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동향] 2016년 8월, 현대기아차 승용차 점유율 '60% 붕괴'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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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09 18:30
[시장 동향] 2016년 8월, 현대기아차 승용차 점유율 '60%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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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 행진을 벌이던 국내 자동차 시장이 두 달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각 업체에서 쏟아낸 다양한 신차들은 개별소비세 인하 바람을 타고 높이 날아올랐지만, 동시에 터진 각종 악재를 견뎌내지 못하고 속절없이 무너져내렸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0만8062대로, 전년(11만8750대) 대비 9.0% 떨어졌다(상용차 제외). 그럭저럭 잘 버티고 있던 현대차는 세단이 줄어 12.5% 하락했으며, SUV를 앞세워 잘 나가던 기아차도 10.5%나 줄었다. 한국GM은 말리부가 제힘을 발휘하지 못해 12.4%나 떨어졌으며, 쌍용차도 2.1% 늘었지만,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오직 르노삼성만 24.4% 늘었을뿐, 수입차도 12.5%나 감소하는 등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상용차를 제외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60% 밑으로 떨어졌다. 정확히는 59.97%다. 이는 2012년 71.6%에서 4년 만에 11.6%나 줄어든 것으로, 최근의 시장 다변화 현상이 극적으로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겠다. 특히, 현대차의 하락세는 꽤 심각한데,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 모델 판매량에서 기아차에 밀렸을 정도다. 

 

한국GM은 11.1%로 0.4%p 떨어진 반면,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모두 7.1%로 각각 0.8%p, 1.9%p 올랐다. SM6를 앞세운 르노삼성의 성장세가 인상적이다. 수입차의 경우 최근 악재로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급락하며 점유율도 14.7%로 줄었다. 

# 국산차 브랜드별 판매량

현대차(제네시스 브랜드 포함)는 3만2105대로 12.5% 줄었다. SUV가 1만96대로 17.2% 늘어난 반면, 세단은 2만2009대로 21.5%나 떨어졌다. 차종별로는 아반떼가 6756대로 가장 많았으며, 쏘나타 5923대를 비롯해 싼타페 5609대, 투싼 3963대, G80 3409대, 그랜저 3069대 등이 뒤를 이었다. 

기아차는 10.5% 하락한 3만2695대다. 세단은 1만7029대로 16.3%, SUV(RV)는 1만5486대로 4.4% 감소했다. 차종별로는 모닝이 5506대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카니발 4886대를 비롯해 쏘렌토 4704대와 스포티지 3632대, K7 3585대, K5 3217대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은 1만2773대로 7.7% 감소했다. 세단이 1.6% 줄어들며 나름 선방했지만, SUV가 43.9%나 떨어졌다. 차종별로는 5850대 판매된 스파크를 제외하면 말리부 2777대를 비롯해 올란도 1007대, 크루즈 770대, 트랙스 686대 등 모두 저조했다. 

르노삼성은 7713대로 24.4% 성장했다. 주춤하는 말리부와 달리 SM6가 4577대로 인기를 모으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그러나 QM3 1096대를 비롯해 SM7 770대, SM3 678대 등 나머지 모델은 저조해 새롭게 출시된 QM6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쌍용차는 2.1% 늘어난 7676대다. 티볼리는 일반 모델 2728대, 롱바디 에어 모델 1629대 등 총 4357대로 선전했다. 그러나 1946대 팔린 코란도 스포츠를 제외하면 코란도C 595대, 렉스턴W 395대, 코란도투리스모도 328대 등 하락세를 기록했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경차에서는 스파크가 5850대로 모닝(5506대)을 제치고 경차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모닝을 이긴 스파크보다, 풀체인지를 앞둔 모닝의 선전이 더 돋보인다는 평가다.

소형차 시장은 더 줄었다. 믿었던 엑센트마저 단종 소식 이후 860대로 떨어졌으며, 프라이드와 아베오도 각각 390대, 54대 팔렸을 뿐이다. 신형 프라이드 출시 일정이 내년으로 정해진 데다가, 아베오 페이스리프트의 효과도 장담할 수 없어 당분간 어려운 시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중형차 시장이 활기를 띠며 상대적으로 준중형 시장은 위축되는 분위기다. 월 1만대를 우습게 넘기던 아반떼가 7000대 이하로 떨어졌으며, K3의 존재감도 더욱 희미해지고 있다. 크루즈와 SM3의 저조한 실적이 준중형 시장의 역동성을 반감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중형차 시장에서는 신형 말리부 실적이 예상보다 더 많이 줄었다. 임팔라에 이어 또다시 물량 조절에 실패한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다. 반면, SM6는 신차효과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만, 그럭저럭 잘 버텨내고 있는 상황이다. 쏘나타와 K5는 예년 판매량을 유지하면서 말리부와 SM6의 동향일 주시고 있는 모습이다.

 

준대형차 시장은 임팔라의 하락세가 심각하다. 지난달 고작 500여대를 팔았을 뿐이다. 신형 K7의 인기가 꾸준히 높은 상황에서 내달 신형 그랜저까지 나오면 임팔라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임팔라와 달리 신형 K7은 3500대나 팔렸고, 곧 풀체인지되는 그랜저도 3000대를 넘겼기 때문이다. SM7마저 LPG 모델을 앞세워 임팔라보다 많이 팔렸다. 

대형차 시장은 EQ900이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G80이 나오면서 간섭을 일으켰다는 분석도 있지만, EQ900의 신차 효과가 끝났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G80은 여전히 3500대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EQ900만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초소형 SUV 시장은 니로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가운데, 티볼리가 여전히 높은 인기를 모았다. 전체적으로 저조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4400대나 팔렸는데, 롱바디 모델 추가 전략이 잘 먹혀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트랙스는 700대도 안 팔렸고, QM3는 반토막이 났다.

소·중형 SUV 시장은 투싼-스포티지, 싼타페-쏘렌토 등 시장을 주도하는 4개 모델이 모두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워낙 인기 모델이다 보니 곧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QM6가 새롭게 등장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MPV 시장은 카니발이 꾸준히 높은 판매량으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는 가운데, 올란도는 절반가량 떨어졌다. 최근 다양한 CUV와 SUV가 출시되면서 ‘SUV 스타일의 MPV’로 각광받던 올란도의 인기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 국산차 베스트셀링카 TOP10

지난달 국산차 실적이 얼마나 안 좋았는지, 겨우 6756대 팔린 아반떼가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올랐다. 쏘나타는 5923대로 2위에 올랐는데, SM6와 신형 말리부의 공세에 잠시 주춤했지만 여전히 높은 판매량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스파크는 5850대로 모닝(5506대, 5위)을 제치고 3위에 올랐으며, 싼타페도 5609대로 쏘렌토(4704대, 7위)를 누르고 4위를 차지했다. 또, 미니밴의 절대 강자인 카니발이 4886대로 6위, 봉고는 4646대로 오랜만에 포터(4037대)를 앞서며 8위에 올랐다. 이밖에 SM6와 티볼리가 각각 4577대, 4357대로 뒤를 이었다.

 

10위권 밖의 주목할만한 모델은 19위의 말리부로, 전월(4618대)에 비해 39.9%나 줄었다. 물량 조절 실패로 팔 차가 없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최근 한국GM은 말리부 연식변경을 준비하면서 출고 대기자들에게 '2017년형 차로 계약 변경을 제안하는 것'과 '연식변경에 따른 상품성 강화로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안내 서신을 발송하기도 했다. 특히, 8월 마지막주부터 말리부 계약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EQ900은 1093대로 25위까지 떨어졌다. 아무래도 대형세단 수요에 한계가 있는 만큼, G80과 함께 사이좋게 3000대를 훌쩍 넘기던 모습을 이제는 못 볼 수도 있겠다. 기대를 모았던 한국GM의 플래그십 임팔라도 527대로 36위에 그쳤다. 이대로 회복되지 못한다면 알페온 수순을 밟을 수도 있겠다. 

#수입차 판매량

가뜩이나 주춤하던 수입차 시장이 폭스바겐과 아우디 판매 중단으로 더욱 하락했다. 업계 3,4위를 차지했던 폭스바겐과 아우디 실적이 순식간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이 76대로 97.6%, 아우디는 476대로 83.0% 줄었다. 이는 고스란히 시장에 반영됐는데, ‘독일 빅4’ 체제가 무너지며 포드·링컨과 랜드로버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으며, BMW도 3000대를 넘기는 등 새로운 ‘독일 빅2’ 체제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1만5932대로, 전년(1만8200대) 대비 12.5% 감소했다. 누적등록대수도 14만8411대로 6.5% 감소했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4835대로 가장 많았으며, BMW 3047대를 비롯해 포드·링컨 912대, 랜드로버 866대, 도요타 824대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미니 715대, 혼다 580대, 렉서스 573대, 닛산 478대, 아우디 476대, 크라이슬러·지프 469대, 볼보 458대, 재규어 449대, 인피니티 310대, 포르쉐 301대, 푸조 287대, 캐딜락 147대, 폭스바겐 76대, 피아트 67대, 시트로엥 56대, 롤스로이스 4대, 람보르기니 2대, 벤틀리 0대 등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독일차가 8735대로 54.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빠졌음에도 여전히 높지만, 전년(74.6%)에 비해서는 크게 떨어진 것이다. 덕분에 유럽차는 작년 9.8%에서 18.2%로 2배가량 증가했고, 일본차는 10.2%에서 17.4%로, 미국차는 5.3%에서 9.6%로 늘었다.

 

베스트셀링카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로, 총 2253대가 판매됐다. 속을 썪이던 디젤차 인증 문제가 해결돼 당분간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BMW 5시리즈는 2위에 올랐지만, 1113대로 E클래스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1102대로 지난달에 이어 3위 자리를 유지했다.

BMW 3시리즈는 700대로 4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536대로 5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포드 익스플로러 426대, 도요타 캠리 382대, 닛산 알티마 316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315대, 렉서스 ES 303대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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