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신형 K7 광고 논란 억울해"…MDPS 불신 어쩌나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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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28 15:57
기아차, "신형 K7 광고 논란 억울해"…MDPS 불신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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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최근 공개한 신형 K7 광고 영상이 논란이다. 무척 억지스러운 주장이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기아차가 '신형 K7은 똑바로 못 간다'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비꼬기도 했다.

28일,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기아차 K7의 광고 영상이 게재돼 화제를 모았다. MBC 시사매거진 2580을 통해 보도된 MDPS 문제와 함께 맞물리면서 기아차의 조향장치 이슈가 다시 한 번 불거진 것이다. 

참고로 MDPS는 Motor Driven Power Steering의 약자로, 기존에 사용되던 유압식과 달리 모터로 움직이는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휠 시스템이다. 다른 브랜드에서 쓰는 EPS(Electronic Power Steering)와 같은 방식인데 이름만 다른 것이다(유독 현대기아차만 MDPS라 부른다). 일부 소비자들의 주장처럼 'MDPS가 달린 현대기아차를 왜 사냐'라든가, '현대기아차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MDPS가 장착돼 문제가 많다' 등의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C-EPS, 밸트타입 R-EPS, DP타입 R-EPS

논란이 된 영상은 기아차가 신형 K7 출시 일정에 맞춰 기획한 시리즈 광고 중 '배려' 편이다. 신형 K7에 장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각종 첨단 사양, 넓은 휠베이스를 통한 넉넉한 실내, 퀼팅 가죽 시트 등을 보여주면서 운전자를 배려한 최적의 공간을 갖췄다고 자랑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문제는 주행 장면이었다. 영상 중간에 한 남성이 운전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잠깐의 주행 동안 스티어링휠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끊임없이 보타를 한 것이다. 

한 소비자는 "직진으로 보이는 약 6초가량의 짧은 구간에서도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잡은 두 손을 바쁘게 좌우로 움직였다"면서 "기아차 스스로가 조향 장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백한 꼴"이라 주장했다.

다른 소비자는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MDPS에 얼마나 문제가 많으면 소비자들이 이런 것을 다 찾아내 트집을 잡겠냐"면서 "이런 이야기를 듣고 광고를 보니 신형 K7의 조향 성능에 대한 신뢰감이 뚝 떨어진다"고 말했다. 

▲ 각종 차량에 사용되는 C-MDPS. 값이 싸고 고장이 적은 데다가 속도감응과 주차보조등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차같이 장착 공간이 부족한 경우는 필연적이다.

물론 이는 매우 억지스러운 비난이다. 기아차뿐 아니라 어떤 회사도 이런 논란거리를 광고로 만들어 드러낼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만약 기아차에서 이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더라면 오히려 손을 안 움직이는 광고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광고 업계 한 전문가 역시 "영상이라는 특성상 운전자를 6초나 멈춘 상태로 가만히 놔두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진짜로 운전을 하고 있다는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해 과도하게 스티어링을 좌우로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이런 소비자들의 반응을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소비자들과의 보다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후속 대책을 통해 두텁게 쌓였던 불신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요즘 현대기아차에 대해 유독 민감하고 과장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소비자와의 소통을 소홀히한 탓이 더 크다"면서 "무조건 '오해'라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한 비교 분석을 통해 소비자들을 끝까지 납득시키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MDPS 문제도 왜 자꾸 조향 문제가 제기되는지, 해외에서는 비싼 R-MDPS(랙기어 방식)를 장착하면서 왜 국내에는 저렴한 C-MDPS(칼럼 방식)를 사용하는지, 이 둘의 가격 및 성능은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등을 수치로 정확하게 설명해야 더 이상 이런 논란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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