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드디어 초소형 SUV 시장에 진출한다. 그것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한 달의 시간차를 두고 연달아 신차를 출시한다. 굳건했던 티볼리 왕국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6월 코나를, 기아차는 7월 스토닉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며 국내 B세그먼트 SUV 시장에 합류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티볼리급 SUV 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들보다 한 단계 윗급인 투싼과 스포티지가 워낙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7 디젤 모델의 경우, 트랙스·QM3·티볼리 고급 모델보다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이들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투싼·스포티지가 잘 팔리는 것보다 초소형 SUV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 빨랐다. 기아차에서 서둘러 니로를 내놓기도 했지만, 차체가 워낙 큰 데다가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특징까지 더해져 이들의 경쟁 모델로 인식되지 않았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당초 예정보다 일정을 앞당겨 코나와 스토닉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코나는 한국을 비롯해, 북미 및 유럽 등에 판매될 글로벌 소형 SUV다. 현대차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분리형 헤드램프가 적용됐으며, 실내 편의성 및 공간활용성이 강조됐다. 특히, 글로벌 모델답게 1.4리터 카파 터보 엔진, 1.6리터 감마 터보 엔진, 앳킨슨 사이클을 쓰는 2.0리터 누우 엔진, 1.6리터 디젤 엔진 등 다양한 엔진이 탑재될 예정이다.
스토닉은 프라이드 SUV로 알려진 모델로, 국내에서는 5도어 해치백 모델보다 SUV 모델이 더 먼저 나온다. 아직 신차에 대한 이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형 프라이드를 기반으로 콘셉트카인 프로보의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파워트레인은 코나와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나와 스토닉의 등장으로 국내 초소형 SUV 시장의 세력 구도는 크게 바뀔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티볼리가 트랙스 및 QM3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현대기아차의 신차가 나오는 만큼 이 흐름을 계속 이어가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나와 스토닉이 어느 정도 팔리냐에 따라 쌍용차 전체적으로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쌍용차 판매량은 9229대로, 이 중 티볼리는 58.8%에 달하는 5424대를 차지했다. 이달부터 G4 렉스턴이 추가된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티볼리의 비중이 워낙 높은 구조다 보니 실적 하락을 피할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코나와 스토닉의 가세로 국내 초소형 SUV 시장은 더욱 커지겠지만, 티볼리 등 기존 모델들의 판매 하락 역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 "요즘 현대기아차가 예전처럼 여유롭지 않은 만큼, 새롭게 진출하는 초소형 SUV 시장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