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볼보 신형 S60의 ‘판 스프링’은 괜찮아요?
  • 미국 LA=김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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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7 17:58
[인터뷰] 볼보 신형 S60의 ‘판 스프링’은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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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가 진행한 ‘S60 글로벌 미디어 테스트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행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신형 S60을 직접 만든 장본인들도 참석했다. 시승을 하면서 틈틈이 그들과 신형 S60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신형 S60은 8년만에 풀체인지된 볼보의 콤팩트 세단이다. 볼보는 신형을 내놓으면서 스포츠 세단이라고 강조했다.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등으로 대표되는 이 세그먼트에서 역동성은 필연적인데, 볼보는 이번에 본격적으로 ‘다이내믹스’를 앞세웠다. 볼보 스스로 점차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역동성을 전달해야 했다. 신형 S60의 디자인을 주도한 ‘티 존 메이어(T.jon Mayer)’ 볼보 시니어 디자인 디렉터는 “신형 S60은 발전한 핸들링, 낮은 무게중심 등으로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제공하고, 이와 같은 감각은 디자인에서도 느낄 수 있다”며 “육상선수가 뛰기 전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전 S60에 비해 더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 되도록 디자인했다”며 “S90의 디자인 정체성을 따르면서도 더 젊고, 공격적인 이미지를 살렸다”고 말했다. 특히 짧은 오버행, 역동적인 느낌이 강조된 5스포크 휠과 그릴 앞부분의 크롬 장식은 생기 넘치는 스포츠 세단의 감성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S90, XC90, XC60 등을 통해 소개된 실내 디자인도 신형 S60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얼핏보면 XC60과 다를게 없어 보이지만, 이 부분도 거의 모든 부품이 새롭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XC60과 공유되는 부분은 세로형 터치 스크린의 양옆에 자리한 ‘블레이드 에어 벤틸레이션’ 정도다. 크기가 다르고, 세부적인 디자인의 볼륨과 달라서 알루미늄이나 금속 등의 가공도 전부 새로 했다. 또 눈속임 없이 전부 최고급 가죽, 나무, 알루미늄을 사용했다고 볼보는 강조했다.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시트 포지션도 한층 낮아졌다.

운전해 보면, 신형 S60의 변화를 더 쉽게 실감할 수 있다. 빠른 속도로 고속도로를 달릴 때나, 급격한 코너를 통과할 때도 빈틈이 없다. 다부지고, 날렵한 디자인의 스포츠 세단이라고 강조하는 볼보의 입장 등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신형 S60는 S90, XC90 등이 사용하는 플랫폼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볼보는 신형 S60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섀시 연구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했다. 무엇보다 성능이 스포츠 세단의 근간이 돼야 했다고 강조했다.

신형 S60의 드라이빙 다이내믹스를 담당한 ‘스테판 칼슨(Stefan Karlsson)’ 엔지니어는 “먼저 무게 배분을 위한 디자인과 설계가 이뤄졌고, 이를 통해 전륜구동 모델은 앞쪽의 무게가 55~56%, AWD는 53~5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52% 가량 쏠려있다”고 말했다. 또 “무게 배분을 낮춰 안정적이고, 날렵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서스펜션의 경우 이전 세대 S60에 비해 캠버값이 높아졌고, 캠버 강도와 무게 배분이 강화됐다. 전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의 댐퍼와 스프링을 차체가 도로에 가깝게 붙어있는 느낌이 들도록 튜닝됐고, 이전 세대 모델보다 충격을 더 잘 흡수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볼보는 드라이빙 다이내믹스를 강화하기 위해 오랜 시간 최첨단 시뮬레이터를 통해 데이터를 얻었고, 전세계에서 실제 도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신형 S60의 리어 서스펜션에는 XC60과 같은 ‘판 스프링(Leaf Spring)’이 적용됐다. 한국에서는 상용차에 적용되는 서스펜션 구조라고 비난을 받는 시스템이다. 실제 구조는 상용차와 완전히 다르고, 그것의 소재도 다르다. 기본적인 원리만 같다.

볼보 XC90의 판 스프링 구조. S60도 크게 다르지 않다.

스테판 칼슨 엔지니어는 “판 스프링을 사용하게 되면 리어 서스펜션의 양쪽 끝 무게를 각각 2kg 가량 줄일 수 있다”며 “구조가 단순하고 부피가 작기 때문에 실내 공간 및 트렁크 공간 확보에도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승용차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구조지만, 볼보는 아주 오래전부터 승용차에 판 스프링을 사용했다. 스테판 칼슨은 “1990년대에 나온 960 모델에도 판 스프링이 적용됐었고, 당시에도 품질 문제는 전혀 없었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이를 연구했고, 발전시켰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XC40에 판 스프링 대신 코일 스프링이 적용된 것은 판 스프링의 가격이 조금 더 비싸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얘기는 볼보 신형 S60을 직접 만든 담당자들이 한 것이다. 그들에게는 신형 S60이 한없이 사랑스럽고, 자식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조금 더 객관적인 신형 S60의 느낌은 추후 시승기를 통해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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