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구형 폭스바겐 CC오너가 살펴본 신형 폭스바겐 CC
  • 김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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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25 18:04
[시승기] 구형 폭스바겐 CC오너가 살펴본 신형 폭스바겐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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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형 폭스바겐 CC를 몬다는 이유 때문에 신형 CC의 시승기를 담당하게 됐다. 신형 CC라고는 하지만 2013년에 디자인이 변경돼 이미 길에 많이 다니는 차다. 그동안은 내가 가진 차가 '오징어'로 보일까 두려워 가급적 타지 않으려 했는데 기어이 이런 식으로 타게 된 점도 그렇고, 내가 가진 차가 구형이 됐다는걸 다시금 느끼게 된 점도 좀 서운하다. 하지만 시승하고 나니 타보길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타는 차에 비해 부러운 점도 있었지만, 오히려 기존 오너로서 자긍심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 더 중후해진 디자인, 페이톤이 연상돼

 
▲ 헤드라이트와 테일램프

페이스리프트 된 CC의 가장 큰 변화는 앞모습이다. 우선 곡선 위주였던 라디에이터 그릴이 단순한 직선 위주로 변경됐다. 헤드라이트도 바뀌었다. 기존에 없던 LED램프까지 더해 주간주행등이 화려해졌다. 기존보다 사각형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반듯하게 정리된 느낌이다. 

테일램프도 헤드라이트와 조화를 이루려는 듯 직선 위주로 변경되고 LED도 적용됐다. 테일램프의 변경된 디자인은 호불호가 심한 앞모습과 달리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환영했던 기억이다. 

골프를 비롯한 다른 폭스바겐의 대표 모델들이 직선 위주로 바뀌는 동안 CC는 풀모델체인지를 겪지 않아 기대가 컸다. 다른 모델들처럼 날렵하게 변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페이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였을까. 젊어지는 대신 중후한 느낌으로 변했다. 더 이상 CC의 특색을 찾기 힘든 정도의 큰 변화다. 

◆ 성능의 미묘한 향상, 마음을 흔든다

 
 
▲ 18인치 인터라고스 휠

17인치였던 알루미늄휠은 18인치로 바뀌었다. '인터라고스'라 불리는 바람개비 모양의 이 휠은 인터넷 CC카페 등에서 인기가 많던 휠인데 순정으로 끼워준다니 두손들고 환영이다. 타이어는 기존과 같이 독일 컨티넨탈의 '컨티스포트컨텍트 5' 타이어가 장착됐다. 내구성보다 차량 성능에 초점을 맞춘 타이어여서 마모가 빠르다. 흔히 '지우개'라 불리는 타입이지만 노면을 잡아주는 '그립력'은 더욱 탁월해졌다. 

엔진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시승차는 2.0 TDI 4모션이다. 이와 함께 가솔린 모델인 2.0 TSI, 디젤인 2.0 TDI, 2.0 TDI R라인 등 4개 트림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기존과 같은 6단 DSG 변속기가 적용됐는데 저단에서 울렁거리는 현상이 개선됐다. 참 다행스런 일이다. 사실 기존 CC는 3-4단 변속 할 때 가끔씩 자연스럽지 못한 울렁거림이 있어 두고두고 소비자들에게 '까임'을 당해왔었다. 

코너에서의 안정성도 향상됐다. 시승차에 들어있는 사륜 구동 시스템 '4모션' 덕분일까. 급격한 코너에서 어지간히 가속을 해봐도 그립을 잃지 않고 노면을 꽉 잡고 도는 느낌이다. 

▲ 앞좌석. 갈색과 아이보리색 투톤 시트
▲ 뒷좌석
▲ 컬러LCD가 적용된 CC의 계기반

실내도 개선됐다. 문을 열자 짙은 갈색과 아이보리색으로 구성된 실내가 화려했다. 기존엔 검정색 밖에 없었는데, 이런 색까지 선택할 수 있다면 정말 고마울 것 같다. 

계기반 내부의 액정은 컬러로 바뀌었고, 새로 후방카메라도 장착됐다. 후방카메라는 평소 앰블럼 속에 숨겨져 있다가 기어 노브를 후진(R)에 놓으면 앰블럼이 펼쳐지며 깜찍하게 나타나는 방식이다. 앰블럼은 트렁크 오프너 역할도 하기 때문에 참 똑똑한 느낌이 든다. 

◆ 없어진 기능 있지만, 만족감은 높아져

▲ CC의 실내

가격은 2.0L TDI 블루모션 모델을 기준으로 할 때 약 250만원 가량 저렴해졌다. 4륜 구동인 시승차는 기존 모델에 비해 약 30만원 싸다.

세상에 그냥 저렴해지는건 없을테니 꼼꼼히 살펴보니 역시 빠진게 한둘이 아니어서 다행(?)스러웠다. 우선 계기반에서 볼 수 있는 기능들을 살펴보니 차선유지 보조장치인 레인 어시스트(Lane Assist) 기능이 사라졌다. 통풍시트, 뒷창문 전동커튼를 비롯, 주차보조장치인 파크 어시스트 2.0 기능도 옵션에서 빠졌다. 다른건 몰라도 통풍시트가 제외된 것이 가장 아쉽다. 세미 버킷시트 스타일이라 통풍시트가 없으면 두배로 덥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CC는 이전부터 만족감이 높았던 차다. 단순히 패밀리카가 아니라 스포츠 드라이빙까지 만족할 수 있는 차였기 때문이다. 여기 약간의 변화로 만족감은 더 높아졌다. 전륜구동이라는 약점을 4륜 구동을 더해 극복했을 뿐 아니라 테일램프 디자인 등이 이전에 비해 향상됐기 때문이다. 가격은 낮추고 만족감은 높인 CC야 말로 폭스바겐의 '신의 한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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