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형세단 시장이 더 흥미진진해졌다. 치고 오르던 SM6와 신형 말리부의 기세가 일단 한풀 꺾였다. 쏘나타와 K5는 판매량이 다소 하락했지만 그나마 저력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말리부는 엉뚱하게 가격을 올리고 공급량을 조절한 탓에 판매 하락을 자초했고,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큰 쏘나타는 연말까지 버티다 내년 3월에 페이스리프트를 내놓으며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19일, 각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자료를 취합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 중형차 시장은 총 1만6886대로 나타났다. 전년(1만6821대)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SM6와 신형 말리부가 함께 등장한 지난 5월(2만4784대)에 비해서는 31.9%나 줄어든 것이다. 

이같은 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다. SM6와 신형 말리부가 나오기 전까지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일단은 SM6와 신형 말리부 신차 효과로 하락을 벼텨 낸 면이 있다.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현재 흐름으로는 대략적으로 '1강 2중 1약 형태'가 유력해 보인다. 쏘나타가 월 7000~8000대 수준으로 1강의 자리를 유지하고, K5와 SM6가 월 3500~4500대 수준으로 2중을, 말리부가 월 2500대 수준으로 1약을 형성하게 될 걸로 보인다. 

쏘나타는 예년에 비해 판매량은 다소 줄었지만, 압도적인 택시 물량을 바탕으로 1위 자리를 굳게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K5의 경우 SM6와 신형 말리부 등장에 가장 큰 피해를 봤다. 하지만 넓은 판매망과 택시, 렌터카 등 플릿 시장을 등에 업고 하락 폭을 최소화 하는 중이다. SM6 역시 월 7000대가량 팔리던 엄청난 기세는 일단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월 4000대 이상을 유지 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신형 말리부다. 출시 첫달 6310대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로는 들쭉날쭉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판매량은 2777대까지 떨어지는 등 신차 효과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영업 일선에선 판매할 차가 부족했던 탓이라는 불만이 있는데, 임팔라에 이어 또 다시 물량 공급에 실패 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한국GM은 말리부 연식 변경 모델을 준비하면서 출고 대기자들에게 안내 서신을 발송했다. 내용은 2017년형 차로 계약 변경을 제안하는 것과 연식변경에 따른 상품성 강화로 가격이 인상 된다는 것이었다. 대리점에 따르면 상품성 개선은 뒷좌석 열선이 추가 되는 정도에 그치고 가격인상 폭은 65만원 정도다. 이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대리점에서도 8월 마지막주부터 말리부 계약을 받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색상 변경과 휴가, 노조 파업 등의 이유로 현재 말리부 생산이 원활하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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