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화제의 '2층 광역 버스', 시범 도입 앞서 물어보니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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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0.08 20:04
[인터뷰] 화제의 '2층 광역 버스', 시범 도입 앞서 물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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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버스 도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영국 '알렉산더 데니스社'의 버스를 공급하는 (주)아반트코리아의 이중철 대표와 8일 짧게나마 인터뷰했다.

Q. 공급하는 2층 버스의 이름부터 잘못 표기되고 있다던데

환경을 뜻하는 ‘인바이로먼트(Environment)’에서 온 이름이어서 '인바이로500(Enviro 500)'인데 국내에선 어쩐일인지 버스 이름이 ‘엔비로’라고 와전 된 것 같다. 

Q. 국내 들어와 있는가.

아직 국내 들어온건 없다. 덩치가 크고 미국에서부터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기간이 길다. 정확한 입항 일자는 알기 어려운데, 11월 중순에 국내 들어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들어온 후 교통카드 단말기 등을 장착하고 한글 표시를 붙이는 등의 작업에 5일 정도가 더 소요된다. 이같은 작업이 끝나면 기자들과 도지사, 영국대사 등 관계자들을 모시고 프리젠테이션 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2005년부터 도입된 알렉산더 데니스의 인바이로 500

Q. 시범 사업을 하는것 만으로도 수입사에서는 상업적으로 도움이 되는게 아닌가.

대형버스는 미국까지 운반비만 왕복 5000만원 정도 든다. 거기 시험기간 동안 영국 엔지니어를 비롯해 4~5명을 상주 시키는 등 운영에 필요한 여러가지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데 이 비용도 상당하다.

시범 사업은 운송허가를 받은 상태에서 하는게 아니니 버스 요금을 우리가 받을 수가 없다. 때문에 우리는 한푼도 벌지 못한다. 다만 지자체에서 지원을 얼마간 해줄 수는 있는데, 실비에 훨씬 못미치는 금액이 될걸로 안다. 

과감하게 추진한 일이다. 된다는 보장도 없고 만약 안되면 상당한 돈을 허비하는 셈이지만, 문제가 있다면 배우고 고치는게 좋으니 가급적 많이 지적해주기 바란다. 

Q. 경쟁사는 없나

당초 중국 업체 두군데와도 컨택한걸로 아는데, 탈락하거나 스스로 포기했다. 흔히 독일제 로 알려진 네오플랜이 사실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하는 중국업체인데, 시장이 달라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영국의 코치빌더인 라이트버스(Wrightbus)도 있지만 이곳은 아직 좀 조그마한 업체다. 볼보버스를 기본 섀시로 차체만 만드는 회사기 때문이다. 

Q. 서울시가 운영하는 네오플랜이 중국제라고?

맞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빨간색 2층버스 ‘서울 시티 투어버스'가 바로 이 중국산 네오플랜을 이용한다. 총 23대가 있는데 처음 2대만 독일산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중국산이다.

좌석이 아주 고급이고 좋지만 이 차는 ‘코치형'이다. 즉 장거리를 꾸준히 앉아서 가는 용도에 맞는 버스라서 시내 버스나 광역버스용으로는 걸맞지 않다. 

▲ 서울시가 운영하는 중국산 네오플랜 시티투어 버스

Q. 공급할 버스는 구체적으로 ‘코치형' 버스와는 어떻게 다른가

네오플랜은 코치로서 제일 유명한 업체다. 코치형은 관광버스를 말하는데 전고가 4m 이내다. 이 경우 1층 실내고는 180cm 정도로 보통 승객이 신발을 신은 상태에선 머리가 천장에 닿기 때문에 구부정하게 고개를 숙여야 한다. 실내고가 적어도 195cm 이상은 돼야 승객들 이용에 불편이 없고 쾌적하다.

사실 우리 버스는 코치형인 3.98m부터 4.4m까지 다양하게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볼때는 타고 내리는게 빈번한 시내 혹은 2층 광역버스로는 4.15m가 최적인걸로 보고 있기 때문에 4.15m로 추천하고 있다.

Q. 국내 버스는 법규상 폭이 2.5m, 높이가 4m로 제한돼 있는 걸로 아는데

이미 서울시가 도입한 네오플랜 2층 버스 폭이 2.55m로 우리와 같다. 앞서 예외로 도입 한 사례가 있으니 이 부분은 문제가 없을걸로 본다.

높이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말들이 나오는데, 우리 법규상 도로 건설시 최소 높이를 4.5미터로 하도록 돼 있다. 버스의 높이가 4미터에 묶여있을 이유가 없는 만큼 이번에도 시범 사용해보고 4.15미터가 좋다고 하면 예외를 줄 수 있을거라고 본다. 

광역버스나 시내버스는 지정된 구간을 달리는 만큼 관광버스처럼 엄격하게 높이 제한을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4미터 높이 밖에 안되는 지역이 있다면 운행 코스에서 제외하면 되기 때문이다. 

Q. 버스 특성상 논의해야 할 대상이 많을텐데

버스는 굉장히 많은 단체가 운영에 참여한다. 우선 가장 혼잡한 7770 버스 노선을 갖고 있는 경진여객과도 얘기해야 했고, 경기개발원, 경기도, 버스운송조합, 전세버스조합, 각 버스회사들과 모두 얘기해야 한다. 2층버스를 만들지 못하는 국내 제조사안에서도 불만이 많다고 한다. 얘기해야 할 대상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Q. 비싸다는 의견도 있겠다

가격은 7억 정도 한다. 40명 태우는 1억6000만원짜리 1층버스의 두배 태운다면 가격도 두배인 3억2천이어야 하는데, 왜 네배나 비싸냐는 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둘은 서로 비교될 차는 아니다. 2층 버스는 차 축 자체가 3개인 차고, 경량화가 필요해 고강성 스테인레스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바디를 갖췄다. 내구성도 더 높다. 보통 일반 버스 내구연한이 10년 정도로, 이 정도 타고 버려야 하는데 해외 사례를 보면 알렉산더 데니스 버스는 17년~20년 정도 쓰는게 일반적이어서 경제적인 면에서도 가치가 있다.

2층 버스를 쓰면 연료비가 2배가 아니라 1.2배가 든다. 연료비에서도 경제적이고, 운전사도 적게 사용한다. 도로 점유율도 낮아지기 때문에 2층 버스가 필요한거다. 해외 도시들에서도 다 경험해보고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Q. 중국산 버스를 도입하면 더 싸지지 않을까

중국산은 훨씬 저렴한 5억이면 산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경우도 있는데, 중국산 2층 버스는 계단이 있는 반면 우리는 저상버스여서 승강장에서 바로 휠체어나 유모차를 타고 버스에 오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Q. 세부 사양은 어떤가

일단은 EPA-10, 다시 말해 ‘유로-5’ 등급의 모델이다. 만약 내년부터 정식 도입이 된다면 EPA-13, 즉 유로-6 급 모델을 들여올 계획이다.

엔진은 커민스 6기통 8.9리터 터보 디젤 엔진이고 380마력을 내는 모델이다. 변속기는 리타더 기능이 내장된 알리슨(Alison) 6단 풀오토 자동변속기 B500을 장착했다. 독일 ZF를 비롯해 3가지 중 선택 가능하다. 에어컨은 덴소를 많이 쓰는데, 이 차에는 써머킹이 장착됐다. 바퀴는 3축인데 모두 에어스프링이 장착됐고, 가변식 댐퍼 시스템까지 갖춰져 있다. 

Q. 승객수는 얼마나 되나. 

이 버스는 미국 기준으로 79명 정원으로 만들어져 있다. 

보통 광역 버스는 65cm라는 국내 좌석 공간 규정에 따라 40명 정도 타도록 설계 돼 있는데, 우리 버스를 이 기준에 맞춰 좌석 배치하면 96명이 탈 수도 있다.

▲ 알렉산더 데니스의 인바이로500

Q. 알렉산더 데니스라는 회사가 좀 생소한데

시내버스에 최적화 되고, 앞뒤로 문짝이 두개여야 하고, 2층이어야 하는 점 등을 만족시키려면 2층 시내버스를 운영하는 영국 회사가 적합하다.

알렉산더 데니스는 본래 알렉산더라는 회사와 데니스라는 회사가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로 영국 최대 2층버스 제조사다. 가까이는 홍콩 최대 버스 운송 업체인 KMB에서도 쓰는데 5000대 2층버스 중 4200대가 이 브랜드일 정도다. 미국 라스베거스에서만 1000대 정도가 운영되기도 하는 등 세계적으로 명망이 높다.  

Q. 이 버스를 도입했을때 기대효과는 어떤게 있나

사람을 기존보다 두배를 더 태우는데다 승객들이 모두 쾌적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2층임에도 불구하고 380마력 엔진을 적용했는데, 이 연비가 기존 차에 비해 그리 크게 나쁘지 않다. 기름을 적게 쓰고 두배를 수송할 수 있으니 경제적이다. 

승객 두배를 태우고 운전사를 한명만 쓴다는 점도 큰 경제적 장점이지만 버스 운전자 입장에선 불만일수도 있다. 그러나 2층버스 운행 전문기사라면 더 나은 기술을 인정받아 임금 수준이 더 높아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Q. 가장 중요한 버스 운송업자들이 뭐라고 하는가. 경제적이라고 하나

광역버스 7770 라인이 가장 혼잡하기 때문에 시범운행을 우선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

구입가는 각 주체가 30:30:40 씩 맡아 하도록 했는데 운송사업자는 여전히 비싸다고 한다.  7억짜리 차를 2억5천에 가져가라고 하는데도 비싸다고 하니 좀 답답하다. 그러나 버스 내구 연한을 15+2년으로 늘려 준다면 관심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국토교통부가 외국 사례를 파악해서  스테인레스 샤씨  및 알루미늄 보디의 2층 버스의 내구 연한을 15+2년으로 늘려주고 저상버스의 보조금 을 승객대비로 준다면 버스운송회사들이 채택 할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