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네시스 '철판 사태', 현대차의 '자승자박'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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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20 02:09
[기자수첩] 제네시스 '철판 사태', 현대차의 '자승자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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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동호회에선 너나 할것 없이 제네시스의 철판을 놓고 일대 토론이 벌어진다. 품질 논란에 철판 균열 의혹까지 범위도 넓고 내용도 다양하다. 대체 소비자가 언제부터 자동차 철강에 관심을 가졌나. 이건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처음 홍보하면서 현대제철을 한데 묶어 프레임을 형성한게 원인이다. 신형 제네시스가 어떤차냐를 얘기하는게 아니라 현대제철의 철강이 어떠냐는 쪽으로 중심이 옮겨지고 말았다. 

물론 이같은 홍보를 한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다. 우선 최근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기업합병을 놓고 주주들간 입씨름이 계속 되는 점이나, 제3고로(용광로) 가동을 시작한 점 등이 모두 고려 됐을 것이다. 반토막나서 지난 3년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현대제철 주가도 떠받쳐야 했을 것이다. 주가가 바닥을 치던 지난 6월에는 심각한 분위기였다, 현대제철 지분 12%를 가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우, 3년전 대략 1조5천억원어치던 소유지분 중 1조원 가량이 공중에 사라졌다. 최근에는 그나마 상당 부분 회복됐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3고로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래저래 일대 혼돈기인 현대제철이 잘나가는 현대차 형님 덕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무리한 홍보를 기획하게 됐을터. 그러나 희한한 홍보의 결과는 기대와 반대로 애궂은 제네시스 발목만 잡았다. 산뜻했던 포스코 브랜드 대신 입혀놓은 현대제철의 무게는 다음 세대까지 놀림감이 될듯하다. 더구나 이전 세대 제네시스와 에쿠스에 야심차게 도입했던 알루미늄 합금 경량화 소재가 신형에서 오히려 제외되는 등 현대제철 돕기는 설계 단계부터 꼼꼼하게 계획 됐다고 봐야겠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제쳐두고 백번 양보해서 시너지 효과에 규모의 경제까지 다 좋다 치자. 하지만 아직은 이럴 때가 아니다. 현대차는 럭셔리 세그먼트에서 아직 도전자다. 부디 정치적 노림수를 걷어내고 최선의 제품으로 승부 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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