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용 칼럼] 조수석 유아 시트, 큰일 날 일 아니다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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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05 11:42
[김한용 칼럼] 조수석 유아 시트, 큰일 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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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신승영 기자가 지난달 아기를 낳았다. 진심으로 축복한다. 남성인 신기자가 아기를 낳았다는건 생물학적으로 보면 잘못된 표현일지 모르나 아기는 부모 중 어느 한쪽이 낳는게 아니라 양쪽 모두가 함께 낳고 키워야 하는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아기를 먼저 키운 입장에서 이 얘기를 전한다. 

유아용시트를 조수석에 놓자고 얘기를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덮어놓고 손사레부터 친다. 위험하게 어떻게 감히 그런 얘기를 하느냐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안전 감각이 예민한 것으로 알려진 서유럽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선 조수석에 카시트를 놓은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수석에 시트고정장치(isofix)가 장착돼 있는 차도 많다. 어쩌면 우리나라 사람들만 유별나게 걱정이 많은건 아닌가. 

앞좌석이 비록 뒷좌석에 비해서는 물리적으론 다소 안전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1차원적 안전이 아닌 인간 삶의 총체적 안전을 추구해야 한다. 적어도 인간의 아기는 어머니와 마주하는게 가장 바람직하고 정서적으로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또 아기는 너무도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2년전, 뒷좌석 카시트에 태웠던 당시 생후 6개월이던 우리 둘째 래아는 몇시간을 울고 악을 쓰다 자신도 모르게 손톱으로 콧잔등을 긁었다. 뒤보기(Rear Facing) 시트에 앉힌 아이의 얼굴을 운전자는 전혀 볼 수 없었기 때문에 한참 동안 그 사실을 몰랐다. 

잠시 후 차에서 내려 그저 곰인형만한 아이를 안아 올렸을 때, 반가워서 생글생글 웃는 얼굴에 붉은 피가 주루룩 흘러 반쯤 굳어진걸 보고는 몹시 놀랐다. 래아의 콧잔등에는 지금도 옅은 상처가 남았다. 아기를 돌본다는건 그저 안전의 틀에 가두는게 전부가 아니라는걸 깨닫게 되는 계기였다. 

아기를 마주 보는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서적인 안정감은 물리적 안전 못지 않게 인생을 생존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사망원인 2위는 교통사고지만, 1위는 알다시피 자살이다. 물론 거기까지 나아가는건 좀 ‘오버’스럽다. 하지만 부모와 아이의 교감은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여겨져야 한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는 쉽게 상처입고 어쩌면 그저 목구멍에 무언가 걸려서도 죽을 수 있다. 아기의 갑작스런 죽음은 교통사고가 아니라 그 외의 방법으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누구보다 안전을 중시하는 볼보의 'X90 엑설런스 차일드 시트 콘셉트'는 그래서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단 시트 위치는 조수석이다. 그저 조수석에 베이비시트를 놓는 콘셉트에 그치는게 아니라 아기 엄마가 전담해서 아기를 돌봐야 한다는 의미, 혹은 최소한 운전석에서라도 아이를 봐야 한다는 것의 중대한 의미를 웅변하고 있다.

물론 조수석에 에어백을 끄는 스위치를 작동하지 않은 채 카시트를 뒤보기로 장착하는건 사고시 아기를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굉장한 위험이고 더구나 엄연한 불법이다. 그러니 카시트를 놓기 전 반드시 조수석 에어백을 끄는 스위치를 작동 시켜야 한다. 무게를 감지해 베이비시트를 놓았을때 조수석 에어백이 터지지 않도록 자동으로 설정 되는 차도 있지만, 애초에 조수석 에어백을 끄는 스위치가 없는 차도 많으니 차량 선택에 유의하는게 좋다.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도 국내 들어올 때 이 스위치를 빼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신경써서 살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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