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 칼럼] 2년 안에 나올 '억!' 소리나는 럭셔리 SUV들
  • 독일 프랑크푸르트=이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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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18 09:35
[이완 칼럼] 2년 안에 나올 '억!' 소리나는 럭셔리 SUV들
  • 독일 프랑크푸르트=이완 특파원 (w.lee@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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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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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이다 전기차다 말이 많지만, 어쨌든 지금 자동차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인기 모델은 SUV입니다. SUV가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표현해도 무리는 아닐 텐데요. 오프로더에서 시작된 지상고 높은 자동차는 도심형 SUV라는 새로운 형태(혹은 마케팅)로 발전하며 1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함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SUV 바람이 워낙 거세다 보니 SUV와 거리가 멀어 보이던 여러 자동차 회사들도 SUV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SUV를 안 만드는 회사를 찾는 게 훨씬 빠를 정도가 되어 버렸죠. 실패가 거의 없고 높은 마진율 때문에 자존심이 강한 럭셔리 브랜드들까지 움직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 벤틀리와 마세라티가 각각 벤테이가와 르반떼로 그 출발을 알렸죠?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들이 그간 럭셔리 SUV 출시에 관한 여러 정보를 전했는데, 그 중 2년 안에 출시가 거의 확실시 되는 모델들에는 뭐가 있는지 정리를 해봤습니다.

# 벤테이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018년)

 

현재 벤틀리는 12기통 가솔린 엔진과 V8 디젤 엔진이 들어간 SUV 벤테이가를 판매 중입니다. 특히 12기통 엔진이 들어간 608마력의 가솔린 모델은 0-100km/h가 4.1초가 될 만큼 빠릅니다. 화려함만이 아닌 강한 힘을 바탕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알리며 기대한 만큼의 판매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죠.

그리고 이제 2018년, 그러니까 내년에 벤틀리는 다시 V6 엔진이 들어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벤테이가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460마력에 최대토크는 830Nm 가량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기에 이미 언급된 쿠페 타입의 벤테이가 스포츠가 더해지며, 시간을 좀 더 두고 순수 전기 SUV에도 도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환경 규제에 대응할 뿐만 아니라 여러 형태로 라인업을 구축해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도 맞추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 돈 버는 일만 남은 듯하네요.

# 람보르기니 우루스 (2018년)

 

화제성으로는 단연 스포츠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의 SUV가 최고가 아닐까 합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콘셉트카가 람보르기니의 첫 번째 양산 SUV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기대를 하게 했습니다. 새로운 V8 트윈터보 엔진이 들어가는데 4.0리터급이라는 게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입니다.

650마력의 엔진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아우디 Q7과 포르쉐 카이엔의 장점이 골고루 섞일 것이라고 아우토빌트 등에서는 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아우디 쪽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도움받을 것으로 얘기가 됐는데요. 벤틀리뿐 아니라 람보르기니 역시 폴크스바겐 그룹의 전략에 따라 연비와 배출가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서 일단 찾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장 빠른 SUV의 타이틀을 놓고 곧 벤테이가와 집안싸움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개는 올 12월, 판매는 내년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계획입니다.

# 롤스로이스 컬리넌 (2019년)

 

SUV가 아무리 득세했다지만 롤스로이스마저 이 흐름에 올라타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귀족, 상류층을 상징하는 영국산 대표적 브랜드인 롤스로이스는 2019년 12기통 엔진이 들어간 SUV 컬리넌을 판매할 예정입니다. 이미 위장막을 쓴 컬리넌이 트랙을 달리며 테스트 되고 있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죠.

신형 팬텀의 럭셔리 알루미늄 아키텍처 플랫폼을 통해 만들어지게 되는데, 네바퀴 굴림의 롤스로이스 SUV 가격은 최고 10억 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의 한 전문지는 컬리넌을 두고 '최고의 부자들을 위해 추가되는 SUV'라고 소비층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도 했습니다.

# 메르세데스 GLS 마이바흐 에디션 (2019년)

 

삼각별을 달고 나오는 SUV 기함은 GLS죠. 여기에 다시 마이바흐 이름을 붙여 좀 더 화려하고 큰 SUV를 다임러는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고트립 다임러와 함께 했던 최고의 기술자 빌헬름 마이바흐의 이름이 요즘은 너무 화려하고 비싼 벤츠카로 소비되는 건 아닌가 조금은 아쉽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전장 5미터를 훌쩍 넘어가는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하며, 최대 5명까지 탑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체적으로 GLS 마이바흐 에디션은 공간이 주는 안락함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며, 560마력의 8기통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 버전 등으로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 애스턴 마틴 DBX (2019년)

▲ 애스턴마틴 DBX 콘셉트카

애스턴 마틴도 SUV를 내놓게 되는데요. 이미 공개된 적 있는 콘셉트카의 극단적인 쿠페 모양의 지붕과는 달리, 4도어가 달리며 뒷좌석 공간을 고려한 좀 더 현실적인 디자인으로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콘셉트카가 갖고 있는 과장된 비율이 보기에는 굉장히 임팩트가 있지만 실제 양산을 위해서는 개선될 점이 있기 때문에 강렬함은 조금 덜할 것으로 보입니다.

엔진은 다임러 AMG가 제작한 600마력 수준의 V8 엔진, 그리고 자체 제작한 5.2리터 V12 엔진이 각각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DB 11에 적용된 알루미늄 플랫폼을 통해 나오게 되는데 애스턴 마틴 역시 장기적으로는 순수 전기차 SUV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 페라리 SUV와 BMW X8도 준비 중

이 밖에 2021년쯤으로 예상되는 페라리 SUV가 준비되고 있죠. 30만 유로가 넘어갈 것으로 보이며 크기보다는 퍼포먼스에 좀 더 무게가 가 있을 듯합니다. 또 BMW가 이번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X7 콘셉트카를 공개했는데 이와 함께 X8의 출시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X7이 북미 시장을 겨냥한 공간형 대형 SUV라면 쿠페 형태로 변형된 X8은 기존의 X4, X6와 같은 조금은 스포티한 느낌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 나온 것은 아닌데요. 아우디 Q8이나 레인지 로버 등과 경쟁하게 된다는군요.

▲ BMW X7 콘셉트카

억 소리 나는 SUV들이 이렇게 줄줄이 준비가 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변화라면 순수 전기 SUV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 당장은 그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테슬라 모델 X가 이미 판매되고 있고, 아우디와 EQ 브랜드를 마련해 적극 시장을 공략하려는 벤츠 등도 순수 전기차 시장을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럭셔리 브랜드뿐 아니라 일반 양산형 브랜드 역시 SUV와 전기차 조합은 생존을 위한 핵심 카드가 되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따라서 내연기관이냐 전기차냐 등의 변화만 있을 뿐, 기본적으로 SUV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세단이냐 왜건이냐 해치백이냐 등을 따지던 시대는 이미 지나버린 느낌입니다. 앞으로는 어떤 형태의 SUV 혹은 CUV이냐로 자동차를  논하는 일이 더욱 잦아질 것입니다. 이렇게 트렌드를 점령한 SUV, 과연 어떻게 어디까지 성장할지, 그 끝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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