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펠리세이드에 앉아보니…고급스러움과 넉넉함의 만남
  • 미국LA=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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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05 12:24
현대 펠리세이드에 앉아보니…고급스러움과 넉넉함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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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엄청 크네” LA오토쇼에서 현대 펠리세이드를 보고 한 기자가 말했다. 보닛을 높이고 각을 확실하게 세워 공기역학과는 거리가 먼 디자인으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 시키는 형태다.

실제로 이 차는 국산 SUV 중 가장 길고 보닛은 가장 높다. 차의 길이(전장)는 4980mm로 거의 5미터에 가깝다. 전폭은 1975mm, 전고 1750mm에 달한다. 국산 차 중에는 비슷한 크기의 차가 없고 경쟁모델이라 할 수 있는 포드 익스플로러 보다는 길이가 80mm 짧고 전고도 미세하게 작다. 하지만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2900mm로 오히려 40mm 더 길다. 

수치상으로는 경쟁모델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실제 상품성에선 큰 차이가 있다. 직접 만난 펠리세이드의 느낌은 너무나 고급스러웠다. 

# 거대해진 외관...파격과 일관성

차의 외관은 파격을 거듭해 기존 현대차 이미지를 어느 정도 벗어난 듯 하지만 현대차 패밀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했다. 6각형의 헥사고날 그릴을 다소 가다듬어 디자인적으로 공통점을 이어가면서도 확실한 새차 이미지를 강조했다. 기존 핵사고날 디자인에 비해 면적을 키우고 입체감을 더해 안정감있고 강렬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다만 그릴 디자인 안쪽 세부사양은 내수형과 북미형이 다소 다른데 개인적으로는 내수형이 훨씬 나아 보였다.

전면 램프는 위쪽에 데이라이트와 깜박이를 두고, 아래에 헤드램프를 두는 현대차의 형식을 따랐다. 위쪽 램프와 아래쪽으로 세로형 데이라이트를 이어감으로써 차체의 웅장함을 더했다. 기존까지 현대차는 전면 디자인에서 넓고 낮음(wide & low)만을 강조한 느낌이 있는데, 이번의 펠리세이드는 기존의 틀을 깨고 확실한 SUV의 존재감을 내세운 것 같아 반갑다. 모든 차에 대해 같은 이미지로 설명하던 현대차가 이제 각 세그먼트별로 다른 디자인 모티브를 내세우고 있다. 

측면 디자인은 매우 인상적이다. 기존 준대형 SUV들의 3열은 잡아 늘린듯 길죽하게 디자인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차는 뒷문을 길게 디자인하고 크롬을 더해 3열이 없는 듯 디자인 해냈다. 

뒤에서 보는 디자인은 전면 데이라이트 등과 유사한 디자인요소를 배치해 일관성을 유지했다. 전면 후면 깜박이를 포함한 모든 램프를 LED로 적용해 최신 차종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램프 안쪽으로 작은 가니쉬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에도 램프가 점등돼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 실내 공간 - 고급감과 넉넉함의 공존

회색 인테리어와 흰색 인테리어 두가지가 전시됐는데 흰색 인테리어는 지나치다고 느껴질 정도의 고급감이 있다. 이런 실내를 현대차 브랜드로 내놓으면 대체 제네시스 GV80 같은 고급SUV는 어떻게 차별화를 시킬까 궁금해질 정도다. 

압도적인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함해 가로로 길게 뻗은 인테리어, 여기에 조합된 우드와 가죽, 알루미늄 버튼 등의 배치는 확실히 대중 브랜드 기대치를 넘어섰다. 물론 실제 우드나 실제 가죽 소재는 아닐테지만 저렴한 플라스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최소화 했다는 점은 칭찬할 만 하다. 

 

기어노브는 버튼식으로 적용해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버튼 배치에 있어서도 주행에 관련된 부분, 오디오, 공조장치 등 그룹별로 잘 나뉘어 있어서 한눈에 찾아쓰기 편하다. 

예상과 달리 실내는 8인승과 7인승으로 나뉜다. 포드 익스플로러 등 경쟁모델은 3열의 좌우 폭이 좁아 2인승으로 만들 수 밖에 없던 반면 팰리세이드는 이 부분 폭을 넓혀 3인승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스트루먼트패널이 더 작고 간결하게 만들어져서 각 열의 실내 공간도 더 넓어졌다. 현대차가 이번에도 실내 공간을 뽑아내는 마술을 부린 것 같다. 

트렁크의 버튼을 눌러 3열을 전동으로 접고 펴거나 2열을 전동으로 접을 수 있는 점이 매우 편리하고 유용하다. 다만 3열을 접는 기능은 포드 익스플로러 등이 더 변화무쌍하게 변신한다. 

# 주행성능...더 가볍고 더 강하다

실제로 시승을 해보지 않아서 실제 주행성능은 알기 어렵고 스펙상으로만 살펴 볼 수 있겠다. 엔진은 2.2리터급 R 디젤 엔진과 3.8리터급 람다2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이날 공개된 것은 가솔린으로, 사양을 보면 최대 마력 295마력 최대 토크 36.2kg.m의 출력을 낸다. 가솔린은 연비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디젤 모델의 경우 동급 최대 연비인 12.6km/L에 달한다.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공차중량이 1870kg으로 포드 익스플로러 3.5L 가솔린 모델의 공차중량(2240kg)에 비해 월등히 가볍다. 경쟁모델들에 비해 더 가볍고 더 강한만큼 스펙상으로는 주행성능이 우세하지만 타이어가 약간 작다는 점은 어떻게 작용할지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자세한 것은 시승을 통해 추후 살펴보겠다. 

 

# 첨단 안전 편의 사양...어떤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우세

패밀리 SUV는 출퇴근에 이용하는게 아니라 주말에 이용하는 차량인 만큼 막히는 길에서 얼마나 운전자에게 많은 편의와 안전사양을 제공하는지가 중요한 선택 포인트다. 팰리세이드는 그런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국내 판매되는 차 중 가장 나은 사양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막히는 길에서 완전히 정지, 출발까지 제공해서 운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부터 시작해서 핸들을 스스로 돌려 차선을 넘지 않도록 하는 주행 보조 시스템도 장착된다. 내비게이션에 기반해 곡선길이 다가오면 속도를 스스로 낮추고 단속 카메라가 나타나도 슬쩍 속도를 줄여 단속을 피한다. 

충돌이 예상될 경우 스스로 제동을 하는 전방충돌 방지 보조는 물론, 심지어 운전자 주의 경고를 통해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는 것으로 예상되면 콜센터와 전화 통화를 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안전하차 보조 기능이 있어서 뒤에서 차나 오토바이가 다가올때 뒷좌석에서 문을 열지 못하도록 하는 안전 기능도 제공된다. 이 기능은 국내 모든 차종 중 현대차 싼타페에만 장착돼 있다. 

국내 최초로 다이얼식으로 조작하는 험로 주행 모드를 제공하는데, 스포츠, 컴포트, 스노우 기능 등은 물론 센터 디퍼런셜락 버튼이나 내리막 감속 기능 등도 편리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깜박이를 켜면 계기반 가운데 후방카메라가 나타나 보이도록 만들어져 있다. 다만 북미형의 고급형은 전체가 디지털 디스플레이인데 국내용은 여전히 바늘 계기반을 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뒷좌석의 온도 조절을 따로 할 수 있는 풀 오토 에어컨을 제공하고 확산형 천장 송풍구(루프 에어벤트)를 적용해 3열까지 에어컨 바람이 나올 수 있도록 했고, 운전석에서 이를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차량 내부 소음을 측정, 역위상의 음파를 내보내 실내 소음을 줄이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운전석과 후석 동승자의 대화 편의성을 높인 ‘후석 대화모드’ 기능도 탑재 되는 등 첨단 인테리어를 꾸며낸 점도 인상적이다. 

 

기존까지 현대차는 더 상위 제품과 판매 간섭 등이 일어날까 우려해 일부 기능을 제외한 제품을 내놓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 팰리세이드의 경우는 현대차 브랜드의 '플래그십'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첨단 기능을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해 쏟아부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에서도 현대차 SUV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현대차는 이 차를 내놓고 코나-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완성했다고 설명한다. 기존 싼타페(국내명 맥스크루즈)로 막아내지 못했던 7인승 SUV 시장에 비로소 제대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 또한 관심이 매우 높다. 이렇게 많은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준대형 SUV를 이제서야 내놓았다는 점이 의아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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