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올해 목표 달성 물리적 불가…"정몽구 회장 '800만대 약속' 무리한 목표"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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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28 13:33
현대기아차, 올해 목표 달성 물리적 불가…"정몽구 회장 '800만대 약속' 무리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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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목표한 '3년 연속 800만대 돌파'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초 열린 시무식에서 813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시킬 것이라 밝혔지만, 이미 내부에선 '물리적 불가'론을 내세우며 800만대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연말 할인 판매를 통해 다음 해의 매출을 당겨 쓰는, 이른바 '돌려막기'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현대차그룹의 발표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9월 세계 시장에서 총 562만1910대를 판매했다. 전년(572만6249대) 대비 1.83% 줄어든 것으로, 대수로는 10만4339대 감소한 것이다. 현대차는 347만9326대로 1.7%, 기아차는 225만9411대로 2.1% 하락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가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3년 연속 800만대를 넘기는건 불가능해졌다. 신흥시장을 위주로 개편한 현대차의 포트폴리오가 최근 러시아, 브라질 등 경기 침체로 인해 무너진게 가장 큰 이유다. 또한, 내수 시장에서의 고전과 노조 파업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 등도 문제로 부각됐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애당초 현대기아차의 연간 800만대 판매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월간 판매량 추이만 봐도 목표치를 넘기기 위해 매년 연말마다 무리하게 연간 실적을 끌어 올렸다는 지적이 뼈아프다. 끌어올린 실적은 연초마다 실적 악화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현대기아차의 2014년 1~9월 월평균 판매량은 65만897대였다. 그러나 4분기인 10~12월에는 70만6694대로 5만2798대나 늘었다. 작년에는 더욱 심했다. 1~9월 평균 63만6250대였던 판매량은 10~12월 76만3166대로 증가했다. 대수로는 12만6916대, 비율로는 20%나 뛰어오른 것이다. 

 

게다가 올해 1~9월 평균 판매량은 62만4657대로, 최근 2년과 비교해 더욱 낮다. 목표로 잡은 813만대에 도달하려면 남은 3개월 동안 250만8090대, 월평균 83만6030대를 팔아야만 한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작년 12월 기록한 역대 최고 월 판매량인 82만4499대보다도 많은 것이다. 무리하게 연말 밀어내기를 하더라도 달성하기 어려운 숫자다.

 

문제는 현대차다.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진 데다가 최근 내놓은 신차들의 잇따른 실패 및 SUV 라인업 부족 등으로 경영 실적이 매우 나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수익률 하락은 판매량 감소보다 더 큰 위기다. 올해 1~9월 현대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을 뿐이지만, 영업이익은 13.8%나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1.2%p 하락해 6.0%에 머물렀다. 

반면, 기아차는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판매량 하락폭은 현대차보다 큰 2.1%지만, 영업이익은 4.9%가 늘었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0.2%p 감소했지만, 4.8%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흥시장 통화 약세와 수요 부진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공장 파업 여파로 생산이 감소하며 고정비 비중이 상승했다"면서 "고급차 및 SUV 비중 확대로 믹스 개선 효과가 있었지만, 국내공장 생산 차질에 따른 실적 둔화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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