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미래 자동차는 수소차"…전기차의 치명적인 단점 보완
  • 일본=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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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6.21 16:11
도요타, "미래 자동차는 수소차"…전기차의 치명적인 단점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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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당장에라도 만들 수 있지만, 수소연료전지차(이하 수소차)에 집중하고 있다"

▲ 이와타니 수소 충전소에 있는 미라이 쇼룸

지난 8일 일본에서 열린 '2016 도요타 하이브리드 스페셜리스트 아카데미'. 미래 자동차는 전기차냐 수소차냐?란 질문에 대한 도요타 기술홍보부장 나카이 히사시의 답이다. 보수적인 일본인답게 전기차에 대한 가능성도 조심스레 열어 놓았지만, 그 이면에는 미래 자동차는 수소차고 우리는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 '2013 도쿄모터쇼'에서 공개된 FCV 콘셉트카. 1년 뒤 미라이로 양산됐다

도요타는 이미 '2013 도쿄모터쇼”에서 미라이의 콘셉트카인 FCV를 공개하며 수소차 시대를 예고했다. 전기차에 집중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하이드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서 전기차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수소차로 들어간다는 전략이었다.

당시 도요타 수소차 담당 히로요시 요시키는 “전기차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주류 모델이 되기에 부족하다”면서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더 확실한 친환경차여서 전기차가 대중화되기 전에 완성도 높은 수소차가 나와 전기차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 미라이 보닛 내부 구조

도요타가 구상하고 있는 미래의 중심도 어디까지나 수소차다. 도요타는 미래 이동수단을 3단계로 나눠 구분하고 있다. 도심용 근거리 이동 수단으로는 아이로드와 같이 작고 가벼운 전기차를, 중거리 이동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장거리 이동 수단으로는 수소차가 주력이다. 단기적으론 3단계지만, 결국은 모든 거리를 커버할 수 있는 수소차로 대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나카이 부장은 "앞으로는 수소차 가격을 낮추고, 충전소 인프라를 늘리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전기차의 결정적인 단점인 짧은 주행 거리와 긴 충전 시간 문제를 해결한 만큼, 미래의 주력 자동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라이는 지금까지 나온 전기차와 비교해 주행 거리가 3~4배가량 길고, 충전 시간도 10배 이상 적게 든다. 전기로 움직인다는 점에서는 전기차와 다를바 없지만, 전기를 얻어 사용하는 방식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충전된 배터리가 모터를 돌리지만, 미라이는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며 생기는 전기로 모터를 움직인다. 차체 중앙에는 발전기 역할을 하는 연료전지스택이 있는데, 이곳에서 수소와 산소가 만나 실시간으로 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트렁크 아래에 있는 700기압(bar)의 고압 수소 탱크에서 나온 수소가 라디에이터그릴을 통해 들어온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는 방식이다.

▲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의 구동 원리

한마디로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원리의 전기차인 셈이다. 연료전지스택은 엔진을, 수소 탱크는 연료통의 역할을 담당한다. 수소 공급만 충분하다면 얼마든지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라이는 불과 5kg의 수소로 최대 650km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배터리처럼 전기를 충전하는게 아니라 압축 수소를 탱크에 주입하는 시스템이어서 완충 시간도 3분이면 충분하다.

▲ 미라이는 아무리 달려도 물밖에 안 나오는 친환경차다

무엇보다 미라이는 전기차보다 친환경에 가까운 차다. 전기배터리는 편의상 '충전'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배터리를 일단 사용한 만큼 전기로 환원하는 방식이어서 일정 수준 이상은 저장이 불가능하다. 반면 수소는 빈 탱크에 채우는 것이므로 상대적으로 전기를 저장하기 쉽다. 또 전기차에 사용되는 고용량 배터리의 사후 처리 문제의 부담도 적다.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가 일정량만 늘어날 경우, 이를 커버할 충전 인프라 구축은 아예 불가능뿐 아니라 현재 사용하는 가정·기업용 전력망이 마비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전기차 비중이 매우 낮음에도 매년 여름철 전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다. 

▲ 충전을 하고 있는 미라이

나카이 부장은 "미라이의 가격은 7300만원(723만6000엔) 수준이지만, 세제 혜택과 보조금 등을 통해 3300만원이면 살 수 있다"면서 "앞으로 연료전지스택과 수소 탱크 기술 발달로 이 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 밝혔다.

이어 "수소 가격 역시 현재 1kg당 1만1000원(1100엔)으로, 5kg을 가득 채우면 가솔린보다 저렴한 5만5000원(5500엔)으로 650km를 달릴 수 있다"면서 "특히, 수소 가격변동이 크지 않은 데다가, 점점 떨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소비자 부담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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