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러시아에서 13개월 만에 전년대비 판매증가세를 달성했다. 현지 시장 분위기 역시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접어든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월 한 달간 러시아에서 전년대비 2.3% 증가한 2만9216대를 판매했다. 러시아에서 신차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작년 9월 이후 무려 13개월 만이다.

 

그간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시장의 계속된 악재 속에서도 끈질기게 버텨왔다. 푸조시트로엥과 GM 등이 일찌감치 공장 폐쇄 및 철수를 결정했고, 르노-닛산과 폭스바겐 등도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량을 줄였지만, 현대차그룹은 투자를 이어갔다. 

실제로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지난 8월 러시아 공장을 직접 방문해 "러시아 시장에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현장 관계자들을 독려한 바 있다. 

 

그 결과 현대기아차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23.1%까지 늘었다. 10월 판매 실적은 브랜드별로 기아차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증가한 1만5015대를, 현대차는 0.4% 증가한 1만4201대를 각각 기록했다.

기아차는 10월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한 리오(국내명 프라이드, 10월 8947대)를 중심으로, 스포티지(1904대)와 씨드(1077대) 등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현대차는 월 1만대 가량 판매되던 쏠라리스(7477대)가 부진했지만, 지난 8월 투입된 신차 크레타가 10월 4576대를 기록하며 주력 차종의 부진을 메웠다.

 

지난 2012년 300만대에 육박했던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불과 4년 만에 절반 수준까지 급락했다. 미국과 EU 등 서방 경제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 들어 군사적 압박까지 더해졌다. 현대차그룹 역시 러시아에서 적자 운영이 지속됐다. 

그러나 최근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경기 회복으로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모양새다. 루블화가 강세로 전환되고, 자동차 시장의 소비심리도 차차 풀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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