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동향] 2016년 11월, 현대차의 놀이터가 사라졌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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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9 13:31
[시장 동향] 2016년 11월, 현대차의 놀이터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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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박동훈 사장은 올해초 SM6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국내 자동차 시장을 '현대기아차의 놀이터'라 표현하며 앞으로 출시할 신차를 통해 이를 바꿔나갈 것이라 밝혔다. 놀랍게도 박 사장의 말은 곧 현실이 됐다. SM6는 나오자마자 30년간 '국민차' 타이틀을 지켜온 쏘나타를 앞질렀고(일반 판매 기준), 이를 시작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은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7%나 하락해 50%대로 떨어졌다. 70%를 훌쩍 넘겼던 몇년 전과는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등이 차만 괜찮으면 현대기아차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놀이터 구석에서 현대기아차가 노는 모습만 바라보던 이들이 이제는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 정도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4만1834대로, 전년(14만3769대) 대비 1.3% 감소했다(상용차 제외). 최근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했지만, 개별소비세 인하를 등에 업은 작년 실적을 따라잡기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락세인 현대차는 지난달에도 19.4%나 줄어들어 전체적인 하락에 큰 영향을 줬다. 그나마 르노삼성이 2배 이상 성장하고, 한국GM도 53.7% 늘어나는 하락 폭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기아차는 2.7% 줄고, 쌍용차는 4.6% 늘어나는 등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수입차는 아우디·폭스바겐의 여파로 15.8% 감소했다.

상용차를 제외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작년 66.2%에서 59.4%로 6.8%p 줄었다. 현대차는 35.0%에서 28.6%로 6.4%p 떨어졌고, 기아차는 31.2%에서 30.8%로 0.4%p 내려갔다. 반면 한국GM은 11.4%로 4.1%p, 르노삼성은 8.9%로 4.7%p, 쌍용차는 6.7%로 0.4%p 증가했다. 수입차는 16.0%에서 13.7%로 2.3%p 떨어졌다.

 

# 국산차 브랜드별 판매량

기아차는 4만3648대로 전년(4만4840대)에 비해 2.7% 줄었다. 세단이 주춤하고는 있지만 SUV 라인업이 워낙 튼튼해 판매량 및 점유율에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차종별로는 모닝이 9256대로 가장 많았고, 카니발(7178대)과 쏘렌토(6363대)가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K7 4072대, 스포티지 3968대, K5 3326대, K3 3047대, 모하비 2066대, 레이 1694대, 니로 1616대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이제 승용 모델에서 기아차를 따라잡기 어려워 보인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떨어져 나간 제네시스 브랜드를 포함해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실적은 4만579대로 전년(5만232대)보다 20%가량 줄었다. 차종별로는 그랜저가 7984대로 가장 많았으며, 아반떼가 7752대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쏘나타 5970대, 싼타페 5464대, G80 5051대, 투싼 4238대 순이다.

 

한국GM은 스파크와 말리부가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하며 매월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은 1만6206대로 53.7%나 증가했다. 차종별로는 스파크가 6533대로 가장 많았고, 말리부가 4149대로 뒤를 이었다. 트랙스는 페이스리프트 이후 판매가 2배 이상 늘어나며 2505대를 기록했고, 풀체인지를 앞둔 크루즈는 962대 팔렸다. 다만, 올란도 880대, 임팔라 459대, 캡티바 305대 등 다른 주력 모델들의 성적은 매우 저조했다. 

르노삼성은 1만2565대로, 전년보다 2배 넘는 성장세를 올렸다. SM6와 QM6가 각각 5300대, 3859대 팔리며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렸고, 주춤하던 QM3도 월 2000대 수준을 회복했다. 기세를 이어나가려면 SM3 및 SM7의 변화가 필요해 보이지만, 당분간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9475대로 4.6% 늘었다. 티볼리는 에어 1913대를 포함해 총 5090대가 판매됐으며, 코란도스포츠도 2557대로 꾸준한 성적을 유지했다. 이밖에 코란도C 834대, 렉스턴 476대, 코란도투리스모 451대, 체어맨 67대를 기록했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경차에서는 모닝이 9256대로 스파크(6533대)를 압도했다.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어 스파크의 우위가 예상됐지만, 프로모션 공세로 마지막 물량을 소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형차 시장에서는 엑센트 684대를 비롯해 프라이드 343대와 아베오 247대 등 총 1274대가 팔렸다. 내년 나오는 클리오와 신형 프라이드를 기대해 본다. 준중형 시장은 아반떼가 7752대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차종이 부진하는 등 전체적인 침체기다. 아이오닉은 전기차에 힘입어 지난달 725대에서 1425대로 2배가량 늘었다.

 

중형차 시장에서는 쏘나타(5907대)의 하락세가 극명하다. 이미 일반 판매는 SM6(5300대)와 말리부(4149대)에 주도권을 넘긴지 오래, 택시로 간신히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K5는 3326대로 당분간 최하위에 머물 전망이다. 준대형차 시장에서는 그랜저가 7984대로 위엄을 발휘하며 1위에 올랐다. 이달부터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리는 만큼,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7은 4072대로 신형 그랜저를 잘 방어하고 있다. 대형차 시장은 G80이 또 5000대를 넘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초소형 SUV 시장은 티볼리가 5090대로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트랙스는 페이스리프트 이후 2500대까지 늘었으며, QM3도 2달 연속 월 2000대 수준을 유지했다. 니로는 1616대로 지난달과 비슷했다. 소·중형 SUV에서는 QM6가 3859대로 선전했지만, SM6에 비해 파급력이 그리 크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QM6 출시 이후 쏘렌토(6363대)는 건제한 반면, 산타페(5464대)는 떨어지고 있다. 현대차 측은 미국 수출로 인한 물량 부족이라는 설명이지만,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미니밴 시장에서는 카니발 7178대를 제외하고는 올란도 880대를 비롯해 코란도 투리스모 451대, 카렌스 307대, 쏘울 230대 등 모두 저조했다.

# 국산차 베스트셀링카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차는 모닝으로 9256대다. 최근 풀체인지를 앞두고 스파크에 밀리는 모습이었지만, 내년 신차 출시를 앞두고 막판 할인 공세로 1위를 되찾았다. 포터는 8862대로, 지난달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3위는 지난달 1위였던 아반떼로, 7752대 판매됐다. 티볼리급 초소형 SUV가 늘어나면서 아반떼급 준중형까지 영향을 주는 듯하다. 다음으로는 미니밴 시장의 절대 강자인 카니발이 7178대로 4위, 모닝에 밀렸지만 6533대로 건재함을 과시한 스파크는 5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SUV 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쏘렌토(6363대), 새로 등장한 경쟁자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쏘나타(5907대), 물량 부족(?)으로 줄어든 싼타페(5464대), 중형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SM6(5300대), 쌍용차를 먹여 살리는 초소형 SUV 티볼리(5090대)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0위권 밖에서 주목할 만한 모델은 여전히 5000대를 넘기고 있는 G80(11위)이다. EQ900까지 1000대 밑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신형 그랜저(13위)의 경우 뒤늦은 출고에도 4606대가 팔렸다. 본격적으로 물량이 풀리는 이번 달에는 실적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19위를 차지한 QM6의 경우, SM6와 비교해 다소 저조해 보인다. 4000대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앞으로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24위에 오른 트랙스의 경우 페이스리프트 효과로 2505대가 팔렸다.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위인 아이오닉은 전기차 인기 덕분에 1425대나 팔리며 모처럼 체면을 세웠다.    

# 수입차 판매량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아우디·폭스바겐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꿔줬다. 전년보다 15%가량 줄었지만, 업계 3~4위를 차지하던 두 브랜드가 빠진 것을 고려하면 양호한 숫자다. 벤츠와 BMW는 두 브랜드만으로 수입차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새로운 빅2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0'대라는 굴욕적인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인증 지연 및 판매 중단 등의 이유로 팔 차가 없었던 데다가, 그나마 남아있던 일부 모델들도 재고도 모두 소진된 상태기 때문이다. 덕분에 유럽 및 일본 브랜드가 선전하는 모습이다. 특히, 렉서스와 도요타는 월 2000대 수준까지 뛰어 올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대수가 전년(2만2991대) 대비 15.8% 감소한 1만9361대라 밝혔다. 올해 1~11월 누적등록대수는 20만5162대로, 전년(21만9534대)보다 6.5% 감소했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 5724대, BMW 5340대, 렉서스 1167대, 도요타 870대, 포드·링컨 853대, 미니 792대, 랜드로버 771대, 크라이슬러·지프 601대, 닛산 594대, 혼다 528대, 볼보 471대, 아우디 463대, 재규어 294대, 푸조 269대, 포르쉐 181대, 인피니티 166대, 캐딜락 129대, 시트로엥 99대, 피아트 46대, 롤스로이스 3대, 폭스바겐 0대, 람보르기니 0대 순이였다.

국가별로는 독일 1만1708대(60.5%), 일본 3325대(17.2%), 유럽 2745대(14.2%), 미국 1583대(8.2%) 순이었다. 연료별로는 디젤 1만352대(53.5%), 가솔린 7023대(36.3%), 하이브리드 1858대(9.6%), 전기 128대(0.7%)로 나타났다.

구매유형별로는 개인 1만2542대로 64.8%, 법인은 6819대로 35.2%였다. 개인구매의 지역별 등록은 경기 3561대(28.4%), 서울 2972대(23.7%), 부산 926(7.4%) 순이었고 법인구매의 지역별 등록은 인천 1985대(29.1%), 부산 1558대(22.8%), 대구 1203대(17.6%) 순으로 집계됐다.

 

베스트셀링카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로, 총 3041대 판매돼 지난달에 이어 4달 연속 1위를 차지했다. BMW 5시리즈는 2540대로 2위에 올랐으며, BMW 3시리즈는 1129대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가 927대로 4위, 렉서스 ES는 696대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490대로 6위, 닛산 알티마는 388대로 7위, BMW 7시리즈는 383대로 8위, 도요타 캠리는 372대로 9위, 메르세데스-벤츠 GLE는 359대로 10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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