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딜러 없이' 사고 파는 시대…직거래 스마트폰앱 '전성기'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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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09 10:29
중고차 '딜러 없이' 사고 파는 시대…직거래 스마트폰앱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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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 없는 중고차 거래 '꿀카'…사는 사람, 파는 사람 모두 '윈윈'

만남은 늘 헤어짐을 동반하는 법. 아쉽게도 회사의 첫차로 샀던 현대차 제네시스(DH)를 팔아야 할 때가 됐다. 예쁘게(?) 랩핑을 하고, 롱텀 시승기도 쓰는 등 초반에는 꽤 정성을 들였지만, 이후 포르쉐 박스터와 BMW M4 등 회사차들이 속속 추가 되면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이제 떠나 보낼 때가 됐다.

 

중고차를 가장 비싸게 파는 방법은 단연 직거래다. 그러나 차를 수리하고, 사진을 찍고, 중고차 사이트에 올리고, 구매자와 흥정하고, 매매 계약서 및 이전 등록 등 각종 서류를 작성하고, 입금을 확인하는 등 귀찮은 일 투성이다. 제네시스를 팔려고 마음먹은지 3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사진 한 장 못 찍고 있다. 차라리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딜러에게 맡기고 마음 편히 파는게 더 좋은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SK엔카, AJ셀카, 헤이딜러 등 여러 비교 견적 사이트를 이용 해봤는데, 이번에는 '꿀카'라는 사이트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기존 사이트들은 판매자가 차를 내놓으면 딜러들이 경쟁하는 방식인데 반해 꿀카에는 아예 딜러 자체가 없어서 흥미로웠다. 중간 딜러가 없는 일종의 '직거래 오픈 마켓'인 만큼, 더욱 합리적인 가격에 중고차를 사고 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어찌보면 기존 비교 견적보다 한단계 진화된 서비스라 할 수 있겠다.

# 꿀카, 딜러 빼고 가장 좋은 가격에 사고판다

꿀카는 중고차를 가장 비싸게 팔고,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홍보한다. 언뜻 들으면 앞뒤가 모순되는 표현 인듯 하지만, 중간 유통 과정에 딜러가 없기 때문에 실현 가능하다.

 

일반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싸게 팔거나 비싸게 사는 이유가 시세 때문이 아니다. 정보화 시대에 더이상 시세를 몰라 바가지를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원인은 중간에 끼어있는 딜러다. 파는 사람은 딜러에게 팔고, 사는 사람은 딜러에게 산다. 당연히 중간에서 거래를 주도하는 딜러가 마진을 남기고, 그만큼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중고차 딜러라면 팔 가격을 고려해 낮은 가격에 차량을 매입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4000만원에 팔 생각인 차량이라면 적어도 3700만원 이하에 사야 한다는 얘기다. 300만원의 차익 중에서 차량 수리비를 제외한 액수를 수익으로 올리는 것이다. 다만, 은행 이자 및 차량 보관비, 영업·홍보비 등의 비용을 제외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가져가는 것은 이보다 적겠다.

 

반면, 꿀카는 거래 과정에서 딜러를 생략한 대신,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방식을 택했다. 대신 차량 판매 및 구매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귀찮은 일들을 대신 처리해주고 그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가령 판매자는 3700만원에 팔 차를 3850에 팔 수 있고, 구매자는 4000만원에 살 차를 3850만원에 살 수 있으니 중간수수료를 제외하고도 모두에게 이익인 셈이다. 

# 가장 편한 중고차 직거래

꿀카의 가장 큰 장점은 편하다는 것이다. 귀찮아서 미루고 미뤘던 일들을 대신 처리해줄뿐 아니라 거래까지 직접 진행해준다. 소비자들끼리 알아서 직거래를 하는 게 아니라 업체에서 품질과 가격을 직접 검증하고 보증하는 시스템이니 기존에 있던 직거래 중개 서비스보다도 마음이 놓인다. 

일단, 꿀카에 연락해 차량 종류와 연식, 세부 트림, 주행거리, 차량 번호 등을 알려주면 대략적인 중고차 시세를 파악해 알려준다. 판매자가 그 가격에 ‘OK’ 하면 본격적인 거래가 이뤄지는데, 꿀카의 점검기능사가 직접 방문해 차량의 상태를 점검해 최종 가격을 산출한다. 이 가격은 확정 가격으로, 판매 기간 동안 판매자의 요청이 없는 경우 변하지 않는다. 

 

특히, 방문 점검에도 검진비를 받지 않는다. 거래가 완료됐을 때만 이를 청구하기 때문에 견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검진비 부담 없이 거래를 취소해도 된다. 업체 입장에서는 큰 손해지만,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같은 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후에는 사진까지 직접 찍어 사이트에 게재하는 등 구매자와 연결해준다. 특히, 생활기스에 대한 추가 시공이 필요한 경우 직접 픽업해 수리 및 시공을 하는 등 차량 컨디션을 최대한 완벽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차량이 판매됨과 동시에 거래 대금을 입금해준다. 따라서 판매자는 구매자와의 가격 흥정 및 귀찮은 서류 작업 등 번거로운 만남 없이 차량을 팔 수 있다. 

# 꼼꼼한 차량 점검·관리, 사후 서비스까지 제공

꿀카 직거래의 가장 큰 특징은 꼼꼼한 차량 관리를 통해 거래 후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불만이나 분란을 막아준다는 점이다. 보통 중고차는 거래가 끝나면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구조다. 때문에 차량에 문제가 생겨도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는데, 꿀카는 이를 미연에 방지할뿐 아니라 사후 관리까지 해준다는 것이다.

우선, 꿀카는 단순 교환을 넘어선 사고 차량은 취급하지 않는다. 특히, 6년 이상 되거나, 주행거리가 너무 긴 차량을 비롯해 리스 할부 승계 등 금융 관련 문제가 남아있는 차량은 제외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판매자가 차량을 맡기면 차량 내부, 차량 외부, 차량 하부, 엔진과 트렁크, 사고 이력과 등록원부 등 총 182개 항목을 점검하는데, 여기에는 성능점검기록부에서 보지 못하는 주행테스트, ECU코드 스캐닝을 통한 점검까지 포함된다. 물론 점검 내용은 모두 투명하게 공개된다. 

거래가 완료돼 차량이 판매되면 점검기능사가 다시 한번 차량을 픽업해 점검한다. 성능점검기록부까지 발급받아 문제가 없는 경우에만 거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구매자에게 직접 배송해 차량 점검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사후 관리도 철저하다. 꿀카에서 차량 구매 시 엔진과 변속기 등 핵심 부품에 대해 3개월(또는 5000km)간 보증을 해주며, 꿀카 제휴공업소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소모품 교체 및 각종 수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해준다.

#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 '윈윈!'

덕분에 꿀카에서는 파는 사람뿐 아니라 사는 사람에게도 이익이다. 실제로 꿀카 홈페이지의 '차량구매'에 들어가면 총 164대의 차량이 있는데, 모델에 따라 수십~수백만원까지 싸게(SAVE) 살 수 있다고 나와 있다(164대 중 100대 거래 완료). 아직 거래 물량이 많지 않은 이유는 현재 수도권 지역 매물만 받고, 워낙 엄격한 검사를 통해 차량을 선별하기 때문이라는게 꿀카 측의 설명이다.

수입차의 경우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2013년식, 6만3077km)가 5560만원에 거래되는데, 꿀카에 따르면 일반 시세보다 368만원가량 저렴하다. 아우디 A6나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5시리즈 등도 240~350만원까지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국산차는 2534km 달린 2016년식 쉐보레 스파크가 일반 시세보다 71만원 낮은 1110만원에 판매된다. 현대차 제네시스(DH)는 264만원 저렴한 4110만원에 거래된다. 일반적으로 차 가격이 비쌀수록 구매자가 얻는 이익이 더 큰 것이다.

물론, 꿀카에서 주장한 'SAVE' 가격이 다른 어떤 딜러보다 저렴하다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무사고 기준으로 일반적으로 높은 품질의 차량들이기에 시세가 높은 편이고, 또한 허위매물들을 모두 제거한 실매물의 딜러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을 산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매자와 구매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딜러 마진을 최소화한 시스템 덕분에 보다 좋은 가격에 사고팔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모터그래프에서는 이를 다시 한 번 검증하기 위해 꿀카를 비롯해 여러 중고차 업체에 제네시스 견적을 의뢰할 계획이다. 또, 각 중고차 거래 시스템의 장단점을 파악해 다시 한 번 기사로 작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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