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비틀의 '상상초월' 변신…세상에서 가장 센 딱정벌레
  • 전승용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6.09.21 16:48
폭스바겐 비틀의 '상상초월' 변신…세상에서 가장 센 딱정벌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여성들에게 수입차는 비틀과 비틀이 아닌 차로 나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을 만큼, 비틀은 여성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패션카로 시대를 풍미했다. 그런데 폭스바겐은 이런 이미지가 별로 마음에 안 들었나 보다. 비틀을 극단적으로 몰아붙여 오프로드도 거침없이 달릴 수 있는 차, 부가티보다 빠른 차, 330km로 달릴 수 있는 차를 만들어냈다.

 

폭스바겐은 20일(현지시각), 비틀 LSR(Land Speed Record)가 미국 유타주 보네빌에서 열린 ‘월드 오브 스피드’ 행사에서 시속 328.195km를 기록하며 역대 비틀 중 가장 빠른 모델에 올랐다고 밝혔다.

비틀 LSR은 기록 수립을 위해 특수 제작된 것으로, 2.0리터급 TSI 엔진을 튜닝해 최고출력을 550마력, 최대토크는 58.2kg·m까지 끌어냈다.

 

또, 차체 높이를 대폭 낮추고 특수 휠·타이어를 장착하고 접지력 강화를 위해 특수 디퍼런셜을 적용하는 등 주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추가됐다. 특히, 엄청난 속도에서 안정적인 제동을 위해 차체 후면에 2개의 낙하산을 달았다.

실제로 차체는 지면에 달라붙을 정도로 낮다. 비틀의 차체 특성상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 구조다 보니, 차체를 최대한 낮춰 공기저항계수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했다. 또, 차체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유리도 다 떼어냈고, 가장 가벼우면서도 빠르게 달릴 수 있는 특수 타이어도 장착했다.

 

비틀 LSR 이전에도 엄청난 괴물 비틀은 또 있었다. 바로 폭스바겐미국법인이 ‘안드레이 랠리크로스팀(Andretti Rallycross team)’과 함께 제작한 ‘비틀 GRC’다.

비틀 GRC에는 1.6리터 4기통 터보차저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 LSD가 탑재된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됐다. 배기량은 낮지만 대형 터보차저와 인터쿨러 시스템을 통해 최고출력은 544마력, 최대토크는 53.5kg·m로 올렸다. 비틀 LSR와 비교해 성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배기량 차이를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다. 

 

강력한 성능을 다스리기 위해 차체에는 거대한 공기흡입구와 리어윙이 적용됐다. 또, 4피스톤 캘리퍼와 전륜 14인치, 후륜 11.8인치 브레이크 디스크가 탑재됐다. 17인치 휠과 요코하마 타이어가 조합되며 공차중량은 1210kg으로 일반 비틀에 비해 약 136kg 가볍다.

폭스바겐미국법인에 따르면 비틀 GRC는 정지 상태에서 불과 2.1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한다. 이는 부가티 시론이나 헤네시 베놈 GT, 코닉세그 원:1, 페라리 라페라리, 포르쉐 918 스파이더 등 수십억원에 달하는 하이퍼카보다도 빠른 것이다. 

 

폭스바겐은 오래전부터 비틀 SUV도 준비했다. 2000년에 이미 '모래 언덕'이란 이름의 듄(Dune) 콘셉트를 출품한데 이어 2014년에도 같은 이름의 SUV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또, 작년 11월에 양산형 모델을 공개하는 등 적극인 움직임이다. 

비틀 듄은 신형 비틀 R라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여전히 깜찍한 딱정벌레 모양이지만, 나름 남성미 넘치는 소형 SUV를 콘셉트로 꾸며졌다. 일반 비틀에 비해 지상고를 10mm 높였고, 스키드 플레이트와 새로운 범퍼, 바디 프로텍터 등이 적용됐다. 후면부에는 커다란 모양의 리어 스포일러도 장착됐다. 

 

파워트레인은 1.8리터급 TSI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5.4kg·m를 낸다. 2014년 공개된 콘셉트카의 경우 210마력의 2.0리터급 TSI 엔진이 장착됐는데, 이보다는 살짝 다운사이징됐다. 변속기는 6단 DSG가 탑재됐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