들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 겜발라 GT.

30여년간 포르쉐를 전문적으로 튜닝해 온 겜발라는 후자에 가깝다. 겜발라는 포르쉐 전문 튜닝 업체 중에서 가장 극단적이고 공격적이다. 극소수의 소비자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대량 생산과 원가 절감이 중요한 자동차 제조사는 결코 시도하지 못할 것을 해내며 큰 인기와 명성을 얻었다.

◆ 포르쉐를 위해 태어난 겜발라

열렬한 스포츠카 마니아였던 우베겜발라(Uwe Geamballa)는 1981년, 독일 바덴뷔르템베르그(Baden-Wuerttemberg )에 있는 레온베르그(Leonberg)에 자신의 이름을 딴 튜닝 업체를 세운다. 레온베르그는 포르쉐 본사 본사가 위치한 슈투트가르트에서 서쪽으로 약 10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겜발라는 시작부터 포르쉐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 80년대 겜발라 본사의 모습.

겜발라 설립 초기에는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의 튜닝 부품도 선보였다. 일부 디자인 튜닝 제품만 판매했는데 포르쉐도 마찬가지였다. 점차 범위를 넓혀 오디오 및 비디오 장비를 판매하며 수익을 냈다. 겜발라가 판매한 제품 중에서 포르쉐의 바디킷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고, 포르쉐 전문 튜너로 거듭나게 된다.

겜발라는 점차 튜닝의 범위를 넓혀 포르쉐의 엔진까지 손을 보기 시작했다. 포르쉐의 엔진은 튜닝하기 상당히 까다롭다. 차체 뒷부분이나 중앙에 위치한 수평대향형 엔진을 튜닝하기 위해서는 차체를 들어올리고 엔진을 꺼내야 한다. 또 포르쉐의 엔진룸 자체가 워낙 작기 때문에 터보 차저나 인터쿨러를 장착해도 공간을 마련하기 어렵다. 겜발라는 차체를 절단하고 철판을 덧붙여 차체를 늘리고도 하며 포르쉐가 아닌 겜발라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

◆ 세상을 놀라게 하다

겜발라의 이름이 전세계에 알려진 것은 2001년이다. 당시에도 독일 뉘르부르크링 노르드슐라이페는 고성능 스포츠카의 격전지였다. 겜발라는 포르쉐 996 GT3에 자신들의 장기인 바이 터보 엔진을 장착한 GTR 600 에보로 뉘르부르크링에 도전한다.

▲ 겜발라 GTR600 에보.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3.6리터 6기통 수평대향형이 장착됐고 겜발라 특유의 바이 터보 시스템과 인터쿨러가 적용됐다. 또 스포츠 배기시스템과 고성능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600마력, 최대토크는 65.3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4초, 최고속도는 시속 340km에 달한다.

GTR600 에보는 20.8km, 154개의 코너로 이뤄진 노르드슐라이페에서 7분 32초의 기록을 세웠다. 경쟁업체인 테크아트(Techart)는 물론이고 케이터햄, 람보르기니, 페라리보다 빨랐다. 

▲ 겜발라 미라지 GT.

겜발라는 계속해서 바이 터보 튜닝을 발전시켰다. 카레라 GT를 기반으로 제작한 미라지 GT(MIRAGE GT)은 두개의 터보 차저가 장착돼 최고출력 1000마력, 최대토크 112.1kg.m의 성능을 발휘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8초, 최고속도는 시속 410km에 달한다.

◆ 창업자 우베겜발라의 비극과 제2의 도약

2010년 2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투자자를 찾기 위해 떠난 우베겜발라가 실종됐다. 당시 겜발라는 경영 악화로 많은 부채를 안고 있었고 우베겜발라는 탈세 의혹도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또 그가 모습을 감춘 후 겜발라는 2주만에 파산신청을 한다. 그를 걱정하는 이도 많았지만 도피를 한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 겜발라 GT 에어로 2.

2010년 10월, 남아프리카 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비닐에 싸인 채 목이 잘린 한 남성의 사체가 발견됐다. 사체는 부패가 심했지만 유류품은 그대로였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경찰의 조사 결과 사체는 우베겜발라인 것으로 판명났다. 독일 경찰과 함께 DNA 분석을 진행해 우베겜발라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우베겜발라는 실종 직후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다.

▲ 겜발라 미스트랄.

우베겜발라가 실종된 후 파산신청을 한 겜발라는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다. 스포츠카 마니아이자 자동차 마케팅 분야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안드레아스슈바르츠(Andreas Schwarz)는 겜발라의 브랜드명과 관련된 권리를 모두 매입했다. 그리고 겜발라 GmbH를 설립한다.

▲ 겜발사 본사.

안드레아스슈바르츠는 겜발라 GmbH를 설립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단순한 튜너를 넘어서 자동차 제조업체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그동안 진행한 겜발라의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겜발라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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