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의 시작, 도요타 프리우스
  • 문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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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24 14:28
하이브리드의 시작, 도요타 프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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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프리우스가 걸어온 지난 20년의 세월은 '혁신'이란 단어로 설명된다. 내연기관에 전기모터를 더한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도요타 및 렉서스 브랜드 새로운 성장 기틀을 마련했고, 1000만대 이상 글로벌 누적판매량과 7700만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효과를 가져왔다. 1990년대 초,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도요타의 도전은 회사와 자동차 산업은 물론 한 발 더 나아가 범지구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 셈이다.

 

#하이브리드의 시작…내연기관에 전기모터를 더하다

지난 1994년 도요타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내다봤다. 날로 심화되는 환경오염을 바라보며 자동차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했다. 프리우스 프로젝트팀인 G21은 내연기관의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친환경성을 높인 자동차 제작에 만전을 기했다.

이 과정에서 배출가스 없이 동력을 구현하는 전기모터가 새로운 동력원으로 떠올랐고, 기존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도입됐다. 1995년 도쿄 모터쇼에서 프리우스 콘셉트가 등장했고, 1997년 1세대 프리우스가 출시됐다.

 

일본 내수용이었던 1세대는 출시 초기 어려움을 겪었다. 변화를 지양하던 일본인에게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설득력이 없었고, 그만큼 판매도 부진했다. 이에 일본 전역 도요타 딜러망은 프리우스 상품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며, 그 결과 1997년 3000대에 불과하던 판매량은 1999년 3만3200대로 올라섰다.

NHW11로 불리는 1세대 부분변경 모델은 북미와 유럽으로 세를 넓혔다. 더 넓은 시장에 나가는 만큼 성능과 효율도 높였다. 엔진과 모터 출력은 각각 12마력, 4마력씩 증가했고, 배터리 용량도 1.73kWh에서 1.78kWh로 확장됐다.

 

2세대(2003년)와 3세대(2009년)는 친환경성은 물론이고 성능과 효율 등 모두 면에서 진일보했다. 특히 3세대 프리우스는 이전 모델보다 크고 무거워졌지만, 공기역학계수를 낮추고 배터리 및 전기모터 무게를 줄여 효율을 챙기는 발전을 보였다. 아울러 실내 내장재는 식물성 소재인 바이오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성을 강조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특히, 공간을 달리한 가지치기 모델인 프리우스 C와 V 등을 내놓고(2011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프리우스 PHEV(2012년)를 출시하며 판매량 상승을 꾀했다.

높은 상품성은 판매량으로 즉시 이어졌고, 2003년 15만대였던 누적판매량은 2015년 361만대로 껑충 뛰었다.

 

#어느덧 4세대…무르익은 하이브리드카 

2015년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 등장한 4세대 프리우스는 1, 2, 3세대가 구축한 탄탄한 기반과 향상된 도요타 하이브리드 기술력 아래 만들어졌다. 플랫폼 바꾸고 파워트레인을 개선함에 따라 친환경성, 성능, 효율 모두가 나아졌다.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로 불리는 모듈형 플랫폼은 4세대 프리우스를 이루는 핵심 요소다. 고강도 강판을 레이저로 용접하고 구조용 접착제로 마무리한 덕에 이전보다 60% 향상된 강성을 자랑한다.

 

무게중심도 낮아졌다. 운전자 엉덩이 포인트가 55mm 내려갔고, 이에 따라 스티어링 휠 역시 40mm 낮아졌다. 낮은 무게중심과 탄탄한 차체는 안정적인 몸놀림을 가능케 한다.

I4 1.8L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시스템 출력은 이전 세대와 다를 바 없지만, 열효율이 38.5%에서 40%로 개선됐다. 엔진 열을 회수해 히터를 돌리고, 주행 환경에 따라 여닫히는 그릴 셔터를 장착한 덕분이다.

 

충전성능을 28% 높인 니켈수소 배터리는 충전(MG1)과 구동(MG2)을 각각 따로 하는 두 개의 모터 방식과 만나 빠른 에너지 회수율을 보인다. 클러스터 에너지 흐름도가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열효율을 높인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충전이 빠른 배터리는 성능과 효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적게 먹고도 먼 거리를 짧은 시간 내에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무르익은 하이브리드카의 면모가 드러난다.

연비 향상을 위해 0.25에서 0.24로 줄인 공기저항계수도 주목할 만하다. 후드 70mm, 루프 20mm, 트렁크 55mm를 낮춰 향상된 수치를 끌어냈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21.9km고, 고속도로 연비는 리터당 22.6km에 이른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71g이다. 효율 향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타이어는 195/65 R15 사이즈의 브리지스톤 에코피아 EP422가 담당한다.

주행모드는 에코, 노멀, 파워, EV로 구성된다. 이중 EV모드는 기어노브 우측에 별도로 마련된 버튼을 눌러 작동되고, 내연기관을 배제한 채 시속 40km 이하의 속도로 최대 1.6km를 이동할 수 있다. 

서스펜션 구성은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더블 위시 본이다. 리어 서스펜션으로 토션 빔을 썼던 구형 대비 한결 나아진 거동을 드러낸다. 노면의 크고 작은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내고, 무게를 이동하거나 굽이진 길을 돌아 나갈 때 롤링을 최소화한다.

 

#업계 변화 이끄는 프리우스

4세대 프리우스를 중심으로 한 프리우스 패밀리는 글로벌 하이브리드 시장을 대표한다. 수많은 경쟁자가 도전장을 내밀지만, 20년 세월이 쌓아온 단단한 기반을 바탕으로 넘기 힘든 존재감을 드러난다. 도요타 친환경 모델 글로벌 누적판매량 1000만대 돌파에 큰 영향을 끼친 행보는 '하이브리드=프리우스'라는 공식을 더욱 공고히 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환경 문제와 폭스바겐에서 시작된 디젤게이트 사태가 증폭돼 가는 현시점에서 프리우스 영향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과거 프리우스 프로젝트팀 G21가 환경에 초점을 맞춰 제작한 자동차는 차분히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며 업계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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