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혼다∙도요타 '수소전지차의 역습' 성공할까
  • 김한용∙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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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20 19:39
[기자수첩] 현대∙혼다∙도요타 '수소전지차의 역습'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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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공통점이 없을 듯한 3개 회사 현대차, 도요타, 혼다는 같은 날 일제히 수소전지차를 내놨다. 서로가 벤치마킹을 하고 수소전지차가 다음 세대 친환경차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수소연료전지차(Hydrogen Fuel Cell Vehicle)'는 전기차와 근본은 같다. 여기 배터리를 없애는 대신 수소탱크를 장착해 수소로 발전을 해서 전기 모터를 움직이는 방식이다.

◆ 현대차, 투싼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현대차는 지난달 LA모터쇼에서 전기차에 대해 "그리 친환경적이지 않으며 충전시간이 오래걸리는 문제가 있고, 멀리 갈 수도 없다"는 등 맹비난을 퍼부은 후 그 대안으로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를 내놨다.

이번에 공개한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는 기존 투싼과 큰 차이가 없는 외관에 수소전지셀을 장착한 것이다. 현대차는 한번 충전에 500km 정도를 달릴 수 있고 충전에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기존에도 수없이 공개된 모델인만큼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진 못했는데, 독특한 이유에서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판매 가격이 너무나 저렴해서다. 

우리돈 300만원 정도(2999불)를 보증금(다운페이)으로 내고, 대략 한달 53만원씩 내면 36개월간 차를 탈 수 있도록 했다. 여기다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보조금 2500불을 보태면 처음 5개월간은 돈을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고 존크라프칙 현대차미국법인장은 덧붙였다.

▲ 지난달 20일 LA모터쇼에서 존크라프칙 현대차 미국 법인 사장이 투싼연료전지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지어 수소연료는 무제한 무료로 제공하고, 각종 오일 교체 등 차량 유지보수도  무료 발렛으로 해준다. 즉 정비해야 할 일이 생기면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까지 직접 와서 무료로 가져가고 수리 후 다시 가져다 주는 방식이다.

이날 현대차는 투싼을 '세계 최초의 양산 수소 연료전지차'라고 홍보했지만 기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혼다는 이미 캘리포니아에서 리스를 통해 수년전부터 수소연료전지차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투싼은 '양산모델'이라면서 애써 차별화를 하려는 모습이었다.

◆ 혼다의 수소연료전지차, 'FCEV 콘셉트카'

혼다는 현대차와  같은 날 슈퍼 스포츠카 스타일의 연료 전지차 'FCEV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이 차는 기존 혼다가 리스를 통해 판매중인 '혼다 FCX 클래러티'에 비해 수소 발전 효율을 60% 증가시켜 리터당 3kW까지 높였고, 관련 부품을 33% 소형화했다고 혼다는 밝혔다. 

▲ 혼다 FCEV

혼다는 이날 행사에서 기존 'FCX 클래러티' 운전자들이 '세계 최초 상용 연료 전지 차'를 몬다는 점에서 뿌듯해 할 뿐 아니라 검증도 잘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나 혼다 측은 FCX 클래러티의 순항거리가 384km 수준으로 미국인들의 주말 운전 패턴을 고려하면 다소 짧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FCEV 콘셉트'는 70MPa의 고압 수소를 충전해 480km의 순항 거리를 낼 수 있다. 

혼다는 이날 장차 GM과 손잡고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술에 대해 우주 항공 및 의료분야까지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FCV 콘셉트

도요타도 같은 날 열린 '2013 도쿄모터쇼'에서 수소연료전지차 'FCV 콘셉트'를 선보였다.

도요타는 전기차 시대가 오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그 전에 수소전지를 이용한 전기차가 대중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는 2015년에 FCV 콘셉트의 양산형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생산비 절감과 수소 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까지 내놨다. 

▲ 도요타 FCV 콘셉트카

도요타 측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FCV 콘셉트는 지난 2008년 선보인 FCHV-adv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우선 '하이브리드'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차체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던 대형 배터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수소탱크가 4개에서 2개로 줄었고, 연료전지 자체도 효율이 높아졌다. 이로서 5년 만에 생산 원가를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FCV 콘셉트의 경우 새롭게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스택과 70MPA의 고압 수소 탱크가 장착돼 5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2015년에는 7~800km까지 늘어날 것이라 밝혔다. 충전 시간은 3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 도요타의 FCV에 탑재된 70MPa의 고압 수소 탱크

도요타 수소연료전지 개발 담당인 히토시 노마사는 "2015년에 판매되는 FCV의 가격을 약 5만달러(약 5300만원)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며 "혼다와 닛산 등 자동차 업계와 정부 및 지방단체와의 협의해 오는 2015년까지 주요 도시에 100여개의 충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수소연료전지차, 장밋빛 전망은 피해야

각사는 수소전지차가 전기모터로만 주행하는 친환경 전기차면서도 전기-배터리차의 단점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들 회사들은 수소연료전지차가 전기차를 뛰어넘을거라고 굳게 믿고 전기차 개발을 뒷전으로 미뤄두고 있다. 그나마 현대기아차는 경차급 전기차를 내놓아 구색만 맞췄다. 

그러나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더 먼 미래의 차다. 비싸서 보급이 어렵다는 전기차보다도 3~4배 더 비싸다. 수소로 전기를 발전하기 위해선 다량의 값비싼 백금 촉매와 고압 수소 탱크를 실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 미국법인이 한달에 불과 50만원 남짓을 받고 보급하는 투싼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가격이 대당 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 그대로 밑지고 파는 차다. 

수소 충전소가 전기차 충전소에 비해 설비 비용이 훨씬 비용이 많이 들고 큰 규모여야 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기차의 경우 일반 가정에 간단한 충전장치 설비를 통해 충전할 수 있지만, 수소충전소는 거창한 건축물이 새로 지어져야 한다는게 문제다. 수소가스에 대한 주민들의 막연한 두려움도 충전소 건설에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20년간 연료로 사용된 LPG가스 충전소도 찾으려면 힘든데, 수소 충전소를 지금부터 짓기 시작한대도 과연 언제 쯤 쉽게 충전할 수 있게 될지 우려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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