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GM 댄 니콜슨 부사장 “테슬라·애플·구글처럼 새로운 모빌리티 솔루션 고민”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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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29 17:15
[인터뷰] GM 댄 니콜슨 부사장 “테슬라·애플·구글처럼 새로운 모빌리티 솔루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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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이하 GM)가 올해 파워트레인 연구개발 조직 이름을 ‘글로벌 프로펄션 시스템즈(Global Propulsion Systems)’로 변경했다. 프로펄션의 뜻은 ‘추진력’으로, 우주항공 및 해상 분야에서나 접할 수 있던 표현을 자동차 업체의 핵심 R&D 조직의 명칭으로 사용했다.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그 실체도 변했음을 의미하는 것.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제36차 세계자동차공학 학술대회 및 전시회(FISITA 2016)’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GM 글로벌 프로펄션 시스템즈 댄 니콜슨(Dan Nicholson) 부사장을 만났다. 참고로 니콜슨 부사장은 세계자동차공학회(FISITA) 신임 회장직(임기 2016~2018년)도 함께 맡으며, 최근 업계에서 누구보다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GM 글로벌 프로펄션 시스템즈 댄 니콜슨(Dan Nicholson) 부사장

#자동차 제조사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

GM 파워트레인에서 이름을 바꾼 GM 글로벌 프로펄션 시스템즈는 추진·동력 계통의 모든 것을 아우른다. 기존 엔진과 변속기는 물론, 전기모터와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등 현재와 미래 기술을 함께 다룬다. 

특히 GM은 전기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 세계 약 8700명이 근무하는 프로펄션 조직 내에서 50% 이상이 전동 기술에 어떤 형태로든 조금이나마 관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댄 니콜슨 부사장은 “상당기간 동안 내연기관과 전기차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시대가 이어질 것”이라며 “국가별로 세그먼트별로 다양한 솔루션이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에도 불구하고 디젤 엔진의 여러 장점은 여전히 매력적이란 설명이다. 가솔린 엔진의 경우 터보 및 다운사이징 트렌드가 유지될 것이며, 변속기도 다단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브리드 차량과 주행거리연장전기차, 순수전기차 등 시장에 따라 다양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GM과 혼다가 함께 개발 중인 수소연료전지차도 충전인프라와 연료공급 문제가 해결된다면, 친환경차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잠재력을 평가했다.

GM 글로벌 프로펄션 시스템즈 댄 니콜슨 부사장

핵심은 ‘앞으로 더욱더 다양해질 소비자 니즈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이다. GM은 보다 다양한 솔루션을 갖추기 위해 파워트레인이라는 틀을 깨고 프로펄션 시스템즈란 개념을 도입했다.

연구개발 조직의 한 부문만이 아니라 GM 전체가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영역을 넘어, 이동수단에 대한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최적화된 서비스와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 때문에 GM은 시장과 경쟁에 대한 사고와 시각도 달라졌다.  

다음은 GM 글로벌 프로펄션 시스템즈 댄 니콜슨 부사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GM 글로벌 프로펄션 시스템즈에 대해 설명해달라.

GM 파워트레인 이름이 올해 변경됐다. 파워트레인이라고 하면 단순히 엔진과 변속기를 생각하는데, 프로펄션 시스템은 그 이상의 광범위한 것들을 아우른다. 모든 유형의 엔진과 변속기,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등을 책임진다. 피스톤 엔지니어나 배터리 엔지니어나 어떤 분야건 관계없이, 그리고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도 프로펄션 시스템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름을 변경했다. 그런 관점에서 파워트레인은 제한적이고 오래된 단어이다. 우리가 할 미래의 총체적인 업무 영역을 프로펄션 시스템이라 칭할 수 있겠다.

Q. 전기차 및 내연기관 등에 대한 미래 전망은? 

GM은 전기차 분야 선두를 달리고 있다. 쉐보레 볼트(VOLT)나 말리부 하이브리드 외에도 볼트 EV(BOLT EV)가 출시됐다. 볼트 EV는 1회 충전으로 238마일(383km)을 갈 수 있다. 신차는 2만9995달러(미국 연방정부 보조금 적용전, 3만7495달러)의 매력적인 가격에 획기적인 제품력을 갖췄다. 전기로만 주행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GM의 기술적 역량을 입증했다. 

전기차에 대한 GM의 의지는 확고하다. 전 세계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제품 출시가 이뤄질 것이다. 다만, 하나의 솔루션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때문에 광범위한 파워트레인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상당기간 동안 내연기관과 전기차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시대가 이어질 것이다. 국가별, 세그먼트별 다양한 솔루션이 제공되겠다.

쉐보레 볼트 EV(BOLT EV)

Q. 폭스바겐 디젤 사태가 있었는데, 디젤 엔진의 미래는?

GM은 이미 최첨단 디젤 엔진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 쉐보레 에퀴녹스에 1.6리터 위스퍼(Whisper) 디젤 엔진을 장착하는 등 배출가스 규제가 엄격한 미국에서도 디젤 차량을 출시했다. 첨단 디젤 엔진의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이다.

Q. 쉐보레 볼트(VOLT)가 한국에 출시됐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PHEV)와 비교해 주행거리연장전기차(EREV)의 장점은?

이번 볼트는 2세대 모델이다. 볼트와 관련해 그 동안 GM이 보여준 성과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1세대 볼트의 경우 10만대가 판매됐다. 2세대 볼트도 미국에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한국에서도 좋은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세대 볼트는 전기차의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콘셉트로 개발됐다. 전기차 충전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여건에서도 충분히 차를 운영할 수 있고, 전기차의 역동적인 주행감을 경험할 수도 있다. 특히 2세대 볼트는 전기모드 주행가능거리(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89km)가 길어졌다. 

거리와 속도가 한정적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 포함)과 비교해 볼트는 전기모드로 갈 수 있는 주행거리가 길고, 최고 120km/h까지 빠르게 가속할 수 있다. 

미국에서 볼트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경우 환경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때문에 그들은 최대한 전기모드로 주행하고자 한다. 미국에서 볼트 구매자의 주행거리 90%가 전기모드로 이뤄졌다는 통계도 있다. 

Q. 현대나 도요타는 수소연료전지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은?

GM도 연료전지차량 개발에 나서고 있다. 얼마전 혼다와 공동 개발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연료전지 기술은 모빌리티 측면에서 기존 다른 기술들과 평화롭게 공존이 가능하다. 이산화탄소 및 배출가스가 전무하고 수증기만 나온다. 

핵심은 인프라다. 수소를 어떻게 만들어 내고 충전할 것인가. 어떻게 지속가능한 충전구조와 연료 공급 시스템을 구축할 것인지가 문제다. 

이는 전기차 역시 마찬가지다. 전기를 어떻게 만들고, 충전할 것인지 관건이다.

즉, 연료 생태계와 맞물려 있다. 수소는 3분 이내 충전이 가능하고 보다 긴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다만 인프라 솔루션 개발은 아직이다.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기술이 지배적일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양성이 있다. 연료전지차, 배터리 전기차 등이 공존할 것이다.

쉐보레 신형 말리부

Q. 기존 내연기관과 친환경차 중 개발 비중을 어느 정도로 두는가? 내연기관 및 변속기 등의 발전 방향은 어느 정도까지 예상을 하는지?

연구개발 비중을 정확한 퍼센티지(%)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GM 프로펄션 조직은 전 세계 약 87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중 50% 이상이 전기화 기술과 관련된 업무에 어떤 형태로든 조금이나마 관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내연기관은 여전히 매우 중요한 분야다. 특히 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탄소 및 연비 규제 등을 충족하기 위한 효율성 개선에 연구개발을 집중하고 있다. 

터보 및 다운사이징이 큰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데, 신형 말리부에 적용된 1.5 리터 SIDI 엔진이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승용차 부문에서 C세그먼트급 이상은 터보 및 다운사이징 트렌드가 계속 유지되겠다. 

변속기의 다단화 역시 견고하게 이어질 것이다. GM은 전륜 9단 변속기를 적용하고, 10단 변속기도 개발 중에 있다. 이는 연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나 10단 변속기가 최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이상은 큰 이득이 없을 것 같다. 전륜구동은 실용적인 CVT가 적합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LG에서 공급하는 볼트 EV 배터리 시스템

Q. 전기차 부문 파트너인 LG에 대해 평가해달라. 

LG는 GM의 전기 기술 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GM과 오랜 협력과 개발 교류를 지속했다. LG는 화학과 전기 분야에서 훌륭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배터리의 하나로 통합하는 융합 기술도 뛰어나다. 최근 GM 우수협력업체 수상식에서 직접 LG 측에 상을 수여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Q. 전기차 부문에서 LG의 역할이 크다. GM 입장에서 당장의 리스크는 줄일 수 있겠지만, 미래 새로운 강력한 경쟁자를 만드는 것은 아니냐?

그 질문에 답은 지금 하지 않겠다. 다만, 앞서 변화가 일고 있다는 측면에서 말을 덧붙이고 싶다. 

최근 변화를 바라보는 GM의 시각과 사고가 바뀌고 있다. 경쟁사에 대한 시각도 계속 넓어지고 있다.테슬라와 패러데이퓨처스 등 스타트업 회사는 물론, 애플과 구글 등도 모빌리티 영역에 참여하고자 한다. 모빌리티를 새로운 방식으로 인식하고 여기 참여하고자 하는 것이 GM의 목표다. 

급변하는 경쟁 환경과 시장을 이해하고 GM이 하는 모든 일의 중심에 고객을 두고자 한다. 경쟁사도 제대로 인식해서 대응할 것이다. 

코퍼레이션(Cooperation)과 컴페티션(Competition)의 합성어인 코피티션(Copetition)을 생각해봤다. 예를 들면, 혼다는 GM의 연료전지 파트너이지만, 인디레이싱에서는 쉐보레의 경쟁자이다. 최근 혼다의 성적이 좋아 속이 쓰리다. 또한 미국 승용차 시장에서 크루즈와 시빅이 충돌하고 있다. 협력관계이지만, 경우에 따라 경쟁을 하는 관계다. 최근에는 이 같은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고자 한다.

한국GM 파워트레인 황준하 전무(좌)와 GM 댄 니콜슨 부사장(우)

Q. 향후 5년에 대한 회사의 계획은?

향후 5년의 계획은 구체적으로 공유하기 어렵다. GM 메리 바라 CEO의 언급과 같이 앞으로 급격한 변화가 계속 일어날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차량 공유다. 모빌리티 서비스가 대두됐다. 자동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자동차 OEM도 사고의 전환을 하고 있다. 자동차도 모빌리티 인프라의 한 요소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적극 참여하고 있다. 

카쉐어링 또는 자동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소비자 니즈가 다양해질 것이며, 이런 니즈에 따라 최적화된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다.

Q. 세계자동차공학회(FISITA) 신임 회장으로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말했다. 테슬라나 패러데이퓨쳐 등 FISITA에 가입되지 않은 업체들의 목소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세계자동차공학회 내 명예위원회가 있다. 기술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사 뿐 아니라) 각종 기업들로 구성된다. 이 위원회는 폐쇠적이거나 독점적이지 않으며, 가입 의향이 있으면 언제나 들어올 수 있다. 그들이 가입할 의향만 있다면 환영할 것이다. 회장으로서 명예위원회를 더욱 확대할 의향과 의지를 갖고 있다.

머지않아 리더십 회의가 있는데 테슬라와 패러데이퓨처에 초청장 발송을 요청하겠다. 

Q. 신형 말리부는 오토 스톱&스타트 해제 버튼이 없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도 없는데, 왜 장착하지 않았나?

말리부에 적용된 S&S 시스템은 연비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얼마나 원활하고 신속하게 반응하는지 GM 엔지니어들이 정밀히 측정했고, 어느 정도의 반응 시간이면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분석했다. 

말리부에 적용된 S&S 시스템은 반응시간이 경쟁사보다 빠르다. 브레이크에서 엑셀로 발이 가기 전 작동하며, 시동 자체도 매우 부드러워 S&S 시스템의 수용도가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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