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LS, ‘최고’를 위해 ‘초심’을 되새기다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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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05 11:56
[시승기] 렉서스 LS, ‘최고’를 위해 ‘초심’을 되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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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가 무려 11년 만에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을 선보였다. 신차의 사전계약자 절반 이상이 기존 LS 고객인 점을 고려한다면, 5세대 신형 LS에 대한 오랜 기다림과 그 기대감을 유추할 수 있다. 다만, 신차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층 강렬하고 스타일리쉬하다.

신형 LS 외관은 역동적이고 과감하다. 중후한 플래그십 모델보다 경쾌한 퍼포먼스 모델에 가까운 인상이다.

전면부 스핀들 그릴은 또 한 번 혁신을 거듭했다. 이번 디자인은 단순히 완성도를 높이는 수준을 넘어 혁명적 진화에 가깝다. 이는 날카로운 주간주행등, 강인한 트리플 빔 LED 헤드램프 등과 어울려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감을 발산한다.

측면에서 본다면, 쿠페형 세단의 느낌도 풍긴다. 감각적인 라인과 풍부한 볼륨감 등은 외관의 품격을 끌어올린다. 여기에 투톤 컬러 아웃사이드 미러와 스퍼터링 도장이 적용된 노이즈 저감 전용 휠은 매력적인 디자인 포인트다. 

후면 역시 스핀들 그릴 테마를 형상화했다. 리어램프는 좌우로 넓고 깊은 인상을 전달한다.

실내는 한마디로 렉서스답다. 눈과 손이 닿는 곳은 물론, 닿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깔끔한 마감과 꼼꼼한 스티치가 이어진다. 적층 공법을 사용한 천연 우드 트림 등은 프레스티지 브랜드에서나 접할 수 있던 고급 소재다. 경쟁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감성 품질은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기존 LS는 쇼퍼드리븐의 이미지가 강했다. 뛰어난 정숙성과 안락한 승차감 그리고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를 재현한 오토만 시트 등은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핵심 경쟁력이었다. 

신차 역시 뒷좌석 쇼퍼드리븐을 위한 배려가 충만하다. 오토만 시트는 마사지와 포지션 기능이 한층 강화됐고, 23개 스피커의 마크 레빈슨 프리미엄 서라운드 시스템은 생생하고 풍부한 음향을 전달한다. 편안히 눈을 감고 귀를 열면, 금세 잠에 빠져들게 된다. 단, 오토만 시트로 인해 트렁크 공간에서 살짝 손해를 봤다.

앞 좌석에 앉으면, LS의 새로운 성격을 접할 수 있다. 손에 감기는 스티어링 휠 감촉부터 깊고 단단하게 자세를 잡아주는 시트 등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황소 뿔처럼 위치한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도 직관적인 조작성으로 누구나 쉽게 사용한다.

파워트레인은 3.5리터 V6 D-4S 가솔린 엔진과 멀티 스테이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됐다. 에코 및 컴포트 모드에서는 LS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 감성을 전달하지만, 스포츠 및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신차의 새로운 얼굴을 드러낸다. 

스포츠(플러스 포함) 모드는 계기판이 붉게 바뀌며 가속페달에 민첩하게 반응한다. 귀를 즐겁게 하는 증폭된 엔진음과 맹렬하게 달려나가는 움직임 등은 영락없는 퍼포먼스 세단이다. 어느새 뒷좌석 탑승자의 자세가 바로잡혀 있다.

고속 선회 구간과 연속된 방향 전환에도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라 유연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구현한다. 새로운 GA-L 플랫폼과 사륜구동 시스템, 그리고 650단계 감쇠력의 전자 제어 에어서스펜션 등 조합은 오너드리븐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LS를 탄생시켰다.

아쉬운 점은 24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의 부재다. 운전자 시야와 안전을 고려한 HUD 기능이 국내 법규로 인해 제외됐다. 8인치 TFT LCD 계기판의 경우 표시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 고속 운전시 시인성이 떨어진다. 

굳이 단점을 더 꼽자면, 동급 경쟁 모델과 비교해 자율주행 기술 관련 첨단 사양이 부족하다.

1980년대 토요다 에이지 전 회장은 세계 최고의 럭셔리카를 만들기 위해 기간과 비용에 관계없이 불가능에 도전하라고 주문한다. 실제로 6년간 4000여명의 인력과 10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투입된 1세대 LS는 렉서스 브랜드의 역사를 열었다.

이번 신형 LS는 1세대 모델을 떠올리게 한다. 오너드리븐과 쇼퍼드리븐 모두를 만족시키는 최고의 럭셔리카를 만들기 위해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은 렉서스 브랜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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