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역사를 쌓아 만든 슈퍼카 브랜드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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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1.14 14:46
페라리, 역사를 쌓아 만든 슈퍼카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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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에 처음으로 차를 내놓은 페라리는 그동안 자동차 마니아들의 드림카이자 최후의 자동차로 생각돼 왔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짜릿함을 주는 운동 성능면에서도 여느 차보다 앞서왔기 때문이다.

기나긴 역사를 거치며 수많은 차를 내놓은 페라리지만 지금 판매되고 있는 차는 단 5종. 어떤 차들이 있었고 어떤차들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살펴본다.

◆ V8 스포츠카 라인 - 458 이탈리아

▲ 김한용 기자가 458 스파이더를 시승하고 있다/사진=김상영 기자

페라리라면 막연히 리어미드십레이아웃(엔진이 좌석뒤와 뒷차축 사이에 놓임)을 떠올리기 쉽다. 그만큼 뒷유리를 통해 비치는 빨간 페라리 엔진의 이미지는 강렬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판매되는 페라리 중 리어미드십은 '458 이탈리아'와 '라 페라리' 뿐이다. 유일한 리어 미드십인만큼 특유의 빠릿한 반응, 짜릿한 느낌이  매력적이다.

외관에서도 리어미드십의 특성이 드러난다. 보닛이 극단적으로 짧아 슈퍼카면서도 시야가 넓다. 뒷 부분이 아름다운 유선형을 띄는 것 또한 매력적이다. 

다른 페라리 주요 모델들과 달리 V8 엔진을 장착했고 배기량이 비교적 낮다는 점에서 리틀페라리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배기량은 리틀일지언정 스포츠 성능은 어떤차보다 강렬하고 짜릿하다. 

페라리가 초호화 자동차로 명성을 쌓던 60년대만 해도 페라리는 모두12기통 엔진이었기 때문에 다른 엔진을 장착한 차는 페라리 로고를 붙이지도, 페라리라 부르지도 않았다.1967년 V6 엔진을 장착한 디노 206도 같은 처지였다. 시작은 미약하다 했던가, 처음엔 큰 인기가 없었지만 90년대 중반 들어 일반 소비자들도 ‘작은 것이 강한 것’이라는데 눈뜨기 시작하면서 F355나 360 같은 V8 자동차들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기복이 있던 '리틀페라리' 라인업은 점차 인기를 끌더니 458에 들어와서는 '완벽한 스포츠카'라는 찬사를 듣기에 이르렀다. 스포츠 성능이 극단적으로 우수했으며, 정숙성이나 주행안전성 등도 비약적으로 향상돼 일상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섰기 때문이다. 

◆ 4인승 럭셔리쿠페라인 - FF

▲ 2011년 제네바에서 처음 공개된 페라리 FF. 뒷문이 열리는 슈팅브레이크 스타일로 실용성을 겸비한게 특징이다/사진=스위스 제네바 김한용기자

4인승 페라리라는 점에서 이 차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실용적인 페라리는 페라리가 아니라거나 2인승이 진정한 페라리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듯 하다. 하지만 페라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4인승 럭셔리쿠페 라인을 갖추고 있었다. 

1950년대부터 페라리는 250 시리즈라는 4인승 럭셔리 쿠페를 만들어냈으며 오히려 이때부터 미국에 페라리의 명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4명의 승객이 모두 빠르면서 여유롭고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으며 실용적이기까지 한 것이 오히려 페라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셈이다. 

이 페라리는 456 마나렐로나 612 스카글리에티 같은 모델로 발전해나갔고 최근 페라리 최초로 4륜구동을 장착한 4인승차 FF까지 만들어지기에 이르렀다. 

겨울철에 약하다던 페라리가 스키장에서 눈길 시승 시범을 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는 모델이다. 비록 4륜구동이라고는 하지만 4RM이라는 페라리의 독특한 시스템을 적용해 무게가 거의 증가되지 않으며 주행감각도 매우 독특하다. 

쿠페면서 뒷문이 열리는 형태인 ‘슈팅브레이크'로 실용성 또한 높다. 페라리 공식수입원 FMK는 골프백이 실린다는 점을 강조하며 박인비선수에게 차량을 제공하기도 했다.

◆ GT카 라인 - 캘리포니아

▲ 1960년대 페라리 250 캘리포니아 스파이더
▲ 페라리 캘리포니아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연비 대결에서도 우월한 연비를 보여줘 주변을 놀라게 했다/사진=김상영기자

하드톱 천장이 열리고, 차체 크기도 작지 않아 외형적으로 존재감이 어마어마한데도 이 차는 페라리의 엔트리카다. 물론 엔트리카라고는 하지만 가격이 3억5천만원이 넘고 성능도 다른 브랜드의 어지간한 최상급모델을 쉽게 뛰어넘는다. 

페라리 최초의 직분사 엔진, 최초의 듀얼클러치 변속기, 최초의 하드톱 전동 컨버터블을 장착한 모델이어서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실제로 4리터 490마력 엔진에 듀얼클러치를 결합하니 결코 만만한 출력이 아니다. 어지간한 레이서들까지도 이 정도 출력이면 충분하고 남을 듯 하다. 

캘리포니아 이름은 1966년 365캘리포니아라는 자동차에서 따온 것으로 미국 시장을 위한 페라리의 라인업으로 호평을 받던 모델이다. 이번 캘리포니아 역시 주로 미국 시장에서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페라리의 짜릿한 주행성능에 실용성과 편리함을 더한 점도 호평의 이유 중 하나다.

◆ 슈퍼GT카 라인 - F12 베를리네타

▲ 1961년식 250GT 베를리네타
▲ 2012년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페라리 F12 베를리네타를 공개하고 있다

페라리 양산차 중 최고 성능의 슈퍼카다. 모든 차가 일일히 손으로 만들어지는 페라리에서 ‘양산'이라는 표현을 쓰는건 어떨지 모르겠지만 슈퍼카 ‘라페라리'가 불과 499대만 만드는데 비하면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많다.  

다양한 상을 휩쓴 모델이기도 하다. 이 차에 장착된 V12 형식의 6.3리터 730마력 자연흡기 엔진은 엔진오브더이어(Engine of the year 2013)에서 최고의 엔진상을 받았으며, 2012년 등장하자마자 영국 톱기어 매거진에서 최고의 슈퍼카 상을 받기도 했다. 

F12베를리네타의 이름은 1960년대 250GT 베를리네타에서 따온 것이다. 베를리네타는 페라리599시리즈의 후속모델이며 페라리 최고의 모델의 계보를 잇는다. 

크기가 매우 커보이는 반면 무게는 극단적으로 경량화 돼 있어 6.3리터 엔진을 달고도 1630kg에 불과하다. V8 모델에 비해 가벼운 무게다. 페라리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로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여기에까지 장착됐다. 

F12는 페라리의 테스트 서킷인 피오라노 테스트 서킷에서 1분23초를 기록, 이전 599GTO보다 1초 빠르고, 엔초페라리나 458이탈리아, 430 스쿠데리아보다 2초 가량 빠르다. 

◆ 슈퍼카 라인 - 라페라리

페라리가 2013 제네바모터쇼에서 라페라리(La Ferrari)를 공개했다/사진=스위스제네바 김한용기자

가격이나 성능면에서 페라리 브랜드 최고의 슈퍼카라 할 수 있다. 이전의 F40, F50, 엔초페라리의 계보를 잇는 모델이다. 엔초페라리는 페라리의 창립자 이름을 붙였는데 이번에는 아예 페라리 브랜드 이름 자체를 차의 이름으로 삼았다. 그만큼 회사의 모든 것을 걸고 최고로 만들었다는 얘기가 되겠다.

라페라리는 배기량 6.3리터의 V형 12기통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 최대 963마력을 발휘하는 어마어마한 차다. 시속 100km까지 가속이 2초대, 정지상태에서 시속 300km에 도달하는데도 15초밖에 걸리지 않는 실로 폭발적인 차다. 최고속도는 350km/h 이상이라고만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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