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②-소형차] 끝없는 추락, 클리오가 살릴 수 있을까?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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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05 16:54
[상반기 결산②-소형차] 끝없는 추락, 클리오가 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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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형차 시장은 따로 결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저조했다. 현대차 엑센트와 기아차 프라이드, 쉐보레 아베오 등 일명 '가성비(가격 대비 상품성)' 좋은 모델들이 포진해 있지만, 이제는 월 1000대를 넘기기가 힘들 정도로 끝없이 침몰하고 있다. 과연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을지 궁금할 정도다. 

모터그래프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산 소형차 판매량은 5528대로, 전년(1만869대) 대비 49.1%나 떨어졌다. 나름 가장 큰 점유율을 유지하던 엑센트가 8017대에서 3006대로 62.5%가 하락하며 전체 실적은 반토막이 났다. 

 

소형차 시장은 답이 없어진지 오래다. 가뜩이나 경차와 준중형차에 밀려 볼륨이 줄었는데, 티볼리급 초소형 SUV까지 가세하며 소비층을 뺏어갔기 때문이다. 각 업체들도 이 시장을 포기한 듯 각자 출구 전략을 세우느라 고심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엑센트를 단계적으로 단종시킬 예정이다. 코나로 이를 대체한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정확히는 추후에 출시할 경차 베이스의 SUV 모델을 통해 엑센트를 대신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도 신형 프라이드 출시에 앞서 이 차를 기반으로 만든 SUV 모델인 스토닉을 먼저 내놓는다. 해치백은 하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아베오는 터보 모델 추가 등 세부적인 변화 이외에 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기대할 것은 르노삼성이 준비 중인 클리오인데, 이 역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일단, '소형차'와 '해치백'이라는 두 가지 악재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건인데, 출시 일정이 점점 늦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100% 수입해야 하는 모델이다 보니, 가격대가 경쟁 모델에 비해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에서는 '강력한 퍼포먼스의 유러피언 고급 소형 해치백'을 표방할 것으로 보이는데, 얼마나 설득력 있게 어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노릇이다.

 

하반기에도 소형차 시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B세그먼트 세단 시장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B세그먼트 SUV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규모 유통망을 갖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물량 공세로 소형차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형차 시장에 대한 투자 감소, 계속된 판매량 하락이란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상반기보다는 조금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클리오가 추가되고, 신형 프라이드가 나오면 지금보다는 판매가 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무리 신차가 출시되더라도 최근 흐름을 반전시킬 정도의 파괴력은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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