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네시스 '과속카메라 회피 기능'…'불법'과 '안전' 사이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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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06 12:14
[기자수첩] 제네시스 '과속카메라 회피 기능'…'불법'과 '안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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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형 제네시스에는 세계 어떤 브랜드도 감히 시도하지 못한 기능이 탑재돼 있다. '고속도로 과속단속 자동감속'이라는 기능이다.

고속도로에서 과속으로 '크루즈' 주행 중 과속단속 카메라가 나타나면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카메라만 지나치면 스스로 가속한다. 이 기능은 차량용 네비게이션에 있는 과속카메라 위치 정보와 연동해 작동하는 세계 최초의 '과속카메라 회피 기능'인 셈이다.   

▲ 신형 제네시스의 계기반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 적용)

과속카메라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니 많은 운전자들이 반길 기능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조사가 불법 과속을 돕는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실제 여러 커뮤니티에선 이 기능이 '불법을 조장하는 기능'이라며 비난 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네비게이션과 연동해 속도를 조절하는 훌륭한 기능을 만들어 두고도 제대로 성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이는 현대차가 자동차에 대한 일관된 철학을 갖추지 않아서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기능이라도 표현에 따라 불법을 조장하는 기능으로 보일수도, 안전을 추구하는 기능으로 보일수도 있다. 단지 단속을 피하는게 아니라 안전을 추구한다면 '과속단속 자동 감속'이 아니라 '안전구간 자동 감속'이라고 적어야 하지 않을까. 과속카메라는 주로 사고가 나기 쉬운 구간에 설치 되기 때문이다. 

또 '급코너 구간'이나 '미끄럼 구간' 같이 감속이 필요한 안전 구간에서도 스스로 속도를 줄여주는 기능이 더해진다면 이름에 걸맞는 기능이 됐을 것이다. 사실 소비자들에게 찬사를 받는지 비난을 받는지는 아주 작은 차이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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