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차] 현대차 아반떼 "얄밉게 좋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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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01 12:42
[이달의 차] 현대차 아반떼 "얄밉게 좋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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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그래프는 9월 국내 출시된 신차를 평가했다. 같은 매체의 소속 기자지만 차를 보는 관점은 분명 다르다. 각자 나름의 시선으로 차를 평가했다. 

9월은 신차를 출시하기 더 없이 좋다. 휴가 시즌이 끝나고 무더위도 한풀 꺾였다. 9월쯤이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신차의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 초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기에도 좋은 시기다. 그래선지 9월에는 유독 많은 신차가 출시됐다. 특히 우리나라 시장에서 영향력이 강력한 두대의 국산차에 관심이 집중됐다. 

현대차는 6세대 신형 아반떼를, 기아차는 4세대 신형 스포티지를 출시했다. 지프는 브랜드 최초의 소형 SUV 레니게이드를 국내에 선보였고, 폭스바겐은 골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골프R을 출시했다. 포드 익스플로러, 렉서스 ES, BMW 3시리즈 등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판매가 시작됐다. 또 볼보는 V60 크로스컨트리를 선보였다.

이밖에 파워트레인 변경 및 상품성이 강화된 현대차 맥스크루즈, 쌍용차 렉스턴 및 코란도 투리스모, 쉐보레 올란도, 메르세데스-벤츠 C220d 4매틱 세단 및 에스테이트, BMW 520d M 에어로 다이내믹, 미니 컨트리맨 파크 에디션 등이 출시됐다.

이중 모터그래프 기자들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차는 현대차 아반떼였다. 최악의 차로 김한용 기자는 신형 스포티지를 뽑았고, 전승용 기자는 레니게이드, 김민범 기자는 익스플로러, 김상영 기자는 골프R을 택했다.

# 기아차 스포티지

김한용 : 모든 일엔 우선 순위가 있다. 현대기아차는 외관, 공간, 출력을 먼저 생각하고 ‘티안나는’ 주행 성능과 안정성은 한참 뒤로 미뤄둔 느낌이었다. 눈에 보이는걸 내세워야 차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에게도 잘 팔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에게 사랑받기 위해선 그 반대 순서로 했어야 한다. 안전을 위해서도 그렇다. 최근들어 현대기아차는 차들의 주행성능을 큰 폭으로 향상시켜 왔지만 스포티지만은 그러지 않았다. 겉모양은 과하게 치장했고, 주행 감각과 안정성에 대한 투자는 부족하게 느껴진다. 
다만 이 차가 끝이 아니고 곧 등장할 여러 스포티지 라인업 중 한 차종일 뿐이라는걸 위안으로 삼아본다. 

전승용 : 김태희를 지금보다 더 예쁘게 고쳐야 하는 성형외과 의사의 심정이 이랬을까? 스포티지 디자이너들은 아마 마음고생으로 10년은 더 늙었을 듯하다. 기대가 큰 덕분에 실망이 더 컸던게 사실이지만, 이 못생긴 망둥어는 이상하게도 금방 익숙해진다. 그래도 개선된 실내 디자인과 사양, 넉넉해진 공간 등은 새침했던 전작에 비해 한층 여유로운 느낌이어서 다행이다.

 

김민범 : 출시 전 외관 디자인에 대해 많은 혹평이 있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독특한 디자인이 꽤 괜찮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와 근육질 바디가 인상적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 인테리어와 뒷좌석 공간도 훌륭하다. 다만, 달리기에 있어서 '스포티'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현대차 투싼보다 얼마나 '스포티'해졌는지는 의문이다.

김상영 : 디자인 변화는 급진적이다. 당장 사진으론 생소하고, 괴상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보면 그리 어색하지 않다. 카이엔을 크게 닮은 것 같지도 않다. 이미 기아차는 신형 스포티지의 디자인 변화를 중국 전략형 모델인 KX3를 통해 예고했다. 놀랄것도 없는 일이다. 문제는 통일성이다. 이 진보적인 디자인이 쏘렌토나 카니발 등에 녹아들 수 있을 진 의문이다. 결단이 필요하다.

# 현대차 아반떼

김한용 :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팔리는 자동차가 아반떼다. 현대차가 작정하고 만들 수 밖에 없고 그 결과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준다. 최신 파워트레인 기술이 적극 동원되고, 서스펜션이나 정숙성이나 세계 어디 내놔도 손색 없도록 만들어졌다. 1.6 디젤과 DCT의 조합도 기자들 사이에서 평가가 매우 좋다. 이렇게까지 호평일색인 차는 찾기 힘들다. 
다만 스타일을 위해 뒷좌석 머리 공간은 이전보다 더 줄어들었는데, 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아반떼 해치백이라 할 수 있는 i30의 이미지가 연결 되도록 홍보하면 좋겠다. 

전승용 : 주눅들어 보이는 쏘나타에 비해 신형 아반떼의 디자인에서는 당당함이 느껴진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가장 큰 변화는 주행 안정성 등 기본기가 대폭 향상됐다는 것인데, 섀시와 서스펜션, 스티어링휠, NVH 등을 모두 개선해 출렁거리고 불안했던 이전 아반떼의 모습을 지워버리는데 성공했다. 확실히 동급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모델이다. 

 

김민범 : 다듬어진 외관, 적당히 묵직해진 주행감각 등 모든 면에서 기존 모델보다 개선됐다. 특히, 밟는대로 뻗어나가는 주행성능이 인상적이다. 이제야 기본기를 고려하는 현대차의 자세가 반갑다. '보통차'치고는 스포티함이 넘치는 느낌이라 더욱 마음에 든다.

김상영 : 아반떼는 얄밉게 좋은 차다. 최근 현대차의 신차에서는 그동안 지적받던 여러 약점이 개선된 것을 볼 수 있다. 아반떼 역시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됐다. 현대차가 공을 많이 들였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도요타 코롤라, 포드 포커스 등이 유일하게 활개를 못치는 나라가 우리나라고, 그 이유는 물론 아반떼 때문이다.

# 포드 익스플로러

김한용 : 2016년형 포드 익스플로러가 나왔다. 그 말은 다시 말해 2015년형도 있었다는 얘기다. 많은 소비자들이 존재하는 줄도 모르는 차겠지만 그 면면을 보면 꽤 매력이 있다. 우선 정통 SUV의 본고장 미국인들의 손길로 만들어졌다. 그러다보니 크기도 큼직하고, 4륜구동을 갖췄고, 트렁크는 광활한데다, 3열시트까지 제대로 갖췄다. 가격은 5600만원대부터로 수입 SUV치고는 염가다. 얼핏 랜드로버를 닮은건 덤이다. 이 정도 팔리고 말 차가 아니다. 

전승용 : 핵심은 주력 엔진을 바꾼 체질 개선이다. 배기량을 높였고 사륜구동 시스템까지 적용했다. 더 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좋아졌다. 여기에 최고급 모델에나 적용됐던 다양한 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모조리 집어넣었다. 사실 익스플로러는 '반값 레인지로버'라 불리며 미국차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모델이다. 가만히 있어도 잘 팔리는 차가 상품성을 더 높였으니 더욱 기대해볼만 하다.

 

김민범 : 난해한 디자인의 익스플로러가 드디어 얼굴을 바꿨다. 이전에 비해 인상이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복잡한 요소가 거슬린다. 개선된 성능과 큼직한 외관, 넓은 실내 공간은 국산 대형 SUV에 대한 결핍을 비타민 보충제처럼 잘 보완해준다. 2.3리터 엔진이 탑재된 하위모델에도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됐다는 점이 반갑다.

김상영 : 큰 차는 장점이 많다. 쓸모가 많다. 더욱이 SUV에 사륜구동까지 더해지면, 생활이 바뀐다. 익스플로러는 여러 단점을 가볍게 넘겨버릴 수 있는 차다. 생김새야 개인 취향이라 쳐도, 꼼꼼함이나 고급스러움은 유럽차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가격과 실용성을 생각한다면, 익스플로러에 감히 명함을 내밀 수 있는 수입차를 찾기 힘들다. 

# 지프 레니게이드

김한용 : 지프(JEEP) 브랜드는 워낙 강력해서 상표가 큼직하게 붙은 옷이나 캠핑용품도 잘팔려나간다. 지프를 소유하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자유로움과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더구나 지프는 SUV라는 개념을 처음 세운 브랜드이기도 하다. 장점이지만 너무 확고한 이미지로 인해 브랜드가 정체되는 약점도 있었다. 그래선지 좀 과도한 시도를 통해 이미지를 변화 시키려는 느낌이다. 지프의  핵심 모델 ‘체로키’가 안드로메다에서 온 것 같이 바뀐건 좀 당황스러웠지만 초소형 SUV인 레니게이드는 존재 자체가 충격이다. 결합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피아트의 아들을 낳았는지 모르겠다. 다양성으로 도로를 즐겁게 해줄거라는 점에서는 기대가 된다. 물론 그것도 어느정도 팔려야만 가능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전승용 : '지프'의 DNA는 매우 값진 것이지만, 조금 더 세련되게 담아내야 했다. 오프로드 SUV가 점점 줄어드는 시대에 레니게이드까지 이를 강요하는 것은 무리다. 사륜구동이나 셀렉트-터레인 등이 없어도 이 차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랭글러가 너무 커서 부담스러운 사람이 레니게이드를 산다는데, 더하기와 빼기를 잘 해야 했다. 차라리 이 사양을 빼 가격을 낮춘 다음, 작고 깜찍한 디자인을 앞세워 여성층이나 사회 초년생을 겨냥했으면 좋았을 듯하다. 요즘 사람들은 험로 따위는 잘 가지 않는다. 

 

김민범 : 초소형SUV는 수납 공간이 넓은 것도 아니고, 실내가 아늑한 것도 아니어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레니게이드는 다르다. 도심형을 표방하지만, 지프 특유의 오프로드 성능도 고스란히 간직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비좁더라도 소형 SUV가 사고싶을 듯하다. 특히, 작지만 당당한 외관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X'자가 새겨진 테일램프는 '옥의 티'로 느껴진다. 

김상영 : 지프가 만들면 확실히 다르다. 큰 해치백이 아니라 작은 SUV다. 단순히 실용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지프가 추구하는 것이 그대로 담겼다. 정확한 자료나 비교는 없지만, 지프의 말대로 동급 가장 탁월한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갖췄다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소용이 있을까?

# 폭스바겐 골프R

김한용 : 당분간 폭스바겐은 무얼 내놔도 어려움을 겪겠다. 신차발표 아니라 발가락만 꼼지락거려도 욕먹을 분위기다. 더구나 이 차는 디젤도 아니다. 잘못은 잘못이고, 잘한점은 잘 가려서 칭찬하기로 하자. 아, 그렇지만 이 차는 타보지 못했으니 평가 할 것도 없다. 아마 당분간 폭스바겐은 시승조차 못할것 같다. 참 안타까운 차다.

전승용 : 골프는 매우 좋은 차지만, 그 효용의 한계는 2.0 TDI까지란 생각이다. GTD와 GTI는 정말 재밌는 차지만, 4500만원이라는 가격은 결코 만만찮다. 골프R 역시 300마력에 사륜구동 시스템까지 추가했다고는 하나, 잠깐의 쾌락을 위한 5200만원은 부담스럽기도 하고 대안도 너무 많다. 

 

김상영 : 골프 역사상 가장 강력한 모델이지만, 유니크함은 그리 강력하지 않다. 고성능 소형차가 많아진 이유도 있지만, 골프 R32가 줬던 두근거림은 느껴지지 않는다. 빠르고 힘은 센데 모험적이지 않다. 더욱이 잠시나마 우리나라에서 팔리던 시로코R에 비해 부족한 점도 많다.

# 렉서스 ES

전승용 : 요즘 렉서스는 풀체인지와 페이스리프트의 경계가 사라진 듯하다. 전작의 흔적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달라진 외관 디자인과 더욱 고급스럽게 다듬은 실내 디자인 및 사양은 웬만한 풀체인지 뺨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과격한 느낌의 스핀들 그릴은 ES에 맞게 모서리를 부드럽게 잘 다듬었으며, 각종 램프 및 범퍼 디자인도 한층 스타일리시하게 변했다. 파워트레인에 변화는 없지만, 독보적인 하이브리드 기술이 선보이는 우수한 주행감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김민범 : 이제는 익숙해져서 렉서스 특유의 스핀들 그릴과 화살촉 모양 주간주행등이 고급스럽게 보이기까지 한다. 다만, 그 주변 크롬 장식이 과한 느낌이다. 화려함과 화려함의 조합보다는 화려함이 포인트로 부각됐으면 더 좋을 뻔했다. 고급스러움이 강화된 상품성은 만족스럽다. 

김상영 : 참 조용하다. 렉서스 특유의 정숙성 만큼이나 인기나 반응도 조용하다. 많은 부분이 변경됐고 발전했는데, 이를 알리는 것도 사실 쉽지 않다. 예전만큼의 위상은 아니지만 여전히 판매가 꾸준하단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다시 한발 올라서는게 어렵다. 분명 여러 부분에서 고른 점수를 받기 충분한데, 소비자들을 딱 꽂히게 하는 한방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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