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 제네시스 'iF 디자인 수상', 좀 더 살펴봐야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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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1.30 17:10
[기자수첩] 현대 제네시스 'iF 디자인 수상', 좀 더 살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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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28일 "신형 제네시스와 쏘울이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2014 iF 디자인상’의 제품 디자인 부문 수송 디자인 분야에서 각각 본상(Winner)을 수상했다"면서 "BMW, 벤츠, 아우디 등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의 본거지인 독일에서 당당히 수상함으로써 그 의미를 더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 현대차 제네시스가 iF디자인 상을 받았다는 보도자료사진

이 내용은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iF디자인상은 매년 4000여개 제품의 참가를 받고 그 중 1000여개 제품, 커뮤니케이션,  패키지 등에 시상한다. 올해(2014) 참가한 제품은 총 4615종이었으며 그 중 1626개가 수상했으니 참가작 중 약 35%가 받았다. 주최측에서 이를 가리켜 '라벨(Label)'이라고 부른다. 'iF' 로고를 붙일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의미다. 이 1626개 제품 중 2개가 바로 제네시스와 쏘울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가 현대차 최초로 iF디자인상을 받았다며 홍보했지만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알고보면 현대라는 이름 붙은 회사만해도 현대카드, 현대백화점, 현대디자인센터,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현대텔레콤 등이 상을 받았다. 기아차는 정의선 부회장이 사장으로 재임하며 '디자인 경영'을 외치던 2010년부터 2013년까지 11개 상을 받았다. 독일 BMW는 무려 170여개의 상을 받았다. 

iF 디자인상을 주관하는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 GmbH'는 이 수많은 제품 중 최고 디자인에는 'iF 골드어워드'를 시상하고 있다. 이 또한 수가 적지 않아서 제품 디자인 부문에 50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에 20개, 패키지 디자인 부문에 5개로 매년 총 75개를 준다. 현대 제네시스와 기아 쏘울은 여기 들지 못했다. 

기아차가 수년째 받았다고 홍보하는 레드닷 어워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레드닷 어워드는 매년 1만1000개 이상의 작품이 참가하며 1500여개의 상을 내준다. iF만큼은 아니지만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기아차는 2009년 쏘울이 존경스러운 작품(Honourable Mention)에 등장 한 후 매년 여러개의 상을 받아왔다. 

그러면 현대차나 기아차가 유럽에서 그리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걸까. 그렇지는 않다. 레드닷은 1만여개의 참가 작품중 단 50여개의 작품에만 최고상(BEST OF BEST)을 준다. 워낙 귀하니 세계 디자이너들의 꿈같은 상이다.

▲ 레드닷 최고상(best of best)를 받은 기아 프로씨드

그런데 기아차는 2011년 K5로, 2013년에는 프로씨드를 통해 이 최고상을 받았다. 특히 프로시드는 같은해 등장한 벤츠 A클래스, CLA클래스, BMW M135i, Z4를 제치고 받은 것으로 말 그대로 '쾌거'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과장된 홍보 사이에서 이런 놀라운 업적이 묻혀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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