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삼성 QM6...유혹적 디자인으로 SUV 시장 판도 넓힌다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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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23 01:34
[시승기] 르노삼성 QM6...유혹적 디자인으로 SUV 시장 판도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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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보면 르노삼성은 애초부터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2007년 12월 르노삼성 첫 SUV인 QM5를 내놓으면서도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국내 최초로 파노라마 선루프를 장착했고, 보스 오디오 시스템, 커튼 에어백, 인텔리전트 스마트 카드 시스템, 클램쉘 테일 게이트 등이 적용됐다. 당시만해도 모든게 파격적인 사양이었고 닛산 로그의 플랫폼을 통해 우수한 품질과 주행성능을 갖춘 점도 대단히 놀라웠다. 당시만 해도 부족했던 마케팅 능력과 한국 사정을 정확히 꿰뚫지 못했던 프랑스 경영진 등 어려움이 겹치면서 지나치게 저평가 된 면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QM6가 발표되는 현재는 사정이 꽤 나아졌다. SM6가 만들어낸 새로운 패밀리룩에 대한 반응도 매우 좋고 한국인 경영진들이 제대로 자리잡게 됐다. 물론 이젠 경쟁사들도 대폭 발전해 이번 QM6가 혁신적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디자인과 크기 등 여러모로 기분 좋은 차로 만들어진 건 분명해 보였다.

 

# ‘큰 SUV가 정답일까’, 그 의문으로 만들어진 QM6

세계적인 자동차 시장 흐름을 보면 이전에 비해 한두단계 작은 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전에는 주류에서 벗어났던 소형 SUV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대형 SUV 들은 설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현대차 싼타페나 기아차 쏘렌토에 비해 전장은 짧고 휠베이스는 넓은 QM6가 등장하는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내는 넓고 외관은 작아지는 것을 추구한 셈이다. 

다만 직선 위주의 남성적 SUV 디자인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르노삼성 QM6는 좀 낯설게 느껴질 수 있겠다. 고급세단, 우아한 느낌이던 SM6 프론트마스크와 테일램프가 ‘오프로드를 달린다’는 개념과는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오프로드를 달리지 않는 오프로더’의 느낌이 있었다면, 이제는 비교적 솔직하게 ‘온로드용 자동차’의 외모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막상 오프로드를 달리는 준비도 아쉽지 않게 돼 있다. 직경이 큰 오프로드용 타이어가 장착 됐는가 하면 전자제어식 4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전후륜으로 구동력을 자유롭게 배분 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소위 ‘온디멘드(on demand)’ 방식으로, 평소 주행시는 전륜에 구동력 100%를 보내다가, 급출발이나 회전시 동력을 50%까지 뒤로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상고도 경쟁모델에 비해 높은 편이어서 외관에서 보이는 것과 달리 오프로드 주행에도 거침이 없다. 

 

# 고급차와 대중차의 사이

SM6는 중형차에 넣기엔 과분하다 싶은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지만 QM6에서는 그 정도로 놀랍지는 않고, 고급스런 부분과 대중차에서 보이는 부분이 적당히 섞여 있다. 어디까지나 고급세단이 아닌 실용적 SUV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닛산의 엑스트레일은 좁더라도 3열 시트까지 만들어 붙인 반면 이 차는 2열까지만 제공하면서 넓은 공간을 추구했다. 실제 뒷좌석 무릎공간은 경쟁모델에 비해 넓은 편이다. 다만 뒷좌석의 등받이의 기울기가 경쟁모델에 비해 적게 기울어진건 아쉽다. 

인테리어가 대단히 고급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정숙한 사운드와 컴포트한 승차감은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이다. 보편적인 디젤엔진에서 들리는 ‘갤갤’대는 소리는 놀랍도록 억제했다. 실은 큰 소리가 나고 있는데 승객의 귀에만 들리지 않는지도 모른다. 이중 삼중으로 덧붙인 흡음재는 물론 동급 최초로 적용된 노이즈캔슬레이션(ANC) 기능 덕분에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전자적으로 ‘콕’ 짚어 감쇄 시키기 때문이다. 다만 이건 보스(BOSE) 오디오와 연계된 옵션이어서 보스 오디오는 꼭 선택하는게 좋겠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작동방법이 직관적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이색적이고 실 사용에 편리한 면이 많다. 내비게이션은 정면의 길을 더 많이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가로보다 세로가 더 편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화면을 표시하는 등 두가지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장점이다. 

 

타이어는 차급에 비해 조금 얇은데, 골이 깊은 SUV용 사계절 타이어여서 노면 소음이 들리는 편이고, 조금만 급제동을 해도 타이어에서 이내 거친 스키드 소리를 내는 점이 아쉽다.  

고속 주행감각은 의외로 매우 좋은 편인데, 초고속의 영역이더라도 엔진 소리가 작고 풍절음이 나지 않는데다 핸들 감각 또한 비교적 우수해 속도감을 느끼기 어려우니 본의 아닌 과속을 주의해야 할 정도다. 

 

2.0리터 디젤 엔진과 결합한 CVT에 대해선 소비자들이 많은 우려를 하는데 기우, 혹은 근거 없는 선입견에 불과하다. 이 차의 CVT는 닛산 알티마를 비롯한 여러 차종에 장착되는 것으로 엔진의 토크가 우수한 회전 구간만 쏙 뽑아 사용하게 한다. 굽은 산길을 오르내리는데 적절한 힘을 내놓는다.

그동안 국내 SUV 시장은 몇 안되는 차종이 장악해 선택의 폭이 턱없이 좁았던 것이 사실이다. 르노삼성 QM6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비로소 다양한 차종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얼마나 인기를 끌어모을 수 있을지 이 차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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