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시승기] 푸조 308 SW(3)…"그녀는 예뻤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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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10 18:46
[롱텀시승기] 푸조 308 SW(3)…"그녀는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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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거 진짜 우리차 맞아요?"

솔직히 너무 놀랐다. 예전 심심했던 308SW로 믿어지지 않았다. 보는 것 만으로도 설레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이전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마저 든다. 이런게 말로만 듣던 감성마력 상승인가보다.

 

308 GTi처럼 차 색상을 바꾸니 전체적인 인상이 확 달라졌다. 전면부는 유광 빨강을, 후면부는 무광 검정을 적용했는데 사이드미러와 안개등, 루프 등에 검정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등 전체적인 색배합과 비율이 모두 성공적이다. 커다랗게만 보였던 차체는 날렵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으로 바뀌었으며, 차 곳곳에 숨어 있던 세부적인 디자인 요소들도 더욱 돋보였다.

▲ 먼저 308SW를 깨끗이 씼긴다

사실, 처음 308SW를 랩핑하자고 했을 때는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곧 돌려줘야 할 시승차에 굳이 돈을 들일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었다. 참고로 차 전체를 랩핑하려면 업체에 따라 100~200만원은 든다. 게다가 사고가 나거나 긁으면 사후 처리도 귀찮다. 

▲ 원할한 작업을 위해 각종 램프와 사이드 미러, 도어 손잡이 등을 제거

그런데 랩핑한 모습을 보니 무척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불모터스(푸조 수입사)에서 처음부터 이런 색상을 들여온다거나, 랩핑 업체와 손잡고 308 구매자에게 랩핑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추천하고 싶을 정도다. 모터그래프 1호차인 제네시스는 파란색으로 랩핑한 후 타고 다니기 조금 부끄러웠는데, 308SW는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여기저기 다니면서 자랑하고 싶었다.

▲ 빨강 옷을 입힌다

신기한 일이다. 멋지게 랩핑을 하고 나니,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308SW의 외관 디자인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전체적인 비율이 꽤 괜찮다. 해치백 모델인 308 GTi 스타일의 랩핑이 길쭉한 왜건인 308SW에는 안 어울릴까 걱정했는데, 막상 입혀보니 몸에 맞는 옷처럼 자연스럽다. 그도 그럴 것이 308SW는 308에서 리어오버행만 늘려 공간을 넓힌 것이 아니라 휠베이스까지 함께 늘렸다. 덕분에 차체 길이가 4255mm에서 4585mm로 330mm나 길어졌음에도 밸런스가 잘 맞았다(휠베이스는 2620→2730mm로 110mm↑).

▲ 대략적인 모습이 나온다

특히,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이전 모델에 비해 지상고를 낮추고, 각 부분의 비율을 잘 조절해 한 덩어리 같은 일체감이 느껴진다. 특히, 공기저항계수를 0.28Cd까지 줄인 매끈한 차체 라인은 역동적인 디자인에 효율까지 높였다. 

▲ 이제 후면부만 완성하면

전면부는 굵직한 느낌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대형 공기흡입구를 통해 존재감을 높였으며, 푸조 엠블럼은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보닛으로 올렸다. 또, 31개의 LED로 구성된 풀 LED 헤드램프를 장착했으며, 하단의 주간주행등도 LED로 꾸몄다. 

▲ 랩핑 끝. 예쁘다

헤드램프를 지나 A필러를 올라타 트렁크 리드로 떨어지는 측면부 라인도 매력적이다. 후면부는 사자의 발톱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테일램프가 장착됐는데, 외장을 흰색에서 무광 블랙으로 바꾸니 존재감이 더 강렬해졌다.

▲ 이 차는 308SW의 GTi 버전이란 뜻으로 '스위티(SWTi)'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모터그래프 M4를 뜻하는 '목포'보다 훨씬 좋다

생각해보면 이전 307·308 시리즈는 꽤 난해한 차였지만, 신형 308로 바뀌면서 꽤 보편성을 추구했다. 고개를 끄덕거릴 독특함은 남아 있지만, 고개를 갸웃할 정도의 특이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변화라 생각된다. 사실 프랑스 특유의 자유분방함은 범인이 이해하기 힘들다.

멀끔하게 다듬어진 디자인에 308 GTi 스타일로 멋지게 랩핑을 하니 더 이상 다른 차가 부럽지 않다. BMW M4나 포르쉐 박스터 GTS를 타고 다닐 때보다 더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듯하다. 개인적인 만족도도 매우 높다. 아마 이 글을 본 많은 308(308 SW) 오너들은 앞다퉈 랩핑 업체를 찾지 않을까 싶다.    

▲ 스위티의 비율은 왜건치고는 꽤 봐줄만하다

외관을 예쁘게 꾸며줬으니, 다음으로는 308SW의 실내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308SW는 외관을 다소 평범하게 만든 대신, 실내는 무척 개성있게 꾸몄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지만, 계기반과 스티어링휠, 인스트루먼트 패털 등 각종 디자인 요소들은 다른 차에서 쉽게 볼 수 없을 정도로 특색있다. 방향지시등과 각종 경보음 등 실내에서 들을 수 있는 각종 소리도 깨알같이 재밌다. 물론, 4000km 이상을 달리는 동안 발견한 몇몇 아쉬움도 함께 이야기할 것이다. 

▲ 스위티는 엉덩이가 꽤 빵빵하지만, 무광 검정옷을 입혀 날씬해 보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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