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박 시승기] BMW X4…드라이빙센터에서 짧고 호쾌한 주행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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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19 03:15
[단박 시승기] BMW X4…드라이빙센터에서 짧고 호쾌한 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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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BMW X4는 또 뭐냐” 

고민 될만도 하다. BMW가 1~8 시리즈를 채운데 이어 X 패밀리에서만도 X1, X3, X5, X6 시리즈에 이은 다섯번째 X시리즈를 내놨기 때문이다. 겉모습도 어찌보면 SUV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쿠페같기도 하다.

 

사실 이 차는 앞서 내놓은 소형 SUV X3의 쿠페형 모델이다. BMW는 X5의 쿠페형 모델인 X6와 함께 이 차를 SAC(Sports Activity Coupe)라고 칭한다. 쿠페형 SUV라는 장르는 좀 아이러니지만, 어찌보면 당연한 흐름이다. 세계 자동차 디자인의 추세가 그래서다.  요즘 세단은 너나 할 것 없이 쿠페 라인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당연히 그 물결은 SUV에도 이어질 수 밖에 없겠다. 그런 면에서 볼때 현재 시장에 있는 쿠페형 SUV 수는 오히려 좀 부족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처음 이 차를 만난건 세계 최초로 콘셉트카가 공개된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다. 워낙 큰 차들이 대세인 곳에서 보니 좀 작아보이기도 했고 중국이 주는 선입견 때문인지 비례도 좀 어색해보였다. 그런데 한국에서 만난 이 차는 그때 그 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밸런스가 꽤 잘 맞아 보였다. 

 

쿠페의 이미지가 잘 살아나 X3와 같은 뿌리를 갖고 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전장 × 전폭 × 전고는 4671 × 1881 × 1624mm로, X3에 비해 길이가 14mm 길고 전폭은 동일하지만 전고는 54mm 낮아졌다. SUV보다는 훨씬 납작하게 지면에 깔린 느낌이 드는 이유다. 

전면을 보면 신형 X3와 헤드램프, 그릴, 보닛까지 모두 같다. 다만, 범퍼와 그 아래 대형 에어 인테이크가 스포티한 분위기를 낸다. 앞유리도 X3에 비해 더 많이 누워 날렵한 느낌을 더한다. 

외관 디자인과 달리 파워트레인이나 서스펜션 등 내용물은 X3와 거의 같다고 하는데 시승한 결과는 의외였다.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불과 2시간 정도 짧은 '맛배기 시승'을 했다. 

◆ 강성과 포지션으로 모든게 달라졌다

X4를 마주하자마자 BMW코리아가 야심차게 기획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서킷을 주행했다. 이 공간은 비록 짧지만 서킷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어느 정도 갖췄고, 오프로드 테스트 구간도 제공해 X4의 양면적인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시승 한 차는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인 xDrive20d다. 가격은 7020만원으로 X4의 주력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등급 위는 8690만원으로 X5 3.0d의 가격(9130만원)과 큰 차이가 없어서다. 

서킷을 어지간히 밟으며 주행해봐도 출력은 부족하지 않다. 그리 길지 않은 직선로에서 시속 120km를 낼 수도 있었고 가감속을 거듭하는 동안 답답할 틈이라곤 없었다. X4에 실린 BMW의 2.0리터 디젤엔진은 더 강력해져 190마력이라는 업계 최고 출력을 내고 토크도 40kg-m이 넘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차든 더 강력한 엔진이 더 재미있지만 어지간한 운전자는 이 정도면 충분하고도 남겠다. 정숙성을 제외하면 나무랄데 없는 엔진이다. 

 

X3와 휠베이스는 같지만(2810mm) 핸들을 움직일때 회두성이나 코너링 느낌은 전혀 달랐다. 꽉 들어찬듯한 느낌에, 승차감이나 핸들링도 우수했다. 구조적 차이로 강성이 높아지고 무게 중심도 꽤 낮아져서인듯 하다. 시트포지션이 낮아진 점도 그렇고 서스펜션이 딱딱하게 세팅된 것도 트랙을 달리는데 도움이 됐다. 

이 정도 조향감이면 어지간한 세단은 훌쩍 넘고 스포츠카까지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감각과는 달리 실제로는 무게감과 높이로 인해 코너에서 한계에 금세 도달해버리는 점은 아쉽다. 언더스티어가 쉽게 나타나는 반면 차체의 강성이 뛰어나 그리 당황하지 않고 간단히 극복하는 것은 가능하다. 온로드에서 이만큼 잘 달리는 SUV는 흔치 않다. 

반면 오프로드 체험 구간에서는 X3에 비해 단단한 서스펜션과 낮은 차체가 부담스러웠다. 자잘한 장애물을 건널때는 탕탕 소리를 내며 거세게 튀었고, 높은 장애물에선 차체가 바닥에 닿기도 했다. 온로드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차체를 낮춘 이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구조적으로 천장이 낮아졌기 때문에 뒷좌석 방석부터 천장까지 높이가 44mm 가량 낮아지고, 방석 부분도 28mm 남짓 낮아졌다. SUV인 X3 기준에서 그렇다는 얘기고 3시리즈 세단과는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어서 대다수 소비자들은 큰 문제로 삼지 않을 것 같다. 

 

트렁크는 평상시 500리터로 SUV임을 감안하면 작은 편이지만, 역시 세단 기준에선 작지 않다. 더구나 전동식 테일게이트는 넓은 부위가 열리기 때문에 세단보다는 훨씬 많은 짐을 효율적으로 실을 수 있다. 

이래저래 X3에 비해 부족해진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흔하디 흔한 SUV가 아니라 개성이 넘치는 SUV로 자리잡은 점이 매력이다. 단지 디자인 뿐 아니라 성능에서도 충분히 독특하다. 모두가 원하는 무난한 차가 아니라 극히 일부 계층만 원하는 SUV라는 점에서 희소성도 유지 될 수 있을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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