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차] 2016년 6월 ‘볼보 XC90’…”왕이 될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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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21 11:11
[이달의 차] 2016년 6월 ‘볼보 XC90’…”왕이 될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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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그래프는 2016년 6월 국내 출시된 신차를 평가했다. 같은 매체의 소속 기자지만 차를 보는 관점은 분명 다르다. 각자 나름의 시선으로 차를 평가했다.

 

6월은 2016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된 여러 신차가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또 부산모터쇼에서 참가하지 않은 브랜드도 이에 질세라 신차 출시에 열을 올렸다. 특히 수입차를 중심으로 주목할 신차가 연이어 출시됐고, 국산차는 연식 변경과 에디션 등을 내놓으며 응수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세단의 교과서 신형 E클래스를 선보였다. 볼보는 브랜드 변화의 선봉장 신형 XC90을 내놓았다. 시트로엥에서 분리된 DS는 독특한 디자인의 DS4 크로스백을 출시했다. 페라리는 사륜구동, 사인승 모델인 FF의 후속인 GTC4 루쏘를 출시했다. 이밖에 렉서스 GS 페이스리프트를 선보였고, 아우디는 고성능 플래그십 세단 S8 플러스를 출시했다.

국산차는 다소 신차 출시에 소극적이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전기차를 내놓았고, 기아차는 2017년형 카니발, 쉐보레는 2017년 스파크, 르노삼성차는 QM3 칸느 블루 에디션을 출시했다. 

E클래스, XC90, DS4 크로스백, GTC4 루쏘 등이 가장 주목할 신차로 뽑혔고, 이중 모터그래프의 기자들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차는 볼보 XC90이었다. XC90은 만장일치로 ‘이달의 차’에 선정됐다. 그리고 DS4 크로스백은 가장 고전할 것 같은 모델로 뽑혔다. 

#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전승용 : 신형 E클래스의 상품성 개선엔 높은 점수를 줘야겠다. E클래스는 명실상부 수입 베스트셀링카로, 풀체인지된 신형 역시 그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격이 많이 오른 점, 디젤 모델은 아직 인증조차 통과 못한 점, 자랑하던 최첨단 사양들은 한정판 몇백대에만 들어 있다는 점, 사전계약이 1만대를 넘었지만 물량 부족으로 언제 받을지 모른다는 점 등 아쉬움은 많다. 하긴, 그래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신승영 : 무려 10세대 E클래스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첨단 고급 사양, 그리고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주행 감성까지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일각에선 S클래스 및 C클래스와의 지나친 패밀리룩을 지적하지만, 오히려 이를 매력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제품력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하지만 수입사 행보는 다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주력인 E220d 모델은 배출가스 인증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를 기본 적용한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모델도 250여대 한정 판매로 수량을 제한하고, 해당 옵션을 별도 패키지로 구성했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 옵션 가격은 378만원. 물론 살사람은 살테지만 입맛이 쓰다.

 
 

김상영 : 많은 것이 변했지만, 여전히 신형 E클래스는 세단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누구보다 ‘세단’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잘 알고 있다. 또 수많은 경쟁자와 어떻게 싸워야 하는 잘 알고 있다. 신형 E클래스는 더 고급스럽고, 더 풍요롭고, 더 안전하고, 더 안락하고, 더 비싸보이게 만들어졌다. 물론, 더 우월해진만큼 더 비싸지기도 했다. 

# 볼보 XC90

전승용 : 그동안은 볼보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하는 것에 별로 동의하지 않았다면, 이제는 인정하고 받아들여야겠다. 안전만 내세우던 볼보가 이제 디자인과 사양, 성능, 편의까지 다 챙기면서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됐기 때문이다. 중국에 넘어가며 평가절하당한 것도 잠시, 절치부심 막강한 대륙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앞으로 나올 새로운 S90, V90, XC60 등이 기대되는 이유다. 

 

신승영 : 13년만에 풀체인지된 볼보 XC90은 최근 1년여동안 '북미 올해의 트럭', '영국 올해의 SUV',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전 세계 70여개 어워드를 휩쓸었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쇼케이스 발표 이후 지금까지 많은 고객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토마스 잉엔라트가 새롭게 정립한 볼보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XC90을 기점으로 확실히 자리잡은 모양새다. 볼보 특유의 안전에 대한 고집은 기술을 넘어 철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주행 성능 및 편의 사양까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다만, D4 등 엔트리 모델의 부재가 아쉽다. 유럽에서 경험했던 XC90 D4의 경쟁력은 충분했기 때문이다. 

 

김민범 : 이 차가 해외에서 왜 그렇게 많이 팔리는지, 브랜드의 터닝포인트인지 직접 타보고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토르의 망치’가 연상되는 주간주행등 디자인 등 외관도 훌륭하다. 여기에 깔끔한 주행감각은 그 동안 수입차 시장에서 기세를 떨치던 독일차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고, 실내 구성과 소재도 고급스럽다. 시승해 보면 수입 SUV의 트렌드가 프리미엄 독일 브랜드에서 볼보로 넘어가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김상영 :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볼보는 ‘올드’ 브랜드 취급을 받았다. 심지어 볼보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하는 것에 반감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신형 XC90은 이런 여러가지 볼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한방에 날려버리기 충분하다. 고급스러움이나 화려함, 최신기술 등은 독일차를 능가하고, 안전에 대한 철학도 그대로 이어졌다. XC90으로부터 시작된 볼보의 변화가 상당히 기대된다.

# DS4 크로스백

전승용 : 시트로엥의 노력은 좀 눈물겹다. 특히, DS를 따로 분류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려는 의지도 그렇다. 이번에는  잘 됐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DS4 크로스백처럼 SUV 요소를 가미한 크로스오버 모델들은 국내에서 인기가 없다. 비단 DS4 크로스백뿐 아니라 같은 그룹의 푸조 RXH 모델, 볼보의 CC(크로스컨트리)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다양한 파생 모델을 내놓을 때가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이끌 잘 팔리는 신차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승영 : 파생모델인 DS4 크로스백만 덩그러니 출시됐다. 개성 넘치는 유니크한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DS4 크로스백은 4000만원에 달하는 가격도 다소 부담스럽다. 만약 푸조·시트로엥 전시장을 방문한다면, 보다 저렴하고 성능도 뛰어난 308 SW 2.0을 선택하지 않을까. 오는 8월 출시가 예정된 C4 칵투스에 대한 기대감만 더 높아졌다. 

 

김민범 : 프랑스 프리미엄 브랜드의 발칙한 상상. 그 상상을 현실로 옮겨놓은 차다. 일단 프랑스 특유의 디자인과 단단해 보이는 인상의 조합은 꽤 매력적이다. 또, 국내 자동차 시장에 자극을 주는 이런 차의 출시는 언제나 환영받을 만하다. 하지만, 해치백도 아니고 SUV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이 걸린다. 다양한 상황에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아이디어는 좋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4000만원에 근접한 가격도 앞날을 어둡게 한다.

 

김상영 : DS4 크로스백은 그 이름처럼 다양한 성격을 갖고 있다. 유용성은 뛰어나고, 디자인도 크게 개선됐다. 이젠 시트로엥이나 DS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다만, 우리나라는 유럽처럼 소형차의 성격을 세부적으로 나누지 않는다. 그래서 DS4 크로스백의 장점이나 특징이 소비자들을 사로잡기는 힘겨워보인다. 

# 페라리 GTC4 루쏘

전승용 : ‘SUV 따위는 안 만들겠다’던 페라리의 선택이 겨우 4인승 모델 FF의 상품성 개선이라니. 게다가 FF가 실패작으로 평가된다는 것을 의식한 듯 이름도 ‘GTC4 루쏘’로 바꿨다. 페라리는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새로운 형태의 4인승 GT 스포츠카’라고 열심히 핑계를 댔지만, 기존 FF와 비교해 크게 인상적이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차라리 깔끔히 포기하고 자존심을 챙기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누가 페라리에 4명을 태우고 다니겠나. 문짝이 2개인 차에는 2명만 타는게 가장 좋다. 

 

신승영 : 6.3리터 12기통 자연흡기 엔진과 개선된 사륜구동 시스템 '4RM-S' 등은 브랜드 명성에 걸맞는 운전의 즐거움을 보장할 것이다. 또 10.25인치 대형 터치 스크린을 비롯한 각종 고급 편의 사양과 트렁크 수납 공간(뒷좌석 포함) 등은 일상에서의 활용성을 높여줄 것이다. 하지만 GTC4 루쏘가 330GTC나 250GT 베를리네타 루쏘의 아이덴티티를 계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FF의 이름을 이어가지 않는 것은 루카 디 몬테제몰로의 역사를 지우기 위한 것으로 밖에 풀이되지 않는다.

 

김민범 : 네 명이 탈 수 있는 페라리.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조합이지만 페라리는 이를 잘 버무려 완전한 스포츠카로 만들었다. 최고출력 690마력에 달하는 성능과 가속 능력 수치만 봐도 이 차의 성향을 알 수 있다. 특히, 다운사이징 추세와 스포츠카의 ‘터보화’로 인해 서서히 사라져 가는 12기통 자연흡기 엔진의 명맥을 유지했다는 점이 반갑다. 출력은 미드십 엔진의 488보다 20마력 가량 높다. 외관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4인승 모델에 대한 선입견만 없다면 이 차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 같다.

 

김상영 :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예전에도 페라리는 ‘슈팅브레이크’를 꽤 만들었다. 그 모습을 보면, FF와 GTC4 루쏘는 양반이다. 그리고 알고보면 FF와 GTC4 루쏘의 핵심은 사륜구동이다. 야생마 같았던 페라리가 이젠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는 차가 된 셈이다. 어쨌든 GTC4 루쏘는 FF에 비해 훨씬 멋있어졌고, 실내는 페라리 중에서 가장 현대적으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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