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시승기] 현대 아슬란, 좋지만 애매한 차종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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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13 12:48
[영상 시승기] 현대 아슬란, 좋지만 애매한 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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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현대차는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급으로 아슬란을 내놨다. 2014년 부산 모터쇼에서 프로젝트명 'AG'로 처음 공개되었으며 2014년 10월 6일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해 10월 30일 출시됐다. 6개월간 판매한 결과는 알다시피 그리 좋지 않다.

차명인 아슬란은 터키어로 ‘사자’를 뜻한다. 하필 불길하게 멸종위기종 사자를 이름으로 썼냐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그렇게 치면 재규어 같은 멸종 위기 종의 이름이나 쉐보레 콜벳 스팅레이(가오리) 같은 이름은 뭔가. 그들은 인기만 많으니 굳이 이름에 잘못을 떠넘기지는 말자.

 

# 아슬란, 절반의 성공 혹은 절반의 실패?

출시 배경은 좀 묘하다. 현대차 대형 세단의 터줏대감이던 그랜저가 위로 다이너스티, 에쿠스, 제네시스 등 형님을 줄줄이 맞이하면서 입지가 난처해졌다. 게다가 너무 젊어진 이미지로 인해 좀 점잖고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 될 필요도 있었다. 국내 시장은 이제 쏘나타 급은 잘 안팔리고 고급세단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시장이 됐다. 쏘나타는 싫고 제네시스는 좀 부담되는 사람들을 위한 고급 그랜저라고 보면 되겠다. 

하지만 포지션도 애매하다. 그랜저의 윗급이니 다이너스티의 후속으로 볼 수도 있는데, 지금의 그랜저는 마르샤의 후속급으로 낮아졌으니 족보가 좀 꼬였다. '다이너스티'라는 이름을 붙여 팔았다면 훨씬 성공적이었을것 같다. 아 역시 이름이 문제였을까. 새로운 제품 라인을 성공시키는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걸 이 차가 보여주고 있다.

 

그랜저(HG)의 플랫폼을 도입해 굉장히 비슷한데 HG가 이전 쏘나타(YF)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형 쏘나타(LF)와 비교해 조용하긴 해도 안전이나 주행감각에서 우위를 찾기는 어렵다. 물론 현행 그랜저보다는 우월하다. 하지만 낡은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만큼 그랜저의 업그레이드 시기에 맞춰 내후년이나 늦어도 2018년까지는 풀체인지를 해야 할텐데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한달에 1000여대가 판매되는 차종인데,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만큼 그리 많이 팔리는게 옳다고 볼수만은 없다. 특히 한국GM의 알페온이나, 르노삼성 SM7 같은 준대형차보다는 많이 팔리는 편이어서 완전한 실패로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3.0리터 혹은 3.3리터 엔진이 장착되고 HUD와 8인치 내비게이션이 탑재됐다. 판매 가격은 3990만원~5140만원까지로 가격만큼은 수입차와 견주어도 그리 빠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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