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휴가 인파와 추석 연휴, 현대기아차 노조의 부분 파업 등에도 불구하고 모든 국산차 브랜드 판매량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각 업체들이 개별소비세 인하에 맞춰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데다가 아반떼와 스포티지, 스파크, 임팔라 등 각 브랜드의 주력 신차가 대거 출시돼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의 국사차 호조 현상은 연말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폭스바겐 배기가스 파문이 아직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듯 판매량이 늘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디젤차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돼 시장에 변화를 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문제다. 특히, 폭스바겐 이외의 브랜드도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만약 현재 판매되고 있는 유로6 모델에도 조작이 있다거나, 기준치에 미달된다고 판명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4만8448대로 전년(12만8860대) 대비 15.2% 성장했다. 8월에 이어 국산차와 수입차의 모두 높은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는데, 이 중 현대기아차는 12.2%(현대차 8.7%, 기아차 16.6%) 늘었다. 또, 한국GM과 쌍용차, 르노삼성도 각각 24.0%, 59.1%, 10.9% 증가했다. 수입차 역시 2만381대로 12.0% 늘었지만, 8월과 마찬가지로 업계 평균을 밑돌며 주춤하는 모습이다.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65.3%로, 전년(67.0%)보다 1.7%p 줄었다. 현대차는 35.0%로 2.1%p 감소했고, 기아차는 30.3%로 0.4%p 올랐다. 한국GM은 11.0%로 0.8%p, 쌍용차는 5.5%로 1.5%p 증가했지만 르노삼성(4.4%)은 0.2%p 줄었다. 수입차는 14.1%에서 13.7%로 0.4%p 하락했다.

 

◆ 국산차 브랜드별 판매량

현대차 판매량은 5만1954대로, 전년 대비 8.7% 늘었다. 아반떼는 구형(2916대)과 신형(5667대)을 포함해 총 8583대나 팔렸으며, 쏘나타도 8033대로 높은 판매량을 유지해 세단 실적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SUV의 경우 싼타페 7568대, 투싼 3237대 등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 전체적으로 41.0% 늘었다. 특히, 연식 변경을 통해 상품성을 개선한 맥스크루즈가 무려 162.8% 늘어난 1101대 판매됐다. 

 

기아차는 4만5010대로 16.6% 증가했다. 세단은 2만387대로 12.4% 늘었는데, 신형 K5가 월 4500~5000대 수준의 안정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모닝도 6870대로 선전하고 있다. 페이스리프트를 앞둔 K3 역시 3500대 수준을 유지했다. SUV는 1만8152대로 10.0% 늘었는데, 쏘렌토와 카니발이 각각 7130대, 6354대로 전체 실적을 든든하게 떠받들고 있는 덕분이다. 다만, 신형 스포티지 판매량이 다소 저조하며, 월 1000대를 유지하던 모하비도 제고가 모두 소진돼 268대 팔았을 뿐이다. 

한국GM은 1만6393대로 24.0% 늘었다. 2002년 회사 출범 이후 가장 좋은 9월 실적이다. 신형 스파크가 지난달에 이어 6000대 넘게 팔렸으며, 임팔라도 알페온보다 5배가량 많은 1634대 판매된 덕분이다. 트랙스(1420대)도 디젤 모델을 추가한 이후 판매량이 62.7%나 늘었다. 다만, 미국에서 수입하는 임팔라의 경우 물량 수급이 원할치 않으며, 크루즈와 캡티바의 유로6 모델 출시 일정도 내년으로 미뤄져 최근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쌍용차는 8106대로 59.1% 증가했다. 티볼리는 월 3500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며 쌍용차의 주력 모델로 발돋움한 듯하다. 그러나 나머지 모델이 문제다. 코란도C는 유로6 엔진을 장착한 이후 판매량이 30%가량 떨어졌으며, 렉스턴W와 코란도투리스모도 유로6 엔진 및 벤츠 7단 변속기의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6604대로 10.9% 늘었지만, 문제는 꽤 심각해 보인다. QM3가 월 2000~2500대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실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력 모델인 SM3(1013대)와 SM5(1586대) 판매량이 36.0%가량 떨어져 반등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행히 SM7이 LPG 모델을 추가한 이후 월 400대에서 월 1000대까지 늘었지만, 판매량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아 전체적인 실적을 이끌기에는 무기라 있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승용

경차 판매량은 1만5169대로 전년 대비 14.9% 늘었다. 지난달 6987대 팔려 경차 1위에 올랐던 스파크는 지난달 6214대로 모닝(6870대)에 자리를 내줬지만, 격차를 600대 수준으로 좁혔다. 2000여대 이상 차이났던 구형 모델에 비해 상황이 꽤 좋아진 것이다. 다만, 스파크의 가격은 모닝에 비해 150만원가량 비싼데, 기아차가 모닝을 80만원 할인하는 등 이 부분을 집요하게 공략하고 있어 향후 몇 달간의 판매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레이는 월 2000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소형차 시장은 1908대로 30.9% 줄었다. 엑센트는 1181대로 35.3%, 프라이드는 468대로 18.5%, 아베오는 259대로 33.8% 감소하는 등 떨어지는 실적은 도무지 회복될 기미가 없다. 엑센트는 프로모션을 늘렸지만, 신형 아반떼에 밀려 판매량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으며, 아베오 역시 120만원 할인을 이어가고 있지만 판매량을 늘리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다. 기아차는 아예 프라이드를 팔 생각이 없는지 겨유 10만원을 할인해줄 뿐이다.

 

준중형 시장은 1만4666대로 7.8% 떨어졌다. 신형 아반떼가 출시됐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지 않은 데다가, K3(3598대)를 제외하고 크루즈와 SM3 판매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달에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신형 아반떼 반응이 꽤 좋은 데다가, K3와 크루즈, SM3가 각각 130만원, 230만원, 90만원 할인 등 프로모션을 늘려 아반떼에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중형차는 전년(1만6671대)보다 3.6% 늘어난 1만7279대 판매됐다. 쏘나타는 8033대로 3.1%, SM5는 1586대로 36.9%, 말리부는 1976대로 17.0% 줄었지만, K5가 5557대로 75.1% 늘었다. 국내 중형차 시장은 계속된 침체기를 겪고 있는데, 시장을 주도하는 쏘나타와 K5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SUV 인기 등 제품 외적인 원인도 있지만,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그리 좋지 않아 보인다. 쏘나타의 경우 영업용 LPG 모델 비중이 절반까지 늘었으며, K5도 월 1만대 팔렸던 이전 모델에 비해 신차 효과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준대형차 시장은 1만1553대로 31.8%나 증가했다. 새롭게 등장한 임팔라가 전작인 알페온보다 5배가량 많이 팔렸으며, SM7도 LPG 모델을 추가하더니 3배나 늘었다. 베스트셀링 모델인 그랜저 역시 6000대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으며, K7도 1500대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임팔라의 경우 물량 수급이 이슈로 작용할 듯하다. 이미 영업 일선에서는 국내에 들어온 재고가 모두 소진돼 지금 계약해도 내년 2월에나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한국GM 측은 추가 일정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차 시장은 3438대로 전년 보다 18.0% 늘었는데, 제네시스의 선전, 에쿠스·K9·체어맨의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제네시스가 2823대로 37.5% 늘었지만, 신차 출시를 앞둔 에쿠스는 196대로 63.6% 줄었다. K9과 체어맨은 각각 42.9%, 9.3% 늘었지만, 판매량은 129~290대에 불과할 뿐이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 RV

 

월 6500~7000대 수준이었던 초소형 SUV 시장은 트랙스 디젤의 가세로 7350대까지 늘었다. 당초 기대했던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볼륨을 키우는데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점 효과를 후발 주자인 QM3와 티볼리에 넘겨준 탓에 앞으로 큰 실적 향상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티볼리는 3625대, QM3는 2306대, 트랙스는 1420대 판매됐다. 

소·중형 SUV 판매량은 2만6461대로, 13.9% 증가했다. 무엇보다 싼타페와 쏘렌토가 각각 7568대, 7130대 팔렸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는 한 단계 낮은 투싼과 스포티지 판매량에도 영향을 주는 듯한데, 신형 투싼(3237대)은 아직도 물량 문제도 3000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신형 스포티지(3666대)도 전작에 비해 판매량이 줄어든 상황이다. 특히, 소형 SUV 시장은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티볼리급 초소형 SUV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다. 캡티바(1010대)와 QM5(593대)는 유로6 교체 전 프로모션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데, 생산량에 한계가 있어 크게 증가하지는 않겠다. 쌍용차는 코란도C(1037대)와 렉스턴W(579대)에 2.2 유로6 엔진을 장착했지만, 판매량은 점점 줄어드는 분위기다.

MPV 시장은 9152대로 44.8% 늘었다. 8월에 잠시 주춤했던 카니발이 6354대로 예년 판매량을 회복한 덕분이다. 반면, 코란도투리스모(425대)는 새로운 2.2 유로6 엔진과 벤츠 7단 변속기를 장착한 상품성 개선 모델을 내놓고도 10% 줄었다. 올란도(1639대)는 유로6 엔진을 장착해 판매량을 늘렸지만, 카렌스(363대)는 월 300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올란도는 최대 180만원 할인 등 프로모션 폭을 더욱 확다하는데 반해, 카렌스는 겨우 10만원을 할인해줄 뿐이다. 370대 팔린 쏘울 역시 마찬가지다.

◆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량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7% 늘어난 2만381대를 기록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의 영향이 아직 시장에 반영 안 된 가운데, 개별소비세 인하 및 파격 프로모션으로 인해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디젤 파동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판매된 수입차 중 디젤 모델(1만3826대)의 비중은 67.8%로, 가솔린(5595대, 27.5%)보다 2.5배나 높았다.

 

다만, 폭스바겐의 경우 조작 우려 유로5 차종에 대한 판매를 중단시켰고, 다른 업체들도 혹시나 문제가 생길지 모를 유로5 모델의 판매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절대적인 물량 부족으로 수입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

또, '포스트 디젤'에 대한 논의가 분분한 가운데, 과연 어떤 차가 주목을 받게 될지, 이번 디젤 파문의 반사 이익을 누가 받게 될지, 가솔린 위주의 일본 브랜드와 미국 브랜드는 이 기회(?)를 어떻게 이용할지 등도 주목할 만한 이슈다. 

지난달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량은 메르세데스-벤츠가 4329대로 가장 많았으며, 3506대의 BMW와 3401대의 아우디, 2901대의 폭스바겐이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포드·링컨 854대, 렉서스 781대, 푸조 641대, 크라이슬러·지프 579대, 도요타 576대, 혼다 498대, 미니 479대, 닛산 415대, 볼보 342대, 포르쉐 336대, 재규어 234대, 랜드로버 180대, 인피니티 147대, 캐딜락 91대, 시트로엥 38대, 피아트 32대, 벤틀리 17대, 롤스로이스 4대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독일이 1만4473대로 71.0%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일본은 2417대로 11.9%, 독일을 제외한 유럽은 1967대로 9.7%, 미국은 1524대로 7.5%를 기록했다.

◆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이번달 베스트셀링카 TOP10 중 9대는 모두 독일 브랜드 차지였다. 상위 50위에도 29개 차종이 독일차였으며 일본차는 9종, 유럽차(독일 제외)는 7종, 미국차는 5종에 불과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지난달 1930대가 판매돼 BMW 5시리즈에 빼앗겼던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탈환했다. 트림별로는 E220 블루텍이 609대로 가장 많았고, E250 블루텍 4매틱(478대)와 가솔린 모델인 E300 4매틱(309대) 순이다. 고성능 버전인 E63 AMG 4매틱는 단 1대만 판매됐고, 쿠페와 카브리올레는 각각 44대, 31대씩 팔렸다.

 

BMW 5시리즈는 전월(1497대) 대비 4.0% 늘어난 1557대가 판매됐지만, E클래스에 밀려 순위는 한 단계 내려갔다. 520d가 570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520d x드라이브는 381대, 528i x드라이브는 209대가 판매됐다. 또, 고성능 버전인 M5는 16대, GT는 162대다.

아우디 A6는 1178대로, 지난달에 비해 13.3% 줄었지만, 3위 자리를 지켜냈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661대의 A6 35 TDI며, A6 40 TDI 콰트로도 440대로 높은 인기를 모았다. 가솔린 모델 중에는 A6 40 TFSI 콰트로가 34대, A6 50 TFSI 콰트로 9대, 고성능 버전인 S6 4.0 TFSI 콰트로 3대 등이 판매됐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도 1132대로 4위를 유지했다. 트림별로는 C200이 502대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C220d 346대, C220d 116대, C250d 4매틱 83대 순이다.

 

폭스바겐 티구안은 전월(473대) 대비 63.0% 늘어난 771대를 판매하며 5위에 올랐다. 티구안은 2.0리터 TDI 블루모션만 판매되는데, 엔진 형식에 따라 단일 모델을 기준으로 집계하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기준에 따르면 1위다. 트림은 2.0 TDI 블루모션, 프리미엄, R-라인 등 세 가지다. 

이밖에 폭스바겐 파사트는 756대로 6위, 아우디 A4는 657대로 7위, 렉서스 ES는 589대로 8위, 폭스바겐 골프는 575대로 9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560대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1~9월 누적판매량은 BMW 5시리즈가 1만4424대로 1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1만3918대로 2위, 아우디 A6가 9588대로 3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8352대로 4위, 폭스바겐 골프가 8012대로 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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