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친환경 유로6 엔진...'LNT'란 무엇인가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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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29 18:05
현대기아차의 친환경 유로6 엔진...'LNT'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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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은 시끄럽다거나 오염물질이 많다는 선입견이 아직도 있다. 하지만 최신 디젤엔진 자동차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선입견에 불과하다. 최근 디젤에 대한 개념은 많이 달라졌다.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는 선입견은 최신 디젤 엔진에선 들어맞지 않는다. 오히려 같은 출력에서 엔진 회전을 낮게 사용하므로 주행 소음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진이 많이 나온다는 발상도 더 이상 옳지 않다. EURO 6에 들어서면서는 분진(PM)수준이 도심 대기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정도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디젤 엔진 적용을 광범위하게 늘려 나가고 있는데, 국산차 처음으로 유로6 디젤엔진을 적용하는 등 굉장히 적극적인 행보다.

실제로 R엔진을 장착한 그랜저 디젤을 비롯, 기아차 카니발, 쏘렌토 등 디젤 엔진을 장착한 차는 모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 이어 쏘나타와 제네시스까지 디젤 엔진을 장착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우는 등 적용 범위를 점차 늘려간다. 현대기아차의 디젤 엔진이 세계 유수의 수입차들과 경쟁 할만한 수준이라는 자신감으로 볼 수 있다. 

▲ 디젤을 장착해 인기를 끌고 있는 그랜저 디젤

◆  이제 디젤이 친환경…어떻게 가능해졌나

요즘 EURO 6 디젤은 이전(유로5)에 비해 질소산화물을 1/5로 줄이고, 분진은 절반으로 줄이는 규정이다. 더할 나위 없이 친환경적이지만, 이같은 수준에 오르는 기술력은 만만한게 아니다.

유럽 업체들도 이를 만족시키기 너무나 어려워서 '디젤 엔진을 만들지 말라는 얘기냐'며 반발하고, 시행 시점을 늦추기 위해 전방위적 로비를 펼쳤을 정도다.

▲ 유로6의 친환경 수준 비교표

- 디젤의 친환경, 까다로운 원인은?
디젤은 에너지 밀도가 높고 효율이 좋아 실제 소비되는 연료량이 적다. 따라서 일산화 탄소와 이산화탄소가 적게 배출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로서 친환경적이라고 설명되는 것이다. 

하지만 디젤 엔진은 구조상 연료를 적게 투입하는 희박연소가 일어나는데다 산소가 과잉 상태여서 질소산화물(NOx)을 제대로 분리해내기 쉽지 않다. 휘발유 엔진에서는 삼원촉매만 이용하면 쉽게 분리될 것이 디젤은 배기에도 산소가 많아  NOx에서 산소를 제대로 분리해낼 수 없다.

- 배기가스재순환(EGR), 디젤분진필터(DPF)

유로5까지는 배기가스재순환(EGR)장치만 붙이는 것으로 통과할 수 있었다. 배기가스의 일부를 다시 엔진 흡기로 돌려 보내 재연소를 시키는 장치다.

항상 산소가 과잉인 디젤엔진은 특성상 연소 온도가 높아지고, 질소산화물을 걸러 내는데도 어려움이 생기는데 산소가 거의 남지 않은 배기가스를 돌려보내면 연소 온도가 낮아질 뿐 아니라 배기 중 NOx가 분해되는 효과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기가 다시 흡기로 들어가면서 황산화(SOF) 물질등 PM의 양은 크게 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디젤차에는 디젤분진필터(DPF)를 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DPF는 말 그대로 배기를 필터를 통해 거른 후 내보내는 장치다. 시간이 갈수록 당연히 분진이 내부에 쌓이게 되는데, 대부분의 경우 디젤 엔진에 연료를 과잉 분사해서 연소되지 않은 연료를 내보내 DPF가 고온이 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쌓인 분진을 태우는 방식으로 청소한다. 

 

- 희박질소촉매(LNT), 선택적촉매(SCR) 방식

유로6는 이전에도 맞추기 힘들던 유로5보다 1/5의 질소산화물만을 배출해야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한 별도의 탈질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선택적촉매(SCR) 방식을 활용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가격대비 효과가 우수한 희박질소촉매(LNT)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SCR 방식은 주로 요소수(urea)를 이용한 것으로 이를 이용하면 배기 중 질소산화물의 양을 90%나 즉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CR 방식은 비록 가격이 비싸고 소비자에게도 엔진오일 교체와 비슷한 수준의 유지비가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EGR로 보내야 하는 배기의 양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연비가 향상될 수 있다.

LNT 방식은 NOx의 일부를 내보내지 않고 필터에 묶어두는 방식이다. 이후 연료를 과잉으로 내보내 필터에 쌓인 NOx를 다시 태워 필터를 환원한다. 극적인 감소는 아니지만 배기가스 재순환 시스템과 결합하면 유로6를 만족시킬 수 있게 된다. LNT를 이용해 상당량 배기가스를 흡기로 보내는데다, 환원을 위한 연료를 내보내면서도 연비를 크게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현대차의 기술력이다. 이를 위해선 매우 정교한 제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 R엔진이 앞으로 유로7까지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포텐셜이 있으며, S엔진은 업계에서 가장 청정한 엔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 현대기아차의 디젤 2.2리터 R엔진

◆ 현대기아차의 미래...SCR+LNT 엔진이 온다

현재는 신차에 한해 유로6 엔진을 장착해야 하고 내년 9월부터는 판매되는 모든 차들에 대해 유로6가 의무화 된다. 

LNT는 배기 온도가 높아지면 점차 효율이 떨어지게 되므로, 2.5리터급 이상의 엔진에서나 고성능을 요구하는 차는 LNT만으로 유로6를 극복할 수 없고, 반드시 SCR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모하비, 베라크루즈 등에 들어가는 3.0리터 S엔진까지 유로6에 부합되도록 하기 위해선 LNT와 SCR을 동시에 이용하는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기아차 관계자 또한 28일 "현대기아차가 LNT와 SCR을 동시에 이용하는 차세대 친환경 엔진을 개발해 곧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비용이 워낙 증대되기 때문에 즉시 적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제네시스 디젤 등 출시 가능성이 높은 대형차들에도 3.0리터 디젤엔진의 장착이 필수인데, 이를 위해서라도 국내서도 SCR 엔진의 장착이 머지 않았다. 이 엔진은 엔진오일 외에도 별도의 요소수를 주입해야 하는 만큼 이를 위한 새로운 시장도 열리게 된다. 시장을 주도하는 현대차의 친환경 엔진 기술이 장차 어떤 식으로 발전하게 될지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