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현대차 남양연구소 '종합품질확보동'…사전 생산 스토닉을 살피다
  • 화성=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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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27 22:02
[르포] 현대차 남양연구소 '종합품질확보동'…사전 생산 스토닉을 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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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기 화성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의 파이롯트센터를 찾았다. 

파이롯트센터는 신차가 양산되기 전에 실제로 시작차, 사전 생산차(파이롯트)를 제작해 향후 신차가 원활하게 양산될 수 있도록 품질을 개선하고 확보하는 활동을 담당하는 곳이다. 그 중 차체의 강성과 기능을 분석하고 평가·관리하는 '종합품질확보동'을 견학했다.

종합품질확보동 내 차체품질확보실은 현대기아차의 차체 품질과 관련된 연구, 시험을 진행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향후 양산되는 차량이 높은 품질을 확보하는데 기여하는 곳으로, 대형 3D 스캐너와 고속 카메라 등을 활용해 차체를 정밀 분석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다.

 

# 차체 품질은 이상이 없나...1mm의 오차도 칼같이 잡아내는 3D스캐너

'차체 품질 측정실'로 이동하자, 높이가 5m 가까이 되는 큰 박스 모양의 측정 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측정 장비의 안쪽에는 기아차의 소형 SUV 스토닉의 차체가 놓여있고, 차체 양 옆으로는 카메라가 탑재된 스캐너 로봇 2대가 작동을 기다리고 있었다

담당 연구원은 '해당 측정 장비는 현대차그룹이 완성차업계 세계 최초로 도입한 비접촉(광학식) 3D 자동 스캐너로, 카메라가 달린 로봇 2대가 차체, 완성차를 스캔·측정한다'고 설명했다. 

설명과 함께 장비를 작동시키자 안쪽에 위치한 스토닉 차체가 앞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길다른 로봇팔들이  로봇춤을 추듯 차체를 살피는 듯 했다. 로봇들은 차체의 사방을 둘러보며 불빛을 번쩍였다.  

이 3D 스캐너를 이용한 차체 품질 측정은 차체가 설계 도면대로 제작됐는지 확인함으로써 차체의 종합적인 품질을 점검·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한다.

 

장비 옆에 위치한 모니터를 통해 방금 촬영한 차체가 3D 이미지로 구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D 차체 이미지에 초록색, 노랑색, 빨강색이 표시된 것이 보였고, 거의 대부분이 초록색 모양을 나타냈다.

담당 연구원은 “촬영한 차체가 설계 도면 또는 이전 단계의 차체와 비교해 어떤 부분에서 얼마나 다른지 확연하게 알 수 있다”며, “허용치 이내로 일치하면 초록색으로 표시되고, 그 이상으로 차이가 나면 정도에 따라 노랑과 빨강으로 나타나는데, 노랑색과 빨간색이 나타난 차체 부분을 개선해 다시 촬영하는 작업을 반복한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는 차체(BIW)부터 설계 도면으로 처음 만드는 시작차(Prototype)를 거쳐 완성차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자동 스캐닝 시스템을 도입해 차체 품질을 관리해나가고 있다고 한다.

기아차가 새롭게 선보이는 소형 SUV 스토닉 역시 이와 같은 수 차례의 차체 품질 측정과 검증을 거침으로써 우수한 차체 품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 실제 도로를 달리는 듯 한 환경을 구현

다음으로, '차체 강성 평가장'과 'BSR 이음 평가장'을 견학했다.

'BSR 이음 평가장'은 진동으로 발생하는 국부적인 소음(BSR)을 측정해 정밀 분석하는 시험실으로, BSR은 공진에 기인한 울림음(Buzz), 마찰에 기인한 마찰음(Squeak), 충격으로 발생하는 떨림음(Rattle)을 의미한다.

연구원에 설명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체계적인 가진 시험 환경 구축을 위해 시험실을 방음·방진 구조로 조성했으며, 내부에는 국내 최초로 '전자식 6축 가진기'를 도입했다고 한다. 도로에서 일어나는 6방향의 진동을 그대로 모사하는 장치다. 이 장비는 실제로 차를 몰고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울붕불퉁한 길이나 쭉 뻗은 고속도로 등 실제 도로같은 주행 모드를 다양하게 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유리창으로 너머로 보이는 시험실 안쪽에서 가진 시험을 실시하고 있는 차체를 볼 수 있었다. 차체 아래의 축들이 위아래로 격렬하게 움직이자, 가진기 위에 놓인 차체가 마치 험로를 주행하는 듯이 위아래로 요동쳤다.

여기에 정확한 계측을 위해 마이크로폰, 내시경, 음향카메라 등 다양한 장비가 동원되며, 시험 결과 일정 수준 이상의 소음이 감지되면 소음의 원인을 추적·분석해 이를 개선함으로써 주행·감성 품질을 향상시킨다.

차체 강성을 평가하는 모습. 문을 열었다 닫았을때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카메라로 측정한다. 

그리고 '차체 강성 평가장'은 후드, 도어, 트렁크 등 무빙 파트의 동적 움직임 및 움직임의 정도를 측정해 차체 및 무빙 파트의 기능 품질을 평가하고 점검하는 곳이었다. 

연구원 한명이 문을 세차게 닫더니 시험이 끝났다고 했다. 시험은 차량 외관에 100여 개의 측정용 스티커를 붙이고, 트렁크와 도어의 움직임을 3D 고속 카메라로 촬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스티커의 움직임을 분석해 개폐 상황을 정밀하게 검증하는 것이다. 정확히 각 부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문을 닫을때의 느낌은 어떤지를 확인한다고 했다.

하지만 문을 닫는 소리는 전혀 측정하지 않고 있었다. 소음이나 이음으로만 관리가 되고 있었다. 유럽 회사들은 문을 여닫을때의 감촉은 물론 소리의 느낌까지 관리 되고 있다. 문을 여닫는 소리가 차의 감성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mm 단위까지 관리되는 품질 수준은 이제 세계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기쁘게 탈만한 자동차를 만들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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