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디자인은 어디로 가나...르노에게 디자인을 묻다
  • 독일 프랑크푸르트=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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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28 12:00
세계 자동차 디자인은 어디로 가나...르노에게 디자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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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브랜드에서 디자이너의 힘은 얼마나 대단한 것일까. 디자인이 대폭 변경되면서 회사가 부흥하게 되고, 그 디자이너 또한 세계적으로 부각되는 브랜드가 몇군데 있다. 우선 랜드로버의 제리 맥거번(Gerry McGovern), 볼보의 토마스 잉겐라트(Tomas Ingenlath)를 들 수 있는데, 이들은 뻔한 디자인으로 수렁에 빠졌던 회사를 건져 올렸다는 평을 듣는다.

로렌스 반덴애커 르노 디자인 부회장

여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르노의 로렌스반덴애커(Laurens van den Acker)다. 르노는 고급화 전략을 펼치면서 2009년 마즈다로부터 반덴애커를 영입했고 이로 인해 르노 특유의 부드러운 선과 날카로운 이미지의 조화를 이루는 현행 디자인 패밀리를 만들어냈다. 

반덴애커는 아시아 시장을 위해 우리나라 르노삼성의 성주완 디자인 총괄, 안소니 로(Anthony Lo) 르노 익스테리어 디자인 총괄 부사장 등과 호흡을 맞춰 왔다. 

이 날은 안소니 로에게 혁신적으로 변화 돼 가는 르노의 디자인에 대해 묻기로 했다. 안소니 로는 르노에서 익스테리어 디자인 및 컨셉카를 총괄하고 있으며, 앞서 SM6, QM6를 개발하면서 한국 디자이너들과도 호흡을 맞춘 인물이다. 

안소니 로 르노 디자인 부사장

- 오랜만이다. 르노의 디자인 콘셉트에 대해 다시 한번 말해주면 좋겠다. 

르노는 인간 중심의 따뜻한 감성을 바탕으로 디자인하고 있다. 앞서 반덴애커 부회장의 지휘 아래 인간의 라이프 사이클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 전략을 내놓고 있어서다. 

- 라이프 사이클 디자인이라는게 무슨 뜻인가. 

우리 기준에선 사랑, 탐험, 가족, 일, 놀이, 지혜 등 총 6가지의 컨셉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디자인 전략은 르노 브랜드의 비전을 담은 키워드인 '간결함, 감성적, 따뜻함'을 바탕으로 르노 브랜드 차량에 담아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2년에 선보인 현재의 4세대 클리오다. 클리오는 르노 그룹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 첫 번 째 양산 차량으로 라이프 사이클 중 말하자면 ‘사랑’을 90%, ‘놀이’를 10% 담고 있는 차다. 여기서 클리오의 주요 컨셉이 ‘사랑’이라는 말은 소비자들이 클리오의 디자인을 볼 때 '사랑스러운 차'라고 느끼길 원한다는 뜻이다. 

- 클리오는 한국에도 들어올 차량인데, 디자인에 대해 좀 더 설명 바란다

클리오는 감각적이면서도 단아함을 품고 있는 차량이다. 외관 전면부 로고를 통한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고 있으며, 전체 볼륨감을 통해 남성적인 감성과 우아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또 전면 주간 주행등은 물론 후면 라이트에도 C자 형태의 라이트 시그니처를 적용하고 있어 패밀리룩을 이어간다. 

클리오는 다른 브랜드의 B세그먼트(소형차) 차량들보다 전장이 더 길다. 때문에 여유로운 내부 공간 확보가 가능해 유럽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또 17인치 타이어 휠을 장착해 마치 스포츠카와 같은 비율로 차량이 더 길고 크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얻고 있다. 

인테리어 역시 B세그먼트 차량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하고 있고 마감도 훌륭하다는 평가다. 

- 르노는 또 다른 세그먼트의 크로스오버 차량을 내놓을 것인가?

르노 캡처(QM3) 역시 사실상 시장에 선보인 최초의 B세그먼트 크로스오버 차량이었다.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객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다양한 세그먼트의 크로스오버 차량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 

안소니 로 르노 디자인 부사장

- 이번 모터쇼를 보면 자동차 타입이 달라지고 있는데, 글로벌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다고 보나 

바디 타입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크로스오버 트렌드가 강하다. 크고 높으면 안전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세단과 같은 낮은 차체의 차량이 사라진다고 볼 수는 없다. 크로스오버 차량들은 아무대로 연비 효율성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도 있다.

차를 디자인하고 만드는 입장에서는 고객의 요청에 부응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성까지 고민하여 모든 것을 만족할 수 있는 차량을 개발하는 것이 과제다. 

- 최근 자동차 회사들의 모터쇼 참여가 줄고, 콘셉트카가 줄어드는 이유는.

콘셉트카는 모터쇼가 있기에 탄생할 수 있는 차량임. 컨셉트를 통해 자동차 회사는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차 개발의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콘셉트카는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역할도 하는데 관람객의 피드백은 차량 개발의 개선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 또 모터쇼는 단순한 미디어 행사가 아닌 일반 관람객들을 위한 행사이기도 하다. 가족 단위로 관람을 오는 관람객들이 차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는 좋은 계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모터쇼에서 콘셉트카들이 줄어드는 이유는 쇼 자체가 매우 많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중국 시장에 대규모 모터쇼가 가세하였고, 심지어 CES 등에서도 차량이 전시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세계 모든 쇼에 콘셉트카를 선보이면서 다 참여하기에는 재정적인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코나, 스토닉에 대한 디자인 평가 및 이들 차량과 대비하여 QM3(캡처)의 디자인 강점은?

캡처(QM3)는 B세그먼트 SUV 붐을 한국 시장에 처음 일으킨 모델이다. 아마 코나, 스토닉 등 캡처 이후 출시된 모델들의 디자인은 이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말한 차들은 신차기 때문에 디자인에서도 효과를 보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캡처의 상대적인 장점은 디자인은 물론 다양한 구성(Configuration)을 들 수 있다. 이후에도 계속 신차로서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 캡처와 클리오는 수입인데, 르노 로고와 르노삼성 태풍 로고 중 어느 쪽이 더 멋진가.

SM6의 경우 처음 차량을 디자인할 때부터 두 로고에 모두 잘 어울리도록 후드 디자인을 하였으며, QM6 역시 마찬가지다. 캡처는 QM3로 한국에 출시할 때 역시 후드 디자인을 변경하여 두 로고가 모두 잘 어울린다. 다만, 클리오는 르노 로고에 맞춰 디자인을 했기 때문에 (현재 르노 로고 부착 차량만 출시되었기 때문에) 르노 로고가 잘 어울리는 모델이다. 국내 출시 클리오에 적용되는 로고는 현재 미정이다. 

르노 클리오 스포츠

- 클리오를 디자인할 때 특별한 타깃 고객층을 셋팅해 놓았었나?

25세에서 35세 사이의 싱글, 커플, 어린 자녀를 둔 가정 등 첫 차를 구매하는 모든 고객이 타깃 고객층이었다. 

- 한국 시장에서는 해치백 모델은 잘 안팔리는데.

한국 시장에서 B세그먼트 점유율이 약 10% 정도로 알고 있고, B세그먼트 해치백은 수입차를 포함하여 약 5% 정도로 알고 있다. 그 정도 규모라면 절대 작은 시장이 아니다. 클리오는 유럽 전체 차량 중 베스트셀링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한 차량으로 분명 한국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전시된 RS01 경주차

-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QM3(캡처)의 익스테리어가 높은 완성도를 보이는 것과 비교해 인테리어 구성은 그에 미치지 못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차량을 출시할 때 모든 국가의 니즈를 다 맞추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다만, 캡처는 유럽 B SUV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있는 모델로, 이는 고객의 피드백을 꾸준히 반영하려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한 최근 한국에 출시된 QM3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인테리어에 반영하여 출시했다. 

- QM6 디자인에 동양적인 감성을 담아냈나?

처음부터 QM6 디자인에 동양적인 감성을 담아내려 한 것은 아니다. 다만 QM6에 있어 한국과 중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보니 출시 전 디자인 클리닉을 진행하면서 이들 시장 소비자들의 의견이 디자인 수정 시 어느 정도 반영됐을 것이다. 

르노 심비오즈 콘셉트카

- 이번에 선보인 SYMBIOS(심비오즈) 컨셉카의 인테리어 특징은 무엇인가?

전기차의 장점은 같은 외관 크기라도 실내를 더 넓게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확장성이 더 좋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트의 경우 현재 기본적으로 4~5개가 세팅돼 있는데 이를 2~3개로 바꿀 수도 있고 그 밖에 다양한 새로운 시도들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전기차 실내 공간은 지금보다 훨씬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심비오즈의 경우 전형적인 D세그먼트 차량의 외관 크기이지만 실내는 기존 D세그먼트보다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실내 공간은 탑승자의 선택에 따라 1열 좌석이 2열과 서로 마주볼 수도 있고 운전을 할 경우 전면을 향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심비오즈는 주거공간과 차량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적용해 마치 응접실이 차량의 실내로 들어온 것처럼 인테리어 디자인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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