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주년 맞이한 BMW 아트카…”앤디워홀과 BMW가 만났을 때”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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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15 15:29
40주년 맞이한 BMW 아트카…”앤디워홀과 BMW가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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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와 예술의 만남은 운명이었다. 프랑스인 에르베풀랭(Hervé Poulain)은 주말이면 BMW를 타고 서킷을 누비는 아마추어 레이서인 동시에 미술품 경매가였다. 그는 레이스카에 붙는 광고 대신, 그림을 그려넣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이런 발상은 그가 ‘모빌의 아버지’ 알렉산더칼더(Alexander Calder)와 매우 돈독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다.

 

알렉산더칼더는 1975년 BMW 3.0 CSL 레이스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페인팅했다. 모두가 상업적인 광고를 붙일때 BMW는 다채로운 색상의 아트카를 서킷에 내보내게 됐다. 이후 BMW는 이를 지속적인 프로젝트로 발전시키게 됐다.

▲ 알렉산더 칼더의 아트카 옆에 선 에브레풀랭(좌측).

현재까지 총 17대의 BMW 아트카가 만들어졌다. 알렉산더칼더를 시작으로 로이리히텐슈타인, 앤디워홀, 마타조카야마, 데이비드호크니, 제프쿤스 등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BMW 아트카는 레이스에 사용되기도 했고, 콘셉트카로 제작되기도 했다. 또 그야말로 독특한 세계관이 담긴 예술작품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개성을 BMW를 통해 표현했다.

 

BMW 아트카는 매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독일 구겐하임 박물관, 중국 상하이 아트 박물관 등 전세계 유명 박물관 및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또 상당 수의 작품은 전세계를 돌며 전시되고 있다. 국내에는 2007년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앤디워홀, 프랭크스텔라, 켄돈, 로이리히텐슈타인의 아트카가 전시된 바 있다. 또 2011년에는 제프쿤스가 제작한 17번째 아트카도 전시됐다.

# BMW 아트카 콜렉션

1. 알렉산더 칼더의 1975 BMW 3.0 CSL 

▲ 알렉산더 칼더의 1975 BMW 3.0 CSL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난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는 모빌의 발명자다. ‘키네틱 아트’의 선구자로 여겨진다. 그가 페인팅한 BMW 3.0 CSL는 강렬한 보색대비의 색채들이 사용돼 차의 세부적인 디자인이 생동감있게 표현됐다.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도 사용된 BMW 3.0 CSL는 최고출력 750마력의 힘을 내며, 최고속도는 시속 341km에 달한다.

2. 프랭크 스텔라의 1976 BMW 3.0 CSL

▲ 프랭크 스텔라의 1976 BMW 3.0 CSL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는 미국의 추상화가로 BMW 3.0 CSL의 기술적인 매력에서 영감을 얻어 기존의 무작위적인 자신의 스타일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정밀하고 균등한 비율의 블랙&화이트의 격자 문양의 차량 디자인을 완성했다. 마치 대형 모눈 종이를 연상케하는 이러한 디자인 작업을 통해 스텔라는 차체의 곡선과 공간을 묘사했다. BMW는 이 차로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 참가했지만, 차량 기술적인 결함으로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다.

3.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1977 BMW 320i

▲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1977 BMW 320i

미국 출신의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은 뉴욕을 대표하는 팝아티스트다. 그가 작업한 BMW 320i는 도로를 상징하는 여러 라인이 새겨졌다. 이를 통해 차가 향하는 길과 흘러가는 풍경들을 담으려 했다. BMW는 1977년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 이 차를 출전시켰다. 최고출력은 300마력, 최고속도는 시속 257km에 달했다.

4. 앤디 워홀의 1979 BMW M1

▲ 앤디 워홀의 1979 BMW M1

20세기 현대미술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앤디 워홀(Andy Warhol)도 BMW 아트카를 제작했다. 앤디 워홀은 자신이 제작한 아트카에 대해 “속도의 회화적인 묘사를 시도했다”며 “차가 정말 빠른 속도로 움직일 경우, 차량의 모든 윤곽과 색상은 흐릿해질 것이고 이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앤디 워홀이 작업한 BMW M1에는 약 170억원의 가격표가 붙었다. 이 차는 최고출력 470마력, 최고속도 시속 307km의 성능을 발휘했다.

5. 에른스트 푹스의 1982 BMW 635 CSi

▲ 에른스트 푹스의 1982 BMW 635 CSi

에른스트 푹스(Ernst Fuchs)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화가로, 시인이면서 작곡가기도 했다. 그는 BMW 635 CSi에 대해 “이 차에 경험, 두려움, 갈망 그리고 애원 등의 인간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차는 불여우란 애칭이 붙었다. 최고출력은 218마력, 최고속도는 시속 229km에 달했다. 

6. 로버트 라우젠버그의 1986 BMW 635 CSi

▲ 로버트 라우젠버그의 1986 BMW 635 CSi

미국 출신의 로버트 라우젠버그(Robert Rauschenberg)는 추상화로 미술을 시작해 팝아트의 중심적인 인물로 발전했다. 그가 제작한 BMW 635 CSi는 그가 소장하고 있던 나무, 풀 등의 사진이 묘사됐고, 휠에는 고대 도자기 문양이 새겨졌다. 그는 “움직이는 박물관을 창조한다는 발상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BMW 635 CSi는 최고출력 211마력, 최고속도 시속 220km의 성능을 발휘했다.

7. 켄 돈의 1989 BMW M3

▲ 켄 돈의 1989 BMW M3

화려한 색상과 과감한 붓터치로 유명한 호주의 대표적인 예술가 켄 돈(Ken Done)은 BMW M3에 호주의 생명력을 반영하고자 했다. 그는 “앵무새와 비늘돔을 차체에 그려 넣었고, 이들은 빠른 속도로 움직일 뿐 아니라 아름답기까지 하다”면서 “BMW M3 역시 그렇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M3는 BMW 호주 모터레이싱에 참여했으며, 1987년 호주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8. 마이클 자그마라 넬슨의 1989 BMW M3

▲ 마이클 자그마라 넬슨의 1989 BMW M3

호주의 토착민 화가인 마이클 자그마라 넬슨(Michael Jagamara Nelson)은 그의 할아버지에게 고대 회화를 배웠다. 독특한 그의 이력은 M3 아트카에 그대로 반영됐다. 호주 신화에 등장하는 캥거루, 흰고리수리, 개미, 포섬 등이 등장하고 동굴, 사람, 여러 동물이 포함된 풍경이 묘사됐다. 마이클 자그마라 넬슨의 M3는 그룹A 레이스를 위해 제작돼 최고출력 300마력, 최고속도 시속 281km의 성능을 발휘했다.

9. 마타조 카야마의 1990 BMW 535i

▲ 마타조 카야마의 1990 BMW 535i

기모노 디자이너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마타조 카야마(Matazo Kayama)는 일본 특유의 섬세한 예술을 추구했다. BMW 535i에 파도, 물결, 꽃, 새, 여신 등의 그림을 새겨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은빛 색깔과 파란 빛깔의 그림자가 서로 대비됐고, 일본 전통적인 커팅 기법이 사용된 알루미늄 호일 재료가 덧붙었다. 마타조 카야마의 BMW 535i는 최고출력 211마력, 최고속도 시속 227km의 성능을 발휘했다.

10. 세사르 만리케의 1990 BMW 730i

▲ 세사르 만리케의 1990 BMW 730i

스페인 출신의 세사르 만리케(Cesar Manrique)는 건축과 미술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가 제작한 아트카는 그가 숨을 거두기전 70살의 나이로 만든 작품이다. 화려한 색상을 통해 강렬한 이미지를 연출했고, 스트로크를 통해 경쾌하면서도 우아한 움직임을 묘사했다. 그의 BMW 730i는 최고출력 188마력, 최고속도 시속 222km의 성능을 발휘했다.

11. 에스더 말란구의 1991 BMW 525i

▲ 에스더 말란구의 1991 BMW 525i

BMW 아트카를 제작한 첫번째 여성 아티스트인 에스더 말란구(Esther Mahlangu)는 남아프리카 온데벨레 부족의 전통적 벽장식으로 미술계에서 주목받았다. 그녀가 만든 BMW 525i는 벽화의 밝고 화려한 느낌과 그 패턴을 그대로 차에 적용했다. 또 남아프리카 특유의 주술적인 느낌까지 가미했다. 그녀의 BMW 525i는 최고출력 250마력, 최고속도 시속 221km의 성능을 발휘했다.

12. A.R.펭크의 1991 BMW Z1

▲ A.R.펭크의 1991 BMW Z1

독일 신표현주의 거장인 A.R.펭크(A. R. Penck)는 소형 로드스터 Z1에 악어, 사자, 상형 문자 등을 묘사했다. 특유의 거친 형상과 원색을 사용해 강렬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마치 선사 시대의 동굴 벽화를 보는 듯한 디자인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가 제작한 BMW Z1은 최고출력 170마력, 최고속도 시속 225km의 성능을 발휘했다. 

13. 산드로 키아의 1992 BMW 3시리즈 레이싱 프로토타입

▲ 산드로 키아의 1992 BMW 3시리즈 레이싱 프로토타입

산드로 키아(Sandro Chia)는 마치 어린 아이들의 낙서처럼 3시리즈 레이싱 프로토타입을 꾸몄다. 이탈리아 출신의 신표현주의 화가 산드로 키아는 “이 차를 주의 깊게 바라보는 사람들을 응시하는 모습을 그려 넣었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이차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생동감있게 묘사됐다.

14. 데이비드 호크니의 BMW 850 CSi

▲ 데이비드 호크니의 BMW 850 CSi

영국을 대표하는 팝아티스트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는 ‘인간과 주변 환경’이라는 테마를 차에 반영했다. 또 실내 모습을 외부에 그려 넣으며 데이비드 호크니 특유의 공감각 표현을 담았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매우 재밌있는 작업”이라며 짧은 소감을 전했다. 그의 850CSi는 최고출력 380마력의 성능을 발휘했다.

15. 제니 홀저의 BMW V12 LMR

▲ 제니 홀저의 BMW V12 LMR

미국의 개념주의 예술가이며 환경미술가인 제니 홀저(Jenny Holzer)는 BMW 아트카 프로젝트에 참여한 두번째 여성이다. 그녀는 단순한 그림 외에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글을 작품에 종종 쓰곤 했다. 그녀는 V12 LMR에도 여러 문구를 새겼다. 그녀는 “레이스카보다 더 좋은 작품 대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6. 올라퍼 엘리아슨의 BMW H2R

▲ 올라퍼 엘리아슨의 BMW H2R

덴마크에서 태어난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은 자연과 과학을 접목시키는 미술가다. 물, 불, 바람, 얼음, 증기 등을 기술과 기계 등으로 표현한다. 그는 수소 연료 경주차 H2R를 기반으로 이 아트카를 만들었으며, 2년간에 걸친 실험과 준비 작업을 거쳐 제작했다. 차체 패널을 걷어내고, 그 위에 여러 겹의 철망을 덮고, 매일 2000리터의 물을 뿌린 뒤 온도를 낮춰 얼음으로 덮이게 했다.

17. 제프 쿤스의 BMW M3 GT2

▲ 제프 쿤스의 BMW M3 GT2

뉴욕에서 태어난 제프 쿤스(Jeff Koons)는 증권 거래인으로 큰 돈을 번 뒤, 재산을 모두 자신의 미술 작업에 투자하며 예술가의 길을 걸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최고의 네오 팝아티스트로 평가받는 제프 쿤스는 BMW M3 GT2 레이스카를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었다. 그는 “레이스카는 마치 우리의 삶과 같아서 강력한 에너지가 넘친다”며 “이 힘과 교감을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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