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동경의 대상
  • 김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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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22 12:36
[시승기]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동경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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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5-6년전만 해도 전기차를 시승하는 것은 가슴 떨리는 일이었다. 새로운 방식의 자동차를 탄다는 설렘과 빠르게 줄어드는 주행가능거리가 주는 불안감이 교차했다. 그때는 주행거리가 150km 정도만 돼도 획기적이었다. 물론 테슬라가 400km를 넘게 달리는 모델 S를 선보였지만, 전통적인 자동차 브랜드는 테슬라에 발맞춰 걷지 않았고, 높은 가격과 느린 생산으로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

그래서 수많은, 새로운, 독특한 전기차 브랜드가 생겨났지만, 여전히 전기차 시장은 기존 완성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흘러갔다. 다만, 배터리 공급 회사가 적극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고, 완성차 브랜드 뒤에서 전기차 발전을 좌지우지했다. 삼성 SDI의 사각형 배터리나 LG화학이 만든 파우치형 배터리도 점차 크기가 줄어들고, 에너지 밀도는 높아졌다. 테슬라를 혁신이라고 부르게 했던, 파나소닉의 배터리처럼 차량 밑바닥에 가지런히 깔아놓을 수 있게 됐다.

급격하게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배터리 공급 회사들은 앞다퉈 새로운 배터리를 만들었고, 완성차 브랜드는 공기역학과 경량화에 몰두했다. 또 배터리 효율이나 전기모터의 토크를 관리하는 각종 ‘제어기’도 발전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소형 전기차도 300km 이상은 거뜬히 가게 됐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은 64kWh 배터리 기준으로 한국에서 최대 406km를 달릴 수 있다. 이론적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충전없이 갈 수 있고, 현실적으로 휴게소를 한두번 들려 배터리를 잠시동안 충전해도 조바심없이 달릴 수 있다. 세계적인 수준이다. 가솔린 혹은 디젤 파워트레인에 대한 개발이나 이해는 수십년 늦었지만, 전기차에 대한 개발은 비교적 시작이 공평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현대차는 전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에 대해 많은 투자와 연구를 지속해왔다.

코나의 경우,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전기차에 대한 고려가 있었다. 엔진과 변속기 뿐만 아니라, 전기모터와 각종 제어기, 배터리를 놓을 공간까지 염두하고 차를 설계했다. 작지만 SUV라는 이점이 있었고, 배터리를 깔고도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전고를 20mm 높였다. 그래서 코나에 비해 좁아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트렁크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여전히 B세그먼트 SUV 중에서 실내공간은 상위권에 해당한다.

미래지향적으로 바뀐 실내 디자인과 산뜻한 인테리어 컬러 덕분에 쾌적한 느낌은 더 크다. 또 새롭게 바뀐 디자인에 쓰인 소재는 대부분 플라스틱이지만, 마감은 기존 코나보다 낫다. 대부분 넥쏘에서 넘어온 것이고, 값싸 보이지 않게 잘 꾸몄다.

계기반이나 센터 디스플레이는 전기차 특성에 맞게 잘 꾸며졌다. 무엇보다 주행거리에 관한 여러 알림이 잘 갖춰졌다. 가까운 충전소를 찾는 일이나, 에너지 효율, 에너지 절약 등에 관한 정보가 한눈에 잘 들어온다. 평일 출퇴근 루트를 벗어나, 미지의 도로를 달릴 때도 덕분에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엄청난 장거리를 계획하지 않는 이상, 코나 일렉트릭은 번거롭게 충전을 요구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고성능 스포츠카를 타고 멀리 떠나는 것보다, 코나 일렉트릭이 더 수월하다. 도시를 벗어나 고급유를 찾는게 충전소를 찾는 것보다 더 어렵다.

배터리 용량이 든든해지면서, 전기모터의 성능도 크게 높아졌다. 호기심에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앞바퀴가 끼리릭 소리를 내며 쏜살같이 튀어나간다. 순간적인 토크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실제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느껴진다. 겁이 나서 가속페달 밟기를 멈칫할 수준이다. 코너를 도는 동안에도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휠스핀을 내며 미끄러진다.

전륜구동이었으니 망정이지, 후륜구동이었으면 매코너에서 드리프트할 기세다. 코나는 1.6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에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가 옵션으로 제공되지만, 코나 일렉트릭은 기본이다.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무거운 코나 일렉트릭을 잘 붙든다. 도심에서의 승차감부터 격렬한 주행까지, 동급 모델 중에서는 섀시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또 무게는 약 300kg 가량 무거워졌지만, 대부분 차체 밑부분에 중량 증가가 집중됐고, 덕분에 이상적인 무게 밸런스까지 갖게 됐다. 그래서 전력을 다해 달리면, 예상 외의 주행성능에 놀라게 된다.

기어가 없으니, 패들시프트도 없다. 대신 패들시프트처럼 생긴 회생제동 컨트롤이 달렸다. 양쪽으로 달려서, 회생제동의 강약을 각각 조절한다. 가장 강하게 설정해 놓으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느낌이 든다. 막히는 도로에서는 ‘원페달’ 주행도 충분히 가능하다.

코나 일렉트릭은 새로운 배터리팩과 전기모터가 추가된 것 외에도, 기존 코나가 갖고 있는 다양한 편의 및 안전장비까지 빠짐없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등의 현대스마트센스가 전트림에 기본 적용됐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차로 유지 보조(LFA),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등도 동급 SUV 최초로 적용됐다. 원가절감은 여전히 실내외 곳곳에서 보이지만, ‘기술절감’은 없다. 코나 일렉트릭의 주된 테마다.

전기차의 발전은 예상보다 빠르다. 인프라도 확충되고 있는데, 그것에 비해 전기차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두 분야가 손잡고 함께 고도성장하면 더 좋겠지만, 충전에 대한 불편함과 불안감이 짙은 상황에서, 한쪽이라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부분은 그나마 다행이다. 적어도 대도시에서는 이제 전기차가 번거로운 존재는 아니다. 오히려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 코나 일렉트릭 64kWh 모델의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후 기준 ▲모던 4650만원 ▲프리미엄 4850만원이며, 서울 기준으로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모던 2950만원 ▲프리미엄 31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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