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욕망을 고민하던 아빠는 ‘익스플로러’가 됐다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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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17 14:29
현실과 욕망을 고민하던 아빠는 ‘익스플로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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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입차 시장은 독일산 수입차가 대세인 것만 같지만, 독일차 판매를 훌쩍 뛰어넘는 미국 브랜드 자동차도 있다. 바로 대형 SUV 포드 익스플로러. 이미 지난달까지 판매대수만으로 작년 총 판매보다 600대 가량 넘었고, 대형 SUV임에도 수입 SUV 전체 판매에서 2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다. 별다른 광고나 홍보도 없이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포드 익스플로러에 대해 살펴봤다.

◆ 인기 SUV는 무엇이 다르기에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장폴사르트르(Jean Paul Sartre)는 “인생은 삶(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이라고 말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지만 우리는 항상 선택에 목마르다. 출생과 죽음이 내 선택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매순간 강력한 개인 의지로 무언가를 선택하지만, 그것도 가로 막힐 때가 있다. 내가 남자가 아닌, 혹은 여자가 아닌 아빠, 엄마가 됐을 때다.

빠른 차, 예쁜 차에 대한 욕망은 분신의 탄생과 동시에 책상 서랍 구석으로 고이 접어두게 된다. 금전적인 현실이 아니더라도 아이를 위해 더 안전하고 편안한 차를 염두하게 된다. 또 종족 보존 본능과 생존 본능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기에 자신의 안전이나 편의도 추구해야 한다. 세단 일색이던 국내 시장에서 SUV가 급물살을 타고, 미니밴이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은 당연한 순리처럼 여겨진다.

 

뒷좌석 공간에는 카시트가 놓이고, 트렁크는 유모차 차지다. 그나마 유모차가 들어가는게 다행이다. 한쪽 바퀴를 빼야 트렁크에 실리는 경우도 많다. 여러모로 세단은 실용성과 거리가 멀다. SUV 중에는 뒷좌석을 접으면 양문형 냉장고가 들어가는 차도 있다. 

최근 SUV도 세그먼트가 세분화되면서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소형 SUV가 전세계적인 유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서도 소형 SUV인 폭스바겐 티구안이 수입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로 등극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에선 중대형 SUV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유럽 대형 SUV의 실용성과 비슷한 성능을 갖췄지만 가격은 유럽 중형 SUV와 비슷한 수준의 미국 대형 SUV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다.

 

포드를 대표하는 SUV 익스플로러는 올해 11월까지 총 2729대가 판매됐다. 미니 컨트리맨이 주춤하는 사이 수입 SUV 2위에 올랐다. 이미 작년 판매대수를 600대 가량 넘어섰다. 익스플로러의 인기는 꽤 많은 것을 시시한다.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은 큰 차를 선호한다는 것과 디젤 열풍이 거세지만 가솔린의 점유율은 줄지 않았다는 것, 또 합리적인 가격이 곧 판매 실적으로 이어진다는 것 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익스플로러는 포드의 베스트셀러 SUV로 1991년 최초 출시 이후 전세계적으로 600만대가 넘게 팔렸다. 현재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5세대 익스플로러는 길이 5005mm, 너비 1995mm, 높이 1805mm, 휠베이스 2860mm의 크기를 갖췄다. 경쟁 모델로 지목되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에 비해 길이는 180mm, 너비는 60mm, 높이는 40mm가 더 크다.

 

이에 따른 익스플로러의 넓은 실내 공간은 오토캠핑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7인승이면서 3열을 접지 않아도 적재 공간은 595리터에 달한다. 7명이 모두 탑승하고 짐까지 실어도 무리없는 공간인 셈이다. 또 1열을 제외한 모든 시트를 접으면 가정용 양문형 냉장고까지 실을 수 있는 2285리터의 공간이 생긴다. 

 

◆ '가솔린 컴백'시대...준비된 가솔린 SUV

익스플로러에는 디젤 엔진이 없다. 디젤 엔진이 강세인 국내 시장에서 유행에 뒤떨어지는 것 같지만 포드는 확고한 소비자층을 보유하고 있고,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익스플로러에는 최고출력 243마력, 최대토크 37.3kg.m의 힘을 발휘하는 2.0리터 터보 엔진과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5.3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3.5리터 V6 자연흡기 엔진이 탑재됐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연료효율성이 부각되면서 디젤 엔진이 큰 인기를 얻었지만 여전히 가솔린 엔진의 편안한 승차감이나 정숙성, 부드러운 가속성능 등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기름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가솔린 모델로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익스플로러의 인기에 대해선 “꾸준한 베스트셀러며, 최근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고 어린 학생들의 체험활동이 중요시되면서 문의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스포츠카에 대한 욕망을 꿈꾸던 아빠는 가족을 위한 새로운 세그먼트를 찾아 헤매는 탐험가(Explorer)가 됐고, 익스플로러는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하나의 신대륙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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