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모터쇼] 시트가 가장 편안했던 차…”고달픈 그대에게 휴식을”
  • 스위스 제네바=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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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08 10:56
[제네바모터쇼] 시트가 가장 편안했던 차…”고달픈 그대에게 휴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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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분히 개인적인 얘기다. 그리고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얘기도 아니다. 오늘 하루 수만걸음을 걸었고, 수백번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무릎은 삐걱 소리를 냈고, 허리는 어딘가 어긋난 느낌이 들었다. 기골이 장대한 유럽인들 사이를 비집고, 월드 프리미어를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래도 모터쇼 현장에서는 아주 ‘합법’적으로 상사의 눈치도 받지 않으며 쉴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자동차의 실내를 살펴보기 위해 시트에 앉는 순간. 이때 만큼은 휴식이 곧 일이다. 

그리고 몸은 어느 때보다 솔직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쿠션이 몸을 살포시 받쳐주거나, 너무나도 부드러운 가죽이 손끝으로 느껴졌을 때, 푹신한 헤드레스트가 뒷통수를 매만졌을 때, 엉덩이는 스스로 더욱 무거워지고 허리는 힘을 뺀다.

천근만근이 된 육체로 2017 제네바 모터쇼에서 만났던, 아주 편안했던 시트를 소개한다.

# 쉐보레 콜벳 

 

콜벳의 시트는 전투적이서 겉보기엔 긴장감이 흘렀다. 그런데 일단 앉아보면 몸을 감싸주는 느낌이 탁월했다. 등받이와 엉덩이 받침 부분은 알칸타라 소재가 쓰였고, 나머지 부분은 가죽으로 만들어졌다. 가죽 부분이 크게 부드럽진 않았지만, 구조적으로 옆구리를 꽉 잡아줬고 헤드레스트의 각도도 좋았다.

 

여느 2인승 미드십 스포츠카와 달리 운전석의 조작 범위도 꽤 넓은 편이었다. 시트 곳곳에 카본파이버가 사용된 것도 특징이다.

# 볼보 XC60

 

신형 XC60의 시트는 XC90의 것과 몹시 닮았다. 디자인이 꽤 독특하다. 등받이 부분이 상당히 얇은 편이지만 예상보다 훨씬 푹씬하고 가죽의 질감도 뛰어났다. 앉아봤던 모델은 ‘R-디자인’이라 시트가 더 화려했다.

 

흰색 스티치가 강조됐고, 가죽과 알칸타라가 혼합됐다. 알칸타라의 표면이 거칠지 않았던 점이 핵심. 시트 구조도 훌륭했고, 엉덩이 받침의 쿠션도 뛰어났다. 스포츠 시트처럼 보이지만, 장거리 주행에서 좋은 능력을 발휘할 것 같다.

# 롤스로이스 레이스 블랙 배지

 

편안함에 있어서는 단연 최고다. 굳이 블랙 배지가 붙지 않아도 롤스로이스의 시트는 고급 소파처럼 안락하고, 편안하고, 가만히 앉아있으면 잠이 솔솔 온다.

 

레이스 블랙 배지의 가죽시트는 제네바 모터쇼의 어떤 차보다 부드럽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의 살결처럼 매끄럽고, 계속 만지고 싶다. 쿠션감은 일품이고, 의외로 시트포지션도 잘 나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별이 반짝이는 천장, 물결치는 무늬를 지닌 원목, 아날로그 감성이 짙은 실내 부품 등이 만드는 분위기는 압도적이다.

# 페라리 812 슈퍼패스트

 

아무리 모터쇼라고 해도, 수억원에 달하는 슈퍼카에 앉아볼 기회는 그리 흔치 않다. 페라리는 정말 쿨하게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는다. 라페라리가 처음 공개됐을 때도 수백명의 기자가 시트에 앉았다. 812 슈퍼패스트를 통해서도 수많은 기자들이 페라리의 위대함을 직접 경험했다.

 

페라리의 시트가 기능에만 충실할 것 같지만, 누구보다 인체공학적이고 소재나 마감도 훌륭하다. 쿠션감이 그리 크진 않지만 불편하진 않다. 

# 아우디 RS3

 

다양한 각도로 조절이 힘든 일체형 시트는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RS3의 시트는 많은 연구가 바탕이 된 것 같다. 시트 등받이의 기울기와 어깨를 지지하는 부분, 그리고 헤드레스트의 각도가 절묘하다. 몸이 파묻히는 느낌이 좋고, 독특한 무늬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아우디의 이러한 스포츠 시트는 시트 포지션이 매우 훌륭하다. 다리를 뻗었을 때, 페달의 각도가 운전하기 참 편하다. 다만 시트의 두께가 있는 편이라 뒷좌석이 좁아지는 단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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