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테슬라 ‘오토파일럿’, 독일 정부 “매우 위험한 시스템”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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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11 17:47
길 잃은 테슬라 ‘오토파일럿’, 독일 정부 “매우 위험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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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Autopilot)’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첫번째 사망 사고 이후, 전세계에서 오토파일럿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여전히 테슬라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독일 북부 아우토반에서 50세 남성이 몰던 테슬라 차량이 덴마크 관광버스를 들이박는 사고가 발생했다.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테슬라 운전자가 사고 당시 오토파일럿 기능을 이용했다고 주장해 독일 경찰과 독일 교통부에서 조사를 착수했다.

독일 교통부는 긴급 상황에서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적절한 경고 조치를 하지 못했고, 추월이나 긴급 제동에서도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많았다고 밝혔다. 독일 교통부 장관 알렉산더 도브린트(Alexander Dobrindt)는 “오토파일럿은 매우 위험하고 불안정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는 한결같이 “오토파일럿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토파일럿을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아닌 자율주행으로 포장한 것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2014년 오토파일럿을 처음 공개했을 때부터 마치 자율주행 시스템처럼 홍보하기 시작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SNS를 통해 “자율주행차 개발이 거의 완료됐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오토파일럿을 설명하면서 ‘셀프 드라이빙(Self driving)’이란 문구를 사용하기도 했다.

 

최근 캘리포니아에서는 아예 오토파일럿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규제까지 검토 중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오토파일럿이란 이름 자체가 자율주행을 의미하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의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다소 과장된 홍보 전략은 그들의 파트너마저 등 돌리게 만들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던 이스라엘 부품업체 ‘모빌아이(Mobileye)’는 지난달 테슬라와 결별을 선언했다. 모빌아이 암몬 사슈아(Amnon Shashua) 회장은 “오토 파일럿은 운전자를 보조하는 시스템일 뿐, 무인 주행이 가능함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더 이상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테슬라는 몇건의 오토파일럿 사고와 관련해, 사고의 원인을 카메라 센서 및 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추측했다. 이에 모빌아이는 발끈했다. 모빌아이는 “테슬라의 비도적인 발언과 행동으로 인해 모빌아이의 제품력과 신용이 깎이는 것이 걱정된다”고 말하며 “BMW, 인텔 등과 함께 진행하는 자율주행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한다”고 밝혔다.

거의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가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선행 기술이 레이다와 카메라를 이용한 운전자 보호 시스템이다. 긴급제동 시스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시스템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오토파일럿도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볼보의 사고 예방 테크니컬 담당 트렌트 빅터(Trent Victor)는 "자율주행 기술은 완성도에 따라 레벨0부터 레벨4까지 총 5단계로 구분된다"면서 "테슬라 오토파일럿 기능은 아직 2~3단계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과 관련해 큰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론 머스크는 SNS를 통해 “오는 17일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놀랄 제품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외신은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버전의 오토파일럿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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