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댓글알바?'…일반 회원으로 속이고 옹호글 게재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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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1.14 08:32
기아차 '댓글알바?'…일반 회원으로 속이고 옹호글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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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관계사가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일반 회원으로 위장한 채 특정차량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내용의 글을 게재해 회원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관계자 또한 자신들이 이같은 바이럴마케팅(바이러스처럼 입소문으로 침투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4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기아차 K5 하이브리드를 직접 주행해 실주행 연비를 측정해봤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본문에는 서울시내를 5시간, 대전시내를 5시간 주행했으며 연비가 각각 16km/l, 18.1km/l가 나왔다고 적혀있다. 심지어 고속도로 연비는 20.5km/l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처음엔 해당 커뮤니티 회원들이 댓글을 통해 "연비가 내 차보다 훨씬 우수하다"거나 "차 사진을 잘 찍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얼마 안돼 이 차량을 주행해본 운전자들이 의혹을 제기했다. 대전 서구는 서울 강남 못지 않게 막히는 곳인데, 이곳에서 기아차 하이브리드로는 18km/l를 달성하는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다른 회원이 검색엔진을 통해 인터넷을 검색한 결과 해당 글은 커뮤니티 사이트인 보배드림, 클리앙, 다나와 등 여러 사이트의 게시판에 똑같이 게재된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회원에 따르면 작성자 아이디는 모두 달랐지만 글 내용은 물론 오타까지 모두 동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 기아차가 여러 커뮤니티에 게재한 글들 중 일부/커뮤니티 화면 캡쳐

해당 아이디를 검색한 결과 이에 앞서 기아차와 타사 차량을 직접 비교하는 동영상을 담은 글도 게재 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인터넷 동호회에서 제작했다는 이 영상은 기아차 올뉴카렌스가 한국GM의 올란도에 비해 짐을 더 많이 실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마침 기아차가 파워 블로거 등을 대상으로 기아차 올뉴카렌스와 한국GM 올란도를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하며 비교 시승하는 행사를 개최하는 등 올란도를 깎아내리는 마케팅을 진행하는 참이었다.

동호회 회원들은 해당 아이디는 가입 이후 해당 글 외에는 댓글을 포함한 어떤 글도 올리지 않았으며 쪽지를 보내도 응답이 없는 비정상적인 회원이라고 꼬집었다.

기아차 대행사 관계자는 "여러 팀이 있어 해당 글을 누가 작성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요즘도 한창 바이럴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소비자들은 자동차 제조사가 내놓는 광고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서 어지간한 광고 예산으로는 비용만 들고 효과가 없다"면서 "요즘은 SNS 시대인만큼 바이럴이 되면(입소문이 나면) 대박을 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이어 "이런건 기아차만의 일이 아니고 경쟁사가 더 많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제조사가 바이럴 영상을 만드는건 좋지만 일반 회원인 것처럼 속여서 퍼뜨리고 댓글 작업까지 하는건 잘못"이라며 "이젠 커뮤니티에도 믿을만한 글이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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