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도산업 변혜옥 이사 "안전은 기본, 쾌적한 가드레일 개발"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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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03 17:51
[인터뷰] 신도산업 변혜옥 이사 "안전은 기본, 쾌적한 가드레일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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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속도로 가드레일의 60%가 기준 미달이란 충격적인 사실이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최근 5년간 고속도로 가드레일에 충돌한 이후 발생한 추락 사고는 162건, 사망자는 3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를 비롯한 여러 유관기관들은 현재 불량 가드레일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가드레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교통 안전 선진국에서 성능을 인정받은 국산 제품이 등장했다.

신도산업은 작년 말 가드레일 제품으로 유럽 CE(Conformity to European) 마크에 이어 미국 MASH(Manual for Assessing Safety Hardware) 인증을 잇따라 획득했다. 지난 30년 간 도로용 안전장비와 기구를 제작한 이 회사는 올해 글로벌 교통안전시설 기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신도산업이 다양한 혁신 제품을 내놓는 비결 중 하나로 기술연구소장인 변혜옥 이사를 꼽는다. 변 이사는 세계 최대 교통박람회인 암스테르담 교통 전시회(Intertraffic Amsterdam 2008)에서 국내 최초로 기술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녀는 국내에서도 건설 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2015년)을 받았고, 화성시 교통안전정책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변혜옥 이사에게 업계를 선도하는 가드레일 제품에 대해 물어봤다.

Q. 작년 말, 롤링가드 배리어가 미국 MASH 인증을 획득한 소식을 들었다. 제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롤링가드 배리어는 가드레일에 충격 흡수 롤러를 부착해 사고 발생시 탑승자와 차량 손실을 최소화하는 제품이다. 상하단 가드레일과 롤러가 충격을 흡수하고, 동시에 롤러가 회전하며 차량을 본래 주행 차로로 되돌려준다. 사고 후 롤러만 파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사후 관리 및 유지 보수도 용이하다.

▲ 롤링가드배리어

Q. 성능은 어느 정도인가?

미국 MASH 인증은 안전 구조물의 적합성과 탑승자 위험도, 그리고 추돌 차량 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매긴다. 롤링가드 배리어는 TL3 및 TL4 등급을 획득했다.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가드레일이 뚫려서는 안되며, 차량이 가드레일을 넘어가도 안된다. 차량이 전복되는 것도 안되고, 본래 진행방향으로 다시 복귀해야만 한다. MASH 인증시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과 호주, 대만, 태국, 중동 등 21개국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겠다.

국토교통부 차량방호안전시설 기준으로는 SB4~SB5등급이다. SB5등급은 25톤 트럭이 80km/h 속도(충돌각 15도)로 안전시설과 충돌했을 때를 설정한다. 

Q. 현재 롤링가드 제품은 어떤 곳에 설치됐나?

고속도로 진입로나 터널 진입 구간 등 사고 발생시 위험이 큰 구간에 배치된다. 최근 서울 강남 운전면허시험장처럼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에도 설치됐다.

▲ 개방형 가드레일

Q. 유럽에서 CE 마크를 받은 것도 동일 제품인가?

CE 마크를 받은 것은 개방형 가드레일 제품이다. 개방형 가드레일은 지난 2000년부터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 아시아 기업 중 최초로 도로용 충격 흡수시설 CE 마크를 획득했다.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표준형 가드레일은 레일판이 넓고 폐쇄형 구조로 설치됐다. 문제는 운전자 시야를 제한해 졸음운전을 유발할 수 있겠다. 그래서 레일 폭을 좁히고 상부와 하부로 구분한 제품을 선보였다. 중단부를 개방해 운전자 시야를 확보하고 졸음운전 방지와 운전 환경 개선 등에 효과를 보게 됐다.

개방형 가드레일도 SB5등급의 안전성 제품이다.

Q. 주력 상품은 분체도장 가드레일이다. 기존 제품과 차이점은?

기존의 도장·도금 작업은 액상 유기 도료를 사용하지만, 분체도장은 가루 형상의 도료로 작업을 진행한다. 휘발성 유기용제 등이 포함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장시간 성능이 유지되는 등 내구성이 뛰어나다.

과거에는 습기 등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흠집이 발생할 경우 벗겨짐 혹은 들뜸 현상이 있었다. 분체도장은 가루 형태로 분착되기 때문에 쉽게 벗겨지지 않고 일부가 손상되어도 해당 부위만 도료가 탈착된다. 

기존 용융아연도금은 시간이 지나면 금방 색이 변했다. 일반 도로 위 가드레일이 어두운 회색으로 탁하게 변색되는 경우가 많다. 분체도장은 광택과 채색이 오래 유지되고, 발수성 도료로 먼지나 오염 물질에도 강하다. 

▲ 분체도장이 적용된 개방형 컬러 가드레일

Q. 공급 사업 입찰시 가격경쟁력이 불리할 텐데.

아연도금 강판 위에 분체도장을 한 번 더 입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작 비용이 높다. 이전의 분체도장 가격은 일반 아연도금강판보다 50%가량 더 비싸게 판매했다. 

그래서 2년 전 원스톱 자동화 방식의 분체도장 라인을 설치했다. 이제 타사의 일반 용융아연도금 제품과 동일한 가격대로 분체도장 가드레일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에서 큰 차이가 없고, 성능면에서 월등하게 우수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판매가 확대되는 추세다.

Q. 다른 특별한 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나?

지지력 보강브라켓을 꼽을 수 있겠다. 국내 여건상 도로 폭과 가장자리 여분 공간이 넓지 않다. 도로 바깥에 위치한 가드레일 지주가 비탈면에 세워진 경우가 많다. 지주가 비탈면 끝에 위치할 경우 지지력이 약할 수 밖에 없다. 차량 충돌시 충격을 받고 지주 아래 땅이 쉽게 무너진다.

비탈면의 지지력을 보강하기 위해 지지력 보강브라켓을 개발했다. 지주가 쉽게 넘어지지 않게 받쳐주고 토압을 몰아주는 장치다. 

레일 지주 속에 스프링을 내장한 관절형 방호책도 있다. 관절형은 지주가 상하단으로 분리된다. 충돌시 지주에 가해지는 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해 교량 바닥이나 연석, 구조물 등으로 전달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파손이 적어 유지 관리에도 용이하다.

▲ 테스트 중인 전방사고알림시스템

Q. 개발 중인 신제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운전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고민이 있다. 최근 다중추돌 사고나 2차 후속 사고 등을 막기 위해 전방사고알림시스템을 개발했다. 가드레일에 센서를 부착해 일정한 충격이 가해질 경우 후방 차량에 사고 발생 신호를 알려준다.

자체 시험을 마쳤고 올 초부터 실제 도로 위에서 운영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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