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시승기] 캐딜락 CT6를 타고 서울 거리 달려보니…만족감 높은 대형 세단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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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09 14:31
[영상 시승기] 캐딜락 CT6를 타고 서울 거리 달려보니…만족감 높은 대형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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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성공한 비즈니스맨을 상징 하던 것이 바로 캐딜락. 거대한 차체에 호사스런 대형 엔진을 장착하고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것이 바로 캐딜락의 전형적인 이미지였다. 

그러나 이제 캐딜락은 전혀 다르다. 전에는 상상조차 어렵던 스포츠세단 ATS나 날씬한 대형 CTS가 새로운 캐딜락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존재감과 화려함을 갖추고도 때로는 유럽차보다 다이내믹하고, 효율성까지 세계 최고로 만들어내는 것이 지금의 캐딜락이다. 

 

이번에 시승한 캐딜락 CT6는 거기 새로운 시도를 더했다. 캐딜락 브랜드의 고유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초대형 차의 색채를 되살리는 반면 낡은 캐딜락의 이미지는 씻어내고 첨단 기능을 가득 채웠다. 실용성과 럭셔리함의 절묘한 조화는 최근 미국을 둘러싼 분위기를 상징하는 듯 했다.

# 여러모로 기본기가 훌륭한 자동차

실로 거대했다. 엄청나게 커다란 차체라서 보수적인 이미지에 머무를 법도 한데, 이 차는 그런 디자인 공식을 깨는 듯 더욱 화려한 외관을 강조했다. 엣지를 강조한 디자인의 샤프한 스타일링, 누가봐도 단숨에 캐딜락이라고 알 수 있는 형태다. 독일차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꽤 신선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 다른 어떤 브랜드보다 독자적인 방향성이 뚜렷한 인상이다. 

차체는 매우 크지만 CT6는 ‘오메가(Omega)’ 플랫폼을 적용했다. 거대한 크기는 물론, 다이내믹에 더욱 초점을 맞춘 플랫폼으로 완전히 새로운 알루미늄, 초고장력 강판의 혼합 차체로 만들어졌다. 

 

속도를 높일수록 다이내믹하게 변화돼 나중엔 마치 스포츠카를 타는 기분마저 든다. 이 덩치를 이렇게 달릴 수 있다니 묘한 기분이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라는 기능을 통해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혹은 부드럽게 수시로 조절하는 덕도 있고, 알루미늄 차체로 무게를 압도적으로 경량화 한 덕이기도 하다. 또 뒷바퀴를 핸들을 꺾는 방향으로 함께 꺾어주는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 기능도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처음엔 머플러 디자인이 너무 스포티하게 생긴것 같아 어색하다고 여기기도 했는데, 고속으로 달려보니 그 이유를 알것도 같았다. 점잖았던 대형세단이 스포츠카로 급격히 변화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첨단 기능에도 눈길

음악을 들을 때 음장감이 대단하다. 콘서트 홀에 들어와 있는 느낌으로도 들리고 때로는 가수가 귀에 대고 노래를 불러주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보스의 최고급 오디오인 파나레이 시스템으로 스피커는 34개. 믿어지지 않는 숫자다. 헤드레스트에 두개의 스피커를 포함해 워낙 많은 스피커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그림을 보고 헤아리니 그저 정말인가보다 생각할 뿐이다.

 
 

 

계기반은 3개의 동그란 LCD 계기반으로 이뤄져 있는데 3개 모두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어 운전자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내비게이션 화면까지 다양한 정보를 쏟아내 기분이 좋아진다. 기어노브 옆의 터치패드는 렉서스에서 봤던 꽤 편리한 시스템이다. 기어노브는 전자식으로 만들어져도 좋을텐데 굳이 기계식으로 만들어져 클래식한 이미지를 더한다. 실내 디자인을 보면 곳곳에서 클래식함과 모던함이 잘 어울어져 있다. 

터치식 버튼을 적극 이용하는 면은 첨단의 이미지를 주지만 작동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 버튼을 누르고 눌러 들어가는 점이나 엉뚱한 위치에 있는 버튼도 있어서 어색했다. 내비게이션의 기능도 수입차 치고는 좋은 편이지만 아직 갈길이 멀었다.

 
 

 

고급차 답게 당연히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이 장착돼 있는데, 캐딜락의 그것은 결코 거칠지 않고, 보이지 않는 쇼퍼처럼 느껴졌다. 그것도 매우 노련해서 차를 미끄러뜨리듯 운전하는 타입이었다. 다만 코너링은 그리 예리한 편이 못됐다. 어쩌면 좀 나이든 쇼퍼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전방카메라는 블랙박스의 기능까지 담당하고 있었고 후방을 향한 카메라는 룸미러와 연동돼 사각지대가 전혀 없이 차량 뒤편을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이 정도 차급에서 최고의 한대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모든 브랜드가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부품을 조합해 차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 이후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른 선택이다. 

문제는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높아진 가격을 소비자들이 기꺼이 부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묘하게도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한번 갖게 되면 아무리 좋은 물건을 내놔도 좀체 이를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 브랜드가 넘을 수 없는 벽이 럭셔리 시장에는 있는 것이다. 캐딜락은 그런 면에서 누구보다 유리한 입장에 서 있다. 7천만원대부터 시작하는 CT6의 가격이 꽤 낮게 느껴지는건 그런 이유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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