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박상진 사장, BMW 전기차에 사로잡힌 까닭
  • 프랑크푸르트=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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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9.15 01:39
삼성SDI 박상진 사장, BMW 전기차에 사로잡힌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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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BMW 전기차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이 독일에서 BMW 전기차를 시승하는가 하면, 박상진 SDI 사장은 모터쇼를 찾아 BMW가 내놓은 전기차를 꼼꼼하게 살펴봤다.

삼성SDI 박상진 사장, 삼성SDI 유럽법인 마티아스-젠트그라프(Matthias-Zentgraf) 등 삼성SDI의 고위 관계자 십여명은 10일(현지시간)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 65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방문했다.

   
▲ BMW i8의 구조물을 살펴보는 박상진 삼성SDI 사장.(왼쪽에서 두번째)

이들은 가장 먼저 BMW 전시관을 찾아 이번 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 i8과 i3 등을 면밀히 관찰했다. 특히 박상진 사장은 i3 및 i8 등의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조형물 앞에서 BMW 관계자 및 삼성SDI 관계자의 설명을 오랜 시간 들었다. 또 BMW 전시관 실내에 마련된 간이 시승 트랙에서 달리고 있는 i3를 보며 감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삼성SDI가 BMW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다름아닌 배터리 사업 때문이다. BMW의 전기차 i3에는 삼성SDI의 자동차용 2차 전지가 탑재됐다. 60Ah급 삼성SDI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된 i3는 1회 충전으로 최대 16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일반 가정에서 220V를 사용하면 완전 충전까지 8시간이 걸리며 급속 충전 시에는 30분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 독일 보쉬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SB리모티브를 설립했다. 보쉬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최고의 기술력과 독일 회사라는 이점이 있었다.

   
▲ 삼성 SDI 박상진 사장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관람했다.

독일차의 기술력은 상당부분 보쉬와 관련돼 있고 영업망도 확실했다. 하지만 50대 50의 지분비율로 시작한 합작사는 지난해 9월 삼성 SDI가 보쉬가 소유했던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해체됐다. 보쉬가 독자적인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합작을 끝낸 것. 보쉬가 떠나자마자 삼성 SDI는 올 1분기 4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봤다.

위기위식을 느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독일로 가서 BMW그룹 노베트르-라이트호퍼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BMW와 전기차용 배터리, 전장 부품 비즈니스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BMW i3를 직접 시승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폭스바겐그룹 관계자도 만나 전기차 배터리 관련 게약을 체결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 박상진 사장은 롤스로이스 부스에 들려 차량을 탑승해보기도 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삼성SDI가 BMW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 상황에서 BMW가 내년 i3 판매목표치 4만대를 달성하면 삼성SDI는 2015년엔 약 1조원의 매출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는 삼성SDI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계약이 지속될 지는 모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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