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 타고 서킷 달려보니…'스파르타처럼 멈춰라'
  • 인제=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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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11 14:48
현대차 그랜저 타고 서킷 달려보니…'스파르타처럼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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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빨리 멈추느냐보다 얼마큼 똑같이 멈추느냐가 중요합니다"

 

9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스파르타 에볼루션 트랙 데이'에서 만난 스파르타 에볼루션 코리아 노영택 이사는 브레이크 시스템의 강력함보다 꾸준함을 강조했다. 단순히 브레이크는 빨리 멈추는게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물론 차에 맞는 우수한 제동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운전자가 예측 가능한 일관성이라는 것이다.

스파르타 에볼루션은 독일 자동차 전문 튜닝 업체인 알피나 등에 제품을 공급하는 미국 하이엔드 브레이크 시스템 업체다. 지난 2월 스파르타 에볼루션 코리아를 설립하고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는데, 아직 설립 초기다 보니 판매사를 늘리기는 영업보다는 브레이크 시스템 튜닝에 대한 지식을 알리려 튼튼하게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 인제스피디움에서 스파르타 에볼루션 트랙 데이가 열렸다

이날 개최된 트랙 데이 역시 이런 목적으로 열린 것이다. 이미 지난 6월과 7월에도 같은 행사를 진행했는데,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 업체답게 "열 마디 말보다 한 번 맘껏 달리며 직접 체험해보는게 더 중요하다"며 서킷 행사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행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나는 브레이크 패드의 중요성을 경험해보는 것, 다른 하나는 스파르타 브레이크 캘리퍼의 우수성을 체험해보는 것이다.

▲ 현대차 그랜저와 쉐보레 크루즈로 브레이크 패드 비교 테스트를 실시했다

브레이크 패드 테스트는 동일한 차량에 '호크 HPS 5.0 패드'를 장착했을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제동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험 차량은 현대차 그랜저와 쉐보레 크루즈가 마련됐다.

먼저 호크 HPS 5.0 패드를 달지 않은 그랜저를 타고 서킷에 진입했다. 사실 그랜저는 서킷과 어울리지 않는 차였다. 속도가 한껏 올라간 상황에서 풀브레이킹을 하면 소위 말하는 '피시테일'처럼 뒤가 요동치며 흐른다. 차체 강성도 그리 좋지 않은 듯, 반복되는 코너에서 낭창낭창 흔들리는 느낌이다. 내리막에서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급코너에서는 제동 후 속도가 제대로 붙지 않았다.

▲ 현대차 그랜저와 쉐보레 크루즈로 브레이크 패드 비교 테스트를 실시했다

이쯤 되니 그랜저로 브레이크 패드를 비교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심될 정도였다. 어떤 브레이크 패드를 쓰더라도 그랜저의 서킷 주행 능력이 나아질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호기심을 잔뜩 품고 호크 HPS 5.0 패드가 장착된 그랜저에 올라탔다. 좋아봤자 얼마나 좋겠냐는 생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멈추는 힘과 멈추는데 필요한 거리에서는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지만, 얼마나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이느냐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이전과 거의 똑같은 스타일로 서킷을 달리며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는데,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도 않았고 속도를 줄인 후의 차체 거동도 훨씬 좋아진 듯했다. 

▲ 호크 브레이크 패드

특히, 순정 패드 차량의 경우 3바퀴만 돌아도 패이드가 일어나면서 제대로 멈추지 못했는데, 호크 HPS 5.0 패드의 경우 6바퀴를 주행하는 내내 거의 일정한 수준의 제동력을 보여줬다. 스파르타 에볼루션 코리아 측은 "서킷같이 차량이 한계에 부딪히는 악조건 속에서도 10바퀴 이상 꾸준한 제동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크루즈를 타고 주행할 때도 그랜저와 비슷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는데, 서킷을 달리는 느낌은 훨씬 좋았다. 크루즈 차체가 그랜저보다 작고 가벼운 데다가, 뼈대까지도 더 단단한 듯해 안정적이다. 확실히 그랜저의 낭창낭창함이 크루즈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 브레이크 캘리퍼 테스트는 BMW M3 등 스포츠카 택시 드라이빙으로 진행됐다

브레이크 캘리퍼 테스트는 '스파르타 트리톤 캘리퍼'가 장착된 BMW M3와 닛산 370Z, 쏘나타 터보 등을 타고 택시 드라이빙을 하는 간접 체험 방식으로 진행됐다. 택시 드라이버로는 이데 유지를 비롯해 정의철 및 전대은, 전난희 등 국내외 최정상 드라이버가 함께했다.

▲ 스파르타 에볼루션의 브레이크 시스템

캘리퍼 테스트는 조금 애매했다. 직접 운전하면서 서킷을 달린 것도 아니고, 패드 테스트처럼 비교 대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특히, M3급 차라면 순정 브레이크도 당연히 좋을 것이라는 생각됐으며, 무엇보다 택시 드라이버가 캘리퍼와 상관없이 운전을 너무 잘했다.

▲ 스파르타 트리톤 6P 브레이크 캘리퍼

이에 대해 택시 드라이버로 나섰던 정의철 선수는 "일반 캘리퍼와 차이가 분명하다"면서 "피로감이 없어 일관되게 멈춰준다"고 설명했다. 이데 유지 선수 역시 "일반 도로용 캘리퍼임에도 경주용 캘리퍼만큼 훌륭하다"고 말했다.

▲ 하이엔드 브레이크 시스템 업체의 행사답게 고성능 스포츠카가 잔뜩 등장했다

모든 테스트가 끝난 후에는 스파르타 에볼루션 코리아에서 초대한 업계 관계자와 딜러, 소비자 등이 가져온 차를 타고 인제스피디움을 달리는 자율주행시간이 마련됐다. 단순히 제품 테스트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자신들이 타는 차로 서킷을 맘껏 주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우 좋은 배려라 생각된다.

▲ 브레이크 시스템 테스트가 끝난 다음에는 서킷을 맘껏 달릴 수 있는 자율주행시간이 주어졌다 

모여든 차종의 면면도 화려했다. 애스턴마틴 DB9, 맥라렌 650S,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포르쉐 카이맨 GTS, 로터스 엑시지 등 평소 보기 힘든 다양한 스포츠카가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 업체의 행사인 만큼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스피드 마니아들이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 스파르타 에볼루션 코리아 전형준 대표

스파르타 에볼루션 코리아 전형준 대표는 "자동차 문화가 고도화될수록 스파르타 에볼루션같은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 수요가 늘어난다"면서 "미국 본사와 동일한 서비스와 가격으로 제대로 운영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스파르타 에볼루션은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대한민국을 선택했다"면서 "10월까지 전국에 판매망을 구축하는 등 대한민국이 아시아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 시장의 선도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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